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두술 후 출혈, 의식 저하 발생한 사례

(의료분쟁 조정 중재 사례)

□ 사건의 개요

○ 진료 과정과 의료사고의 발생 경위

심근경색, 심방세동으로 항응고제를 복용하고 있던 망인(남/80대)은 2023년 2월 두부외상으로 인한 의식 저하로 피신청인 병원에서 좌측 두개골 골절 및 뇌출혈 소견으로 3주간 입원해 보존적 치료를 받은 후 퇴원했다. 이후 신청외 요양병원에서 입원 10일 차 객혈로 폐색전증 진단으로 피신청인 병원 호흡기내과 입원해, 기존 항응고제 약물을 변경하여 4일간 투여받고 이후 항응고제 약물 변경하여 4일간 투여받은 후 퇴원했다.

망인은 2023년 6월 19일 피신청인 병원 신경외과 외래 내원하여 뇌 CT, 흉부 CT 검사결과 좌측 만성경막하 출혈 증가 소견으로 카테터 삽입술을 위해, 당일 오후 입원하여 약 1시간에 걸쳐 부분마취 하에 수술(천두술, 5L cath 삽입. 이하 이 사건 수술이라 한다)을 받았고 수술 후 뇌 CT상 경막하출혈 감소가 확인됐다.

수술 후 병실로 이동하였으나 망인은 깊은 기면 상태였고, 청력 저하로 물음에 겨우 이름 정도 답변하나 명확하지 않은 상태였다. 의료진은 망인에게 비강 캐뉼러로 산소 2L 공급하였고, 수술 부위 카테터 삽입중으로 혈액성으로 줄에 걸쳐져 있는 양상이어서 경과 관찰하였고 카테터는 완전 개방 상태였다. 수술일 자정 무렵 수술 부위 배액관(5L cath)으로 50cc 혈액성으로 배액 되었고, 5시간 경과 후 망인의 의식은 반혼수 상태, 동공 산대(6mm)되어 뇌 CT 검사결과 급성경막하 출혈 소견으로 중환자실로 이동하여 기관삽관 및 인공호흡기 적용되었다.

이후 의료진은 망인의 보호자에게 개두술을 통한 혈종제거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하였으나, 보호자는 수술 중 사망과 재수술 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수술적 처치 거부하여 보존적 치료가 지속되었다. 이후 망인은 반혼수 상태로 뇌CT 검사 추적 관찰하며 보존적 처치 받았고, 입원 16일 차 상태 호전되지 못하고 뇌간 압박 사인으로 사망했다.

※ 사망진단서 사인- (가) 직접사인: 뇌간 압박, (나) (가)의 원인: 뇌내부종, (다) (나)의 원인: 경막하출혈

○ 분쟁의 요지

(신청인) 망인은 항응고제를 복용하고 있어 수술 및 경과관찰 시 주의가 필요한 위험한 상황이었는데, 신경외과 외래 방문 당시 이 사건 수술적 조치(천두술)가 필요했는지 의문이다. 수술 이후 망인은 피가 멈추지 않았고 호흡곤란 호소에도 의료진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약 8시간 동안 머리의 호스관이 막혀 피가 응고되어 나오지 않았으나 적절한 조치가 없어 결국 사망하게 되었다.

(피신청인) 수술 과정에서 문제는 없었으며, 수술 직후 급성 출혈 소견이 관찰되지 않았고, 망인의 호흡곤란에 관한 내용은 확인되지 않는다. 수술 후 의식 저하 발생하여 환자에게 개두술 및 혈종제거술이 필요함을 보호자에게 설명하였으나 사망 가능성으로 보호자는 수술적 처치를 거부하였고, 이후 환자는 뇌출혈로 인한 뇌간 압박으로 사망했다.

