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난국 타개 선택은 '임현택'… "압도적 성과로 보답"

"회장 당선 기쁨없어" 의대증원과 필수의료패키지 '원점 재논의' 이끈다
박민수 차관 파면이 정부 대화 전제조건, 총파업과 총선 결단 카드도 경고

의대증원을 두고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극에 치달으며,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은 어려운 상황에서 대한의사협회 새 수장이 나왔다. 그는 바로 초강성 이미지로 의사회원들을 어필해온 임현택.  

임현택 당선인은 직선제로 진행된 의협 회장 선거 역사상 가장 높은 득표율(2만1646표, 65.43%)을 얻으면서, 회원들의 강한 지지와 힘을 받았다. 

또 이번 선거는 역대 최고 높은 투표율까지 기록했다. 이는 임 당선인이 '모든 의사회원을 위해 싸우겠다'는 선거구호를 내세운 만큼 상처와 실망을 입은 의사들의 표심을 모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은 지난 27일 임현택 당선인을 만나 당선 소감과 함께 앞으로 의협 회무의 방향성과 정부와 갈등 해결 방안 등을 들어봤다. 

"의사들이 내려준 명령에 답하겠다"

임 당선인은 이번 선거결과를 통해 의사협회가 전 직역을 아우르는 의료계 대표임이 공인됐다고 강조, 회장 당선인으로써 정부의 강행으로 벌어진 참상을 해결하는데 나서겠다고 전했다. 

당선증을 받은 이후 임 당선인의 첫 마디는 '제 어깨가 정말 무겁다'였다. 당선의 기쁨을 누릴 순간도 없지만, 회원들이 믿어주고 지지해준 만큼 난국을 보란듯이 감당해 내겠다는 뜻이다. 

임 당선인은 "평상시 같았으면 선거에서의 승리는 굉장히 영광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 어려운 난국이다"며 "전공의들과 예비 의사회원인 의대생들, 대학교수님들까지 병원을 떠났거나 나오실 상황에 놓여 있다. 굉장히 큰 책임감을 느끼고 이 상황을 반드시 해결해야 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당선 소감에서도 언급했듯이 그의 첫 번째 회무는 바로 의대증원과 필수의료패키지 정책 저지다. 

그는 "회원들은 지금 저에게 정부의 비상식적인 정책을 해결하라고 명령하는 것"이라며 "진료현장에서 긍지와 보람,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일하던 의사들을 모욕하고 그 꿈을 산산조각 낸 부분들을 정상으로 만들어놓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회원들이 생각했을 때 '이번 회장은 그간의 회장들과 다른 사람이구나', '반신반의하며 뽑았는데 일을 정말 잘한다'라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압도적 성과를 보여줄 생각"이라며 "그 첫 시험대가 의대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다. 현재 자신들의 미래를 걸고 있는 당사자인 전공의와 의대생, 그리고 교수들이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약속했다. 

"의사 1명이라도 다치면" 총파업 

특히 임 당선인은 정부여당이 가시적인 태도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면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타격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는 무조건적인 총파업이 아닌 전제조건이 있다. 면허정지나 민·형사 소송 등 전공의와 의대생, 병원을 나올 준비를 하는 교수들 중 1명이라도 다치는 시점에 총파업을 시작하겠다는 뜻이다. 

임 당선인은 "만약 이런 일들이 생긴다면 전 의사 직역을 동원해 가장 강력한 수단으로 총파업을 하겠다"며 "여기서 구체적 방법을 얘기한다면 적에게 우리의 전략을 알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말씀드리지 않겠다. 법적 검토까지 끝났다는 것만 알아달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총파업을 하게 된다면 늘 똑같은 방식은 하지 않겠다. 집회 신고를 하고 특정 장소에 모여 띠를 두르고 연대사 하며 구호를 외치는 지루한 투쟁은 원하지 않는다"며 "저는 투쟁을 하고 나서 의사 회원들이 '너무 재미있다', '자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는 투쟁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오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의협의 영향력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그 중 하나가개혁신당에서 비례대표로 나선 이주영 후보를 협회 차원에서 지지하겠다는 것. 이 후보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로 정부 의료 정책에 대한 강한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와 반대로 반드시 낙선시켜야 할 후보로는 국민의미래 비례대표로 안상훈 후보를 지목했다. 그는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으로 있으면서 의대 증원에 깊이 관여했다는 이유에서다.

임 당선인은 "의료 현장에서 힘들게 일하는 의사들의 긍지와 보람, 미래에 대한 희망을 되살릴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해 당선시킬 것"이라며 "반대로 국민의미래 안상훈 후보를 사퇴시키는 게 대화의 전제조건이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의사에게 칼을 들이댔던 정당에 괴멸적 타격을 줄 선거 캠페인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저는 기존에 진보한 방식이 아닌 정부와 여당이 전혀 생각하지 못한 타격을 줄 수 있는 수단을 계획하고 있다"며 "결국 그들이 '진작에 대화에 나설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화 전제 조건은 박민수 차관 파면"

이날 임 당선인은 정부와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의 파면을 재차 언급했다. 의협 비대위가 정권 퇴진 운동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 탄핵까지는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것이 좋겠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고집을 꺾지 않는다면 선택지가 몇 없을 것이라는 경고도 전했다. 

특히 박 차관이 전날 브리핑에서 임 회장을 콕 집어 대화 참여를 기대한다고 한 것과 관련 "집에 갈 사람과는 할 말 없다"고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대화의 기본 조건은 이 사태에 책임이 있는 박민수 2차관의 파면이다. 이 건은 단순히 경질이 되면 안된다"며 "그 이유는 대한민국 의료체계를 산산조각 낸 사람을 책임없이 물러나게 할 수는 없다. 분명히 잘못한 사람에 대해서는 책임지는 절차가 있어야 한다"고 못박았다. 

"오직 회원 위한 회무 펼칠 것" 

한편 임 당선인의 임기는 오는 5월 1일부터 3년 간이다. 임 당선인은 당장 의대증원 문제와 전공의들의 법적보호에 업무를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그는 의협 회무에 있어 법률적인 부분을 가장 최우선으로 삼겠다고 언급했다. 이를 위해 관련 회무를 수행할 집행부 구성과 관련해선, 능력과 열정을 최우선 조건으로 인재를 영입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관공서나 법적인 문제가 발생했을 때, 진료와 병원 경영만 해오던 회원들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당황하는 부분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또 지금까지 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을 맡아오면서 가장 많이 받아오던 회원들의 부탁이기도 했다는 것. 

임 당선인은 "이번 의협 집행부에는 실력있는 법제이사를 많이 위촉해 법률 부분에 있어 적극 대처해 나갈 것"이라며 "의협 대회원 법률 서비스를 로펌 수준으로 여러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회무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회원들의 힘들어할때 가장 먼저 발벗고 나설 수 있는 의협이 되는 것이 목표"라며 "이번 선거에서 전공의와 학생들, 교수님들이 저를 믿어주시고 결정해주신 만큼 그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회무를 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저는 국민과 의사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이 난국을 잘 꾸려갈 생각이다. 궁극적으로 공을 쥔 것은 의사가 아닌 정부다. 정치는 국민을 편하게 하는 행위인 만큼, 국민을 위해 바른 정치와 정책을 펼쳐주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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