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의료계 대표들 한 자리… 의대증원 핵심 이슈로?

'2024 KMA GLOBAL FORUM' 오는 16일 개최
'글로벌 보건 이슈에 대한 의사 역할·책임' 논의
18~20일 '2024 WMA 제226차 서울이사회'도

 

(왼쪽부터)대한의사협회 도경현 국제이사, 박정율 WMA 서울의사회 공동준비위원장, 이정근 회장대행 

전 세계 의료계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의료계의 중요한 문제에 대한 통찰과 경험을 공유, 더 나은 미래를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대한의사협회(회장대행 이정근) 주관으로 각국 의료계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인 '2024 대한의사협회 글로벌 포럼(2024 KMA GLOBAL FORUM)'이 오는 16일 대한의사협회 회관 지하1층 대강당에서 열린다. 

이번 포럼은 '글로벌 보건 이슈에 대한 의사의 역할과 책임'을 주제로 글로벌 의료 전문가들을 초청해 세계 보건 이슈에 대한 역할과 책임 등 폭넓은 협업이 이뤄질 예정이다. 특히 행사들을 통해 현 한국의료계 상황이 국제의료계로 전파돼 정부에 의한 의사 직역의 자율성과 인권 침해가 해결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박정율 세계의사회 의장(대한의사협회 부회장, 제226차 세계의사회 서울이사회 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지난 9일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과 만나 세계의사회의 미션과 비전, 역할과 기능 등 이번 포럼에 대해 언급했다. 

박정율 의장의 세계의사회 의장 선출은 국내 최초 사례로 임기는 지난해 4월부터 2년이다. 그는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세계의사회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의장에 선출됐으며, 이를 계기로 한국 의료의 세계적 위상을 증명하기도 했다. 

이정근 의협 회장대행은 "이번 행사는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으로 됐다기보다는 박정율 의장과 같이 오랫동안 세계의사회에서 활동한 수많은 한국 의사들 덕분에 가능했다"며 "올해와 같이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시기에 세계의사회 이사회를 우리나라에서 개최한다는 건 굉장한 가치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세계의사회는 포럼에서 각국의 현안과 국제 보건이슈에 적극 목소리를 낼 전망이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이다. 

박종율 의장은 "세계의사회의 미션과 비전에 포함돼 있는 의료윤리, 의학교육 등에서 최고 수준의 국제적 표준에 도달하기 위해 충분히 준비가 안된 상황에서 의대정원을 급증한다던지, 정치적 영향에 의해 좌우되는 사안들이 강행되서는 안된다"고 판단했다. 

박 의장에 따르면 우리나라 뿐 아니라 대만과 나이지리아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있었고 지난달 프랑스, 독일에서도 의료인들의 파업이 있었다. 

상황은 조금씩 다르지만 국내는 대치상황이나 답보상태를 넘어 교착상태까지 와 진전이 없는 상태라고 짚었다. 또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가장 쉬운 예로 우리나라가 현재 전체 의사 수는 적다고 하지만 활동의사의 증가율은 세계 1위인데 단편적인 통계만을 보고 인용되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4년 후 2028년이면 이 활동의사 수가 11만5천명이 되는데 인구 대비 의사 수가 선진국들보다 더 빨리 도달하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젊은 의사들 전공의와 의대 학생들의 자발적인 유급과 사직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잘못되고 적절하지 못한 정책과 정치를 막아내지 못한 선배 의사들의 책임을 통감하며, 그들의 선택을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전했다. 

박 의장은 "각 회원국의 현안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특히 우리나라에서 몇년 동안 집중적으로 일어났던 문제들, 의료인이 전문성을 가지면서 최선의 노력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불가피하게 발생되는 결과에 대해 대해 가혹한 법적인 잣대로 처벌하는 것을 일반 보편화하는 문제들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 의장은 또 "국제적인 미래지향적인 현안뿐만 아니라 우리가 추구하고 담당해야 되는 역할을 개발하고 서로 정말 진지하게 논의하고 협력 협업해야 되는 시점"이라며 "세계의사회는 각국 현안, 국제 이슈화 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참여해 같이 논의할 것이다. 해당 국가나 의사회가 국민들의 최적화된 건강을 위해 좋은 결정이 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이에 KMA 글로벌 포럼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의료윤리에 관한 글로벌 이슈 △의학분야의 전문적 자율규제: 국내vs국제 △기후변화와 관련된 건강문제 △국민건강보험과 의사급여제도: 개혁의 필요성 △지역적 및 글로벌 보건의료 현안에 대한 패널 토론 등 총 5개의 세션이 펼쳐진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프랭크 울리히 몽고메리 세계의사회 평의회 의장이 좌장을 맡아 '의료윤리에 관한 글로벌 이슈'를 주제로 세션을 진행한다. 

세계의사회 재정기획위원장이자 前 미국의사협회 회장인 잭 레스넥(Jack RESNECK, Jr)박사가 '세계의료윤리문제에 대한 WMA의 역할: 헬싱키 선언'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다.