□ 사안의 쟁점

○ 수술 적응증 및 수술 술기의 적절성
○ 수술 후 경과관찰의 적절성
○ 급성경막하 출혈 원인 및 사망 원인

□ 분쟁해결의 방안

○ 감정결과의 요지

망인은 2023년 6월 피신청인 병원 신경외과 예약일에 내원하여 뇌 CT 검사에서 좌측 대뇌부 아급성, 만성 경막하출혈이 확인되어, 피신청인 병원 의료진은 천두술 및 배액술을 시행하였다. 그러나 수술 전 시행한 뇌 CT 소견에서 출혈 증가소견은 관찰되지만, 당시 뇌간 압박 등의 신경학적 응급상황이라고 볼 근거가 없다고 판단된다. 또한, 망인은 항응고제 지속 투여 중이었으므로 응급상황이 아니라면 약 2일간의 항응고제 중단 후 수술 시행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타당한 결정이라고 보이는데, 의료진은 항응고제 중단에 대한 고려 없이 수술 결정하여 적절하였다고 볼 수 없다.

한편 수술 후 병실에서 자정 무렵 배액관의 출혈이 있었지만, 의사의 추가 조치가 없었으며, 이후 반혼수, 동공 확장과 반사가 없는 상태가 된 후 뇌 CT 검사 시행하여 혈종의 급성 팽창과 뇌간 압박의 소견이 확인되었고, 이후 망인은 사망하였다. 따라서 피신청인 병원 의료진의 망인에 대한 경과관찰이 부적절하였다고 판단된다.

의료진이 망인의 항응고제 복용을 중단하지 않아서 출혈의 위험성이 높은 혈액 상태였으며 수술 직후에는 지혈되어 있던 혈관에서 출혈이 발생하였을 것으로 추정되며, 출혈의 양이 많아서 뇌간 압박이 진행되어 망인이 사망한 것으로 검토된다.

○ 조정방안

(신청인 주장 내용) 신청인은 치료비, 위자료, 장례비 등 금 60,000,000원을 손해배상금으로 주장한다.
(조정방안) 우리원 감정결과는 2023년 6월 신경외과 외래기록에서 망인에 대한 응급한 신경학적 상태가 확인되지 않으며, 당일 시행된 망인의 CT 검사 소견에서도 좌측 아급성 및 만성 경막하출혈 증가소견이 확인되나 뇌간 압박 등 응급한 상황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피신청인 병원 의료진으로서는 수술에 따른 출혈의 위험성이 높은 항응고제를 복용하던 망인에 대하여 반드시 응급수술이 필요하다는 근거가 없음에도, 항응고제 약물 중단 후 이 사건 수술 시행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채 당일 급하게 수술을 시행한 잘못이 인정된다.

나아가 이 사건 수술 후 자정 무렵 망인의 배액관에 출혈 양상이 확인되었으나 피신청인 병원 의료진은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으며, 망인에게 의식이 저하되고 신경학적 반사가 나타나지 않는 등 혈종의 급성 팽창과 뇌간 압박이 된 후에야 뇌 CT 검사를 통해 상태를 확인한 잘못이 있다고 생각된다.

결국, 피신청인 병원 의료진의 위와 같은 주의의무 소홀로 망인이 출혈의 위험성이 높은 혈액 상태에서 이 사건 수술을 받게 되어 재출혈이 나타났고, 그로 인한 많은 양의 출혈로 뇌간이 압박되어 상태가 악화되었음에도 이에 대한 조기 진단 및 처치가 지연되며 망인이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망인에게 이 사건 수술이 응급하였다고 볼 만한 근거가 충분하지 않았으므로, 보호자에게 이 사건 수술로 망인에게 나타날 수 있는 후유증 등 수술에 관한 위험성에 대하여 나머지 가족들과 충분히 숙고할 시간적 여유가 주어지지 않고 수술이 시행되었을 가능성이 있어 설명의무를 위반한 사정이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

따라서 피신청인은 피신청인 병원 의료진의 사용자로서 망인의 진료 과정에서의 주의의무 위반 및 이 사건 수술과 관련된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망인과 신청인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 처리결과

○ 합의에 의한 조정 성립

당사자들은 조정부로부터 감정결과 및 이 사건 쟁점에 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은 다음, 앞서 본 여러 사정을 신중하게 고려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합의했다.

피신청인은 신청인에게 금 26,000,000원을 지급하고, 신청인은 이 사건 진료행위에 관하여 향후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아니한다
 


홍유식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