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엽의 해외여행 감염병 이야기(24)

해외여행 시 주의해야 할 감염병 17편 <백일해>

지난 시간 <폴리오>에 이어 이번 시간에도 해외여행 중 주의해야 할 감염병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려고 한다.

<백일해란?>
백일해는 백일해 균(Bordetella pertussis)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세균성 호흡기 질환이다.

# 백일해의 전파
백일해는 주로 환자 또는 보균자가 기침하면서 내보내는 호흡기 비말(droplets) 및 환자와의 밀접 접촉을 통해 사람 간 전파된다.

▲KMI한국의학연구소 신상엽 수석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 대한여행의학회 회장)


# 백일해의 역학
백일해는 백신 접종률이 높은 지역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풍토병이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를 여행하더라도 백일해에 걸릴 수 있다.

국내에서는 2024년도에 접어들어 5개월 만에 환자 600명을 돌파했는데, 이는 예년 같은 기간에 비해 수 배~수십 배에 이르는 규모다. 최근 소아뿐 아니라 기숙사나 학교 등 학생들이 집단생활하는 환경에서 대규모 유행이 감지되고 있다.

# 백일해의 증상 및 경과
백일해의 잠복기는 7~10일(5~21일)이다. 임상 경과는 시간순으로 전구기, 경해기, 회복기로 나눌 수 있다.

전구기(catarrhal stage)에는 콧물, 결막염, 경한 기침 등의 상기도 감염 증상이 1~2주간 나타난다.

경해기(paroxysmal stage)에는 발작성으로 짧은 호기성 기침이 계속되다가 끝에 길게 숨을 들이쉴 때 '흡' 하는 소리(whoop)를 내는 특징적인 백일해 기침이 나타난다.

이러한 발작성 기침 중에는 얼굴이 빨개지고 눈이 충혈되며, 기침 끝에 구토가 동반되고 끈끈한 점액성 가래가 나오기도 한다. 100일 동안은 아니지만 최소 2주 이상 기침이 지속된다.

회복기(convalescent stage)는 경해기를 지나 1~2주에 걸쳐 증상이 회복되는 시기다. 이 시기에 후속 호흡기 감염과 함께 발작성 기침이 재발하기도 한다. 대부분은 치료 후 완전히 회복하지만 2개월 미만 영아의 경우 사망률이 1%에 달한다.

# 백일해의 진단

백일해는 특징적인 기침 양상으로 임상 진단할 수 있으며, 환자와 접촉한 병력과 말초혈액 검사, 흉부 방사선 검사, 비인두 분비물에 대한 배양 및 PCR 검사 등이 진단에 도움이 된다.

# 백일해의 치료
증상 초기에 마크로라이드 항균제(azithromycin, clarithromycin, or erythromycin)를 사용하면 증상 호전과 전염력 감소에 큰 도움이 되지만 늦게 치료가 시작되면 효과가 제한적이다.

# 백일해의 예방
백신 접종을 통해 백일해를 예방할 수 있다.

어린이는 국가예방접종 일정에 맞춰 DTaP 백신을 생후 2개월부터 2개월 간격으로 3회 기초접종하고, 생후 15~18개월, 만 4~6세에 추가접종하며, TdaP백신으로 만 11~12세에 추가 접종한다.

18세 이상 성인은 소아기 DTaP 접종 완료자는 매 10년마다 Tdap 혹은 Td 접종하고, 소아기 DTaP 미접종자 혹은 기록이 불분명한 경우, 1958년 이전 출생자는 3회 접종[Tdap-Td(또는 Tdap)-Td(또는 Tdap)] 이후 매 10년마다 Tdap 혹은 Td 접종한다.

임신부는 매 임신마다 27~36주에 Tdap을 접종한다.

생후 12개월 미만의 백일해 고위험군과 밀접한 접촉자인 의료기관이나 보육시설 종사자, 신생아가 있는 가족 내 청소년과 성인(부모 혹은 조부모)은 Tdap 접종력이 없다면 밀접하게 접촉하기 2 주전까지 Tdap 접종을 권고한다.

외상 후 상처 관리를 위한 목적으로는 이전에 Tdap을 한 번도 접종하지 않은 환자에게는 Tdap을 접종 권고하고 Tdap 접종력이 있는 환자에게는 Tdap 이나 Td 모두 접종 가능하다.

모든 확진자는 치료를 받지 않은 경우 3주, 치료를 받은 경우 치료 시작 후 5일간 격리가 권고된다.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는 항균제를 사용하는 화학예방요법이 도움이 되므로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KMI한국의학연구소 신상엽 수석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 대한여행의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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