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기온 기록을 연일 갱신했던 4월에 이어, 5월 초에 벌써 여름 햇살이다. 올 여름은 얼마나 더울려고 이렇게 덥나 싶을 정도다. 추우면 옷을 껴입으면 되는 겨울과 달리, 더위에 지치고 땀나는 계절을 힘들어하는 사람들은 여름을 어찌 날지 벌써 걱정이 되는 요즘이다.
날씨가 따뜻해지기만 해도 질 분비물이 늘어나는 등, 반복적인 외음질염을 겪는 여성들은 여름이 더욱 힘들다. 축축한 질 분비물은 기분을 가라앉게 만들고, 얇아진 외출복에 옷 밖으로 냄새가 배어 나올까봐 마음도 불안해지게 된다. 산부인과 진료를 받고 처방약을 먹어봐도, 그때만 반짝 나아지다가 외음질염이 다시 재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에비뉴여성의원 노원점 조병구 원장은 "질염이 여성에게 감기처럼 흔한 질환이라 잘 쉬면 낫는다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만성 질염이 되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며 "만성 질염을 예방하려면 처방받은 항생제는 임의 중단하지 말고 다 복용하는 등 끝까지 잘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질염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난치성 질염으로 끝나지 않고 골반염 등으로 악화돼 심하면 난임까지 후유증이 남기도 한다. 외음질염 재발에는 근본적으로 다른 원인이 숨어 있을 수도 있다. 반복적인 외음질염을 호소하는 사람들은 질 세정제, 질 유산균 복용까지 할 수 있는 일들은 다 해 보는 경우가 많은데, 알고 보면 원인이 소음순이 비정상적으로 큰 소음순 비대인 경우가 많다.
소음순이 크면 비대 소음순 주름 사이에 남아 있던 분비물에 세균이 금방 번식하면서 외음질염이 생기기 쉬워진다. 평소 속옷에 분비물이 많이 묻고, 생리 기간 생리대와의 마찰 때문에 따갑고 붓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외음질염의 원인이 소음순 비대였을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샤워를 자주 하는 여름철에 피지낭종 통증까지 더해지기 쉬워 여름 나기가 더 힘들어진다.
조병구 원장은 "소음순은 사춘기 호르몬의 영향으로 크기가 변하기도 하고, 예전에는 크지 않았더라도 다리를 꼬거나 자전거를 타는 생활습관, 임신과 출산, 누적되는 성생활, 노화 등의 영향으로 늘어져 더 커지거나 비대칭으로 변형될 수 있다. 이때는 소음순 비대 또는 비대칭을 여성성형 수술로 교정해 주면 근본 원인을 해소할 수 있다. 다만 흉터가 생기기 쉬운 예민한 부위라서 풍부한 수술 경험이 있는 의료진에게 수술받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미세성형술을 활용하는데, 화상 흉터를 예방할 수 있는 콜드 나이프와 지혈을 돕는 수술용 레이저를 병행하고 안면성형용 봉합사로 수술해 흉터 걱정 없이 질염 재발의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도록 돕는다.
소음순 성형은 크기와 모양이 대칭되도록 섬세한 디자인이 필요하고, 절제와 봉합도 미세 성형술이 요구되는 고난도 수술이다. 수술 시간은 수면마취와 국소마취를 병행해 1시간 이상 소요되는데, 수면내시경용 마취와 국소마취, 회음신경차단으로 수술하면 수술 직후에도 통증이 적은 편이다.
조병구 원장은 "일상에서 질염 때문에 여성 세정제를 자주 사용하면, 오히려 정상균과 유익균까지 씻어내 버리므로 세균의 침입을 막아주는 약산성환경을 유지할 수 없다. 팬티라이너도 자주 쓰면 외음질염 증상이 만성 가려움증으로 더 나빠질 수 있고, 증상을 방치하면 자궁경부염을 동반한 만성 질염이 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여성세정제나 팬티라이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는 셈이다. 제대로 된 수술을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에서 문제를 체크하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계획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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