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단순 의료대란 아냐… 필수의료 회복 어렵다 "
내과학회, 전공의 역할과 수련환경 등 제대로된 보상시스템 강조
2025년 80주년 기념해 추계학회에서 기념식 등 진행도
정부의 의대증원 강행 추진에 전공의들 집단 이탈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조속한 해결을 위해 전공의의 역할과 수련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근본적 해결이 없다면 단순 의료대란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필수의료 수급에 계속 문제를 일으켜 회복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대한내과학회(회장 양철우, 이사장 박중원)는 지난 27일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이날 박중원 이사장은 "우리나라처럼 의료서비스를 신속하고 용이하게 받을 수 있는 나라가 전 세계에 찾아봐도 없다"며 "전 세계가 부러워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렇게 무리하면서까지 판을 갈을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이사장은 "이번 의료대란은 또 필수의료에 굉장히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인기과는 전공의들 인원이 채워지겠지만 '내외산소(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 과에서는 영향이 매우 클 것이며 이는 또 10년 이상 갈 것 같다"고 우려했다.
양철우 회장 역시 의번 의료대란의 가장 큰 문제는 복귀하는 레지던트가 필수의료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단순 의료대란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필수의료를 지원하는 인터들의 역시 현저하게 떨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양 회장은 "저희 의사들의 최종 목적은 전공의들이 돌아오는 것"이라며 "남아있는 레지던트들도 수련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학교수들마져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정상적인 의료를 이끌어나가기 위해서는 제대로된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내과학회는 전공의들이 복귀하면 교육생 신분으로만 자리매김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전공의가 없어도 병원이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는 결국 전문의 중심 병원을 만들자는 것이다.
다만, 내과학회는 전문의 중심으로 간다는 것이지만, 전공의를 포기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못박았다. 조금 더 교육적인 측면을 강화하고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등 필수의료를 하는 전문의에 대한 제대로된 보상시스템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대중 수련이사는 "교수들이 하는 역할이 내과 기준으로 교육과 연구, 진료라고 한다면 지금 임상 교수들은 다른 일들은 거의 못하고 있다"며 "교수들 대부분은 현재 외래진료와 시술, 입원환자 진료, 야간당직 등 완전히 그 역할만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연구활동은 전혀 못하고 있다. 전공의가 없으니 교육은 불가능한 상황이며, 심지어 대외학회활동 등 모든것들이 중단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입원환자 규모도 70% 정도 줄어들었다. 전공의 없이 감당해야 하고 차질없이 진료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완전히 집중해야 하는데 지금 교수들은 너무 지쳐 있다"며 "조금 비관적으로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전공의들이 복귀를 오랜동안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본다. 이 때문에 전문의를 중심으로 채용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꼭 의사가 하지않아도 되는 인력들은 대체 인력을 쓰는 등의 형태를 갖추지 않으면 결국 교수들마져 떠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김 수련이사는 "정부가 지금 전공의 수련에 대해 국가책임제를 하겠다고 언급하고 있다. 학회 역시 그런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하고 새판을 짜는데 집중해야 한다"며 "정부가 하겠다고 하는 방향을 정확하게 이끌어줘야 하는 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 이 때문에 전공의 수련제도 변화 등에는 공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철우 회장은 "저는 심장내과 스탭으로 일주일 한번은 당직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외래는 물론이며, 중환자실 투석하는 환자를 관리하고 입원환자까지 보고 있는데 이렇게 생활하는 것이 대학교수로서 올바른 생활인가 고민하고 있다"며 "특히나 젊은 선생님들은 더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지금 3개월째다. 이제는 기브업을 해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강석민 총무이사도 "병원마다 교수님들을 도와줄 수 있는 수술 지원 인력이나 병동환자 지원, PA시스템을 나름대로 구축해 나가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시스템 자체가 변화될 수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 교수들의 진료시스템의 획기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 정답은 없지만 고민이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내과학회는 오는 2025년 80주년을 맞는다. 이에 내년 10월 25일에 개최되는 추계학술대회에서 학회 창립 80주년 기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올해 내과학회 영문학회지인 'Korean Journal of Internal Medicine(KJIM)'DL SCIE 등재 10주년을 맞아 추계학회에서 기념식도 계획하고 있다. 또한 '국문내과학회' 저서 발간 편찬 기념회도 추계학회에서 준비중에 있으며, 현재 7권 정도 되는 내과교과서가 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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