이를 시작으로 △라민 파르사-파르시(Ramin PARSA-PARSI) 세계의사회 국제의료윤리강령위원장의 '의료윤리 글로벌 표준: 국제의료윤리강령' △김옥주 서울의대 인문의학교실 교수의 '의료윤리: 아시아적 관점'을 주제로 각각 발표할 예정이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하이디 스텐스마이렌(Heidi Stensmyren) 前세계의사회 회장이 좌장을 맡아 '의학분야의 전문적 자율규제 : 국내 vs 국제'를 주제로 세션을 진행한다.

오트마 클로이버(Otmar KLOIBER) 세계의사회 사무총장이 '국가의료행위의 자율규제 : 성공과 실패'을 주제로 발제하며, 이어서 △브루스 스콧(Bruce SCOTT) 차기 미국의사협회 회장의 '사이비의료, 오보와 허위정보' △안덕선 前세계의학교육협회(WFME) 부회장의 '의료자율규제: 아시아적 관점'의 발표가 이뤄진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신동천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아 '기후변화와 관련된 건강문제'을 주제로 세션을 진행한다.

루제인 알코드마니(Lujain ALQODMANI) 세계의사회 회장이 '기후위기: 전세계적인 보건위기와 기회'를 주제로 발제하며, 박정율 세계의사회 이사회 의장이 '기후 위기: 해야 할 일 – 의과대학 교육과정으로의 이행' 주제로 발표한다.

네 번째 세션에서는 오사혼 에나블레레(Osahon ENABULELE) 前세계의사회 회장이 좌장을 맡아 '국민건강보험과 의사급여제도 : 개혁의 필요성' 주제로 세션을 진행한다.

스테이넌 토르다르도티르(Steinunn THORDARDOTTIR) 세계의사회 의료윤리위원장이 '보편적 건강 보장: 글로벌 관점' 주제로 발표하고, 루돌프 헨케(Rudolf HENKE) 세계의사회 회계관이 '의사급여제도의 현황: 의료서비스 제공에 대한 시사점'을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레아 와프너(Leah, WAPNER) 이스라엘의사회 대표가 '의사의 급여체계: 글로벌 관점'을 주제로 발제하며,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참석해 '국민건강보험제도의 개요 : 성과와 과제'을 주제로 발제한다.

다섯 번째 세션에서는 박정율 세계의사회 의장이 '지역적 및 글로벌 보건의료 현안'을 주제로 패널토론을 진행한다.

패널로는 루제인 알코드마니(Lujain ALQODMANI) 세계의사회 회장을 비롯해 애쇽 필립(Ashok PHILIP) 세계의사회 차기회장, 토루 카쿠타(Tohru KAKUTA) 세계의사회 이사회 부의장, 지언 하가이(Zion HEGAY) 세계의사회 사회의무위원회 위원장 등 세계의사회 임원들이 도경현 대한의사협회 국제이사와 함께 참여한다. 

이와 관련해 박 의장은 "가장 중요한 다섯 번째 세션은 지역적 및 글로벌 보건의료 현안으로, 의협에서도 도경현 국제이사가 패널로 참여한다"며 "패널들이 각국의 제일 문제되는 의료현안에 대해 발표하고 논의하는 시간으로, 각국의 현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고, 연대를 강화해 협업과 협력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경현 의협 국제이사는 "우리나라 건강보험 제도는 상당히 유니크하다. 이는 사회주의 보험도 자본주의 보험도 아닌 국가가 전체적으로 관리하면서 모든 의사와 국민이 보험에 가입돼 있다"며 "건강보험제도 하에서 의협이 그동안 어떤 노력을 했고, 우리나라 의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내용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세계의사회가 주최하고 대한의사협회가 주관하는 '2024 WMA 제226차 서울이사회'가 오는 18~20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개최된다.

지난 2008년 대한의사협회 창립 100주년 기념을 맞이해 세계의사회 정기총회를 서울에서 개최한 바 있고 2021년 이사회(코로나19로 온라인 개최)에 이어 이번 이사회가 3번째로 개최하는 WMA 주요행사다. 총 50개국 18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번 WMA 서울이사회 총회 개최를 대한민국 의학의 권위를 드높일 수 있는 기회로 삼아 세계 13위 경제대국으로서 위상과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의료를 대내외에 알리며, 국가 이미지 제고에 기여할 계획이다. 

한편, 세계의사회(WMA)는 1947년 9월 17일 설립된 전 세계 의사를 대표하는 국제민간의사중앙기구로, 현재 114개국 의사회와 1500만명의 의사들의 자주성 및 권리 보호를 활동하고 있다. 안락사와 고문, 장기이식 등 사회적인 문제를 비롯해 환자의 안전 및 권리 문제 등 세계적으로 또는 지역적으로 이슈가 되는 문제에 대한 지침을 마련하는 것을 비롯해 △의사의 의료행위 △의과학 연구와 관련된 윤리기준 및 지침과 의학교육·의사인력 수급 등에 있어 최상위 국제 기준 마련 등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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