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나 화장박물관, 시드니서 '자연의 빛, 옻칠' 기획전

박물관 소장 유물부터 현대적으로 해석한 장인의 옻칠작품 소개

코리아나 화장박물관(관장 유상옥·유승희)이 기획한 전시 '자연의 빛, 옻칠'이 호주디자인센터(21일)와 주시드니한국문화원(22일)에서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2000년 이상 오랜 역사를 가진 한국의 옻칠 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코리아나 화장박물관 소장품 중에서 남성과 여성의 장신구부터 식기 등 19세기 옻칠 유물에 문화재 장인과 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더해 총 70여점으로 구성됐다.

2003년 설립된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은 한국의 화장 문화를 보존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설립된 국내 유일의 화장 전문 박물관으로 코리아나화장품 창업자인 유상옥 회장이 수집한 컬렉션이 기반이 됐다.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은 2006년 프랑스 파리에서 한·불 수교 120주년 기념 전시를 시작으로, 중국 베이징(2009), 영국 런던(2013), 일본 오사카와 도쿄(2014)에서 우리나라 전통 화장문화를 소개하는 전시를 개최했다.

또 미국 뉴욕(2019)과 필리핀 마닐라(2022)에서 한국의 전통 모자문화를 소개하는 전시에 이어, 이번 시드니에서는 처음으로 한국 전통 옻칠과 현대를 아우르는 전시를 선보이며, 한국 전통문화의 가치와 우수성을 해외에 달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주시드니한국문화원에서 개최 중인 전시에는 코리아나 화장박물관 소장 유물을 중심으로 여성과 남성의 공간에서 특별하게 사용했던 옻칠 공예품과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던 생활용품으로 구분해 다양한 한국 전통 칠공예의 아름다움과 고유한 멋을 보여준다.

남성들이 사용하던 붉은색 주칠 서류함과 나전으로 장식된 관복함, 머리장식과 갓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옻칠 공예품은 당시 사랑방 모습을 상상하게 한다. 특히 연꽃과 글자 문양을 자개로 오리고 붙일 때 두드려 자연스러운 균열을 만드는 '타발법'으로 장식한 나전칠기함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자연의 빛, 옻칠' 전시회 개막전

여성들의 머리단장과 나전칠기 경대, 바느질 소품 등 일상에 사용하던 물품 하나에도 옻칠로 마무리해 아름다움과 견고함을 더 했다. 나무를 깎아서 병과 뚜껑, 잔, 잔받침을 하나의 구성으로 만든 휴대용 주병은 옻칠로 마무리해 방수, 방부, 방충의 기능이 더해져 일상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어 실용성이 돋보인다.

서울시 무형문화재 옻칠장 손대현 장인은 삼베 위에 칠을 바르고 말리는 반복 과정을 통해 자유로운 형태를 만들어내는'협저 칠기' 작품을 선보여 한국의 우수한 옻칠 기술의 정수를 보여준다.

또한 김현주(금속 공예), 박성열(옻칠 공예), 전인수(옻칠 회화), 정직성(현대 자개 회화)의 현대 작품이 함께 구성돼 한국 옻칠 문화의 과거와 현재를 한 번에 볼 수 있다. 전시장에는 작가들의 작품 제작 과정 영상이 마련되어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는다.

한편, 호주디자인센터에서는 투명한 유리에 다양한 색의 옻칠을 접목한 김동완(유리 공예)의 작품과 호주 원주민 출신 여성 루시 심슨(Lucy Sipmson) 유리 공예가의 작품을 함께 선보인다.

코리아나 화장박물관 유상옥 관장은 "50년 이상 수집해 온 유물 중 선조의 손길이 머문 옻칠 공예품을 호주에 소개하게 돼 기쁘고,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한국의 문화를 해외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돼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또한 코리아나 화장박물관 유승희 관장은 "옻칠 전시는 2021년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의 소장품 테마전의 일환으로 기획해 호평받은 바 있다"며 "이번 시드니에서의 전시를 통해 한국의 우수한 옻칠 문화의 전통과 현재를 현지에 소개하게 돼 기쁘고, 이를 통해 호주 사람들이 한국 고유의 미(美)를 직접 느끼고 경험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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