병협 "복지부 업무 건보공단에 위탁 근거 신설 반대"

"법치행정 원리에 바람직하지 않아, 법체계적으로도 문제있어"

대한병원협회(회장 이성규)는 지난 4월 보건복지부가 입법예고한 의료법 시행령 일부개정 법률(안)에 '반대' 하는 의견을 최근 제출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불법개설 의료기관, 소위 사무장 병원 실태조사 업무와 일반적 행정조사에 따른 진료기록 등의 검사 및 이를 통한 사실확인서 징구 등과 관련해 보건복지부장관의 업무 일부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위탁할 수 있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우선 병협은 여러 법적 문제점을 이유로 '반대'입장을 명확히 했다. 먼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법적 지위와 역할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건보공단은 '건강보험 보험자'로서 보험료 징수와 지급 등을 주된 업무로 하여 요양기관의 정당한 진료에 대한 채무로 요양급여비용의 지급을 수행 중에 있는데 우월한 권한을 주는 것은 법체계상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현행 제도로도 입법목적 달성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사법경찰직무법'은 행정공무원에게 사법경찰권을 부여해 수사 활동을 할 수 있는 근거를 제도화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복지부 내에 '불법개설 의료기관 단속팀'이 구성돼 수사를 진행하고 있고, 각 지방경찰청과 지자체에 각각 '의료범죄전담수사팀'과 '민생특별사법경찰단'이 운영되며 불법의료기관에 대한 충분한 경찰권 행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병협은 "2020년 3월 개정된 의료법에서 '시도별 의료기관개설위원회'를 통해 의료기관 개설시 불법성 여부를 사전에 검토하도록 하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어 전문가 공조로도 충분하다"며 "건보공단이 채권자에 불과함에도 사법경찰권까지 행사하게 하는 것은 입법 연혁적으로도 전례를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도 건보법에 따른 '요양기관 방문 확인제도'에 대해 의료기관이 큰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주도적 단속권까지 보유 시에는 요양기관에 대한 과잉규제·통제가 불가피해져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특히 조사 업무나 사실확인서 징구 업무 등은 의료기관 개설자의 권리·의무에 직접 관계되는 사항으로 건보공단에 해당 업무를 위탁하는 것은 '공무위탁에 관한 일반법'을 위반한 대통령령으로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병원협회는 "공무원이 보유한 권한을 공무원법이 적용되지 않는 민간주체인 건보공단에 한정해 부여하는 것은 법치행정의 원리를 봐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해당 조항은 수탁기관을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있는 것이 아닌 관련 법률 및 고시에 의해 특정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함께 "오직 개정안에서만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수탁기관으로 한정해 특정하고 있어 법체계적으로도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김아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