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처방 한약 부작용 최다” 공방

의료일원화특위, 한의사협회 반박에 재반박

“한의원 한약은 안전하다”(한의사) vs “독성 간 손상의 가장 큰 원인물질이 한약이며, 그중에서도 한의사에 의한 것이 가장 많다”(의사).

한의원에서 한의사가 처방한 한약의 부작용 등 안전성 문제를 놓고 의사와 한의사가 연일 반박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일원화특별위원회는 지난 17일 한약 독성 문제제기에 대한 대한한의사협회 언론현안대책팀의 반대 성명서에 대해 재반박하는 입장을 발표하고 한의사협회의 주장을 쟁점별로 조목조목 반박했다.

의료일원화특별위원회는 18일 이 입장을 통해 “식품의약품안전청의 독성 간 손상에 대한 논문의 경우 사회적 파장을 우려해서 전문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결과물 및 요약 내용은 국립독성과학원 자료실에도 공개돼 있다”면서 2005년 독성물질국가관리사업 제4권과 2006년 식약청 연구보고서 제10권 내용을 제시했다.

의료일원화특위는 “당시 이 보고서는 한의과 대학교수가 감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쟁점1=식약청 발표에 대한 언급 부분에 대해?

우선 “(한의사협회는)국가기관인 식약청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한약 간독성 보고서를 부인만 할 게 아니라 스스로의 문제점은 없는지 검토하고 진실을 받아들일 것을 권유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한의사협회는 보고서 내용 중 한약에 의한 간 손상 부분을 애써 평가절하 하려고 하지만 독성 간 손상의 원인 중 가장 큰 물질은 한약이며, 그중에서도 ‘한의사에 의한 것이 가장 많다’고 이 보고서에서는 분명히 밝히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2005년 보고서의 경우 110례의 증례를 모아 연구한 결과 이중 원인 물질 중에서 33%로 한약이 가장 많았고, 처방 및 판매 원인으로도 한의사에 의한 것이 가장 많았다는 것이 결론”이라며 “통계와 계산의 오류 운운은 한의사협회 측에서 본 위원회의 성명서와 식약청 보고서를 제대로 보지 않아 생긴 주장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2006년 발표한 최종보고서 내용에도 314례의 독성 간 손상 분석 결과 역시 ‘한의사에 의한 한약’이 82례로 독성 간 손상의 가장 큰 원인으로 분명히 보고 돼 있다”고 주장했다.

◆쟁점2=소비자보호원이 발표한 내용에 대한 언급에 대해?

의료일원화특위는 “현대의료보다 전체적인 의료행위의 빈도도 적고, 상대적으로 위험성도 적고, 데이터의 부재로 인과 관계 검증이 쉽지 않은 한방에서 단순히 구제건수가 적다고 현대의학 보다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건 통계의 무지에 의한 억지라고 판단한다”며 “의사들은 전 세계 누구도 부작용이 없다거나 안전하다는 단정적인 표현을 쓰지 않으며, 부작용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부작용 없다고 주장하다가 밝혀지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한방측은 알아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쟁점3=한약 복용한 환자들이 부작용이 없었다는 논문에 대해?

또 “수년간의 경험을 가진 의사 중에도 항진균제 등 간 독성이 알려진 약을 처방했지만 간 독성을 경험 못했다는 논문을 쓸 수 있는 사람은 많다”면서 “그렇다고 항진균제가 간 독성이 없다고 주장하는 경우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의사협회가 제시한 논문들은 한의사에 의한 한약으로 간 독성을 경험한 환자들이 엄연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간 독성이 없다고 국민들을 확신시키기에 얼마나 효과적일지, 과연 국제무대에서도 받아들여질지 한의사협회는 스스로 질문해보라”고 요구했다.

의료일원화특위는 “우리는 한의학을 근거 없이 폄하하거나 매도 또는 의사 집단의 이익만을 위해 활동하지도 않는다”면서 “이번 논란도 한의사협회가 그동안 ‘한약은 임산부가 먹어도 안전하다’ 등의 문구로 ‘한의원 한약은 마치 부작용이 없다’는 인식을 확산시켜왔고, MBC 수목드라마 ‘뉴하트’ 제작진의 사과문에도 ‘한의사에 의한 한약은 안전하다’는 자칫 국민들이 보면 오해할 소지가 있는 문구가 있어 진실을 밝히기 위해 글을 올린 것 뿐”이라며 이해를 구했다.

하지만 의료일원화특위는 “간 독성 외에 농약, 중금속 등 한약의 안전성 논란은 현행법상 한약이 현대의약 정도의 임상, 독성 시험을 거치지 않는 한 지속되고 더 확산될 것”이라며 “한방이라고 해서 안전성 문제에 대해 관대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양의학’이라는 국어사전에도 없는 국적불명의 용어는 이성이 있는 책임있는 단체에서 쓸 말이 아니다”며 향후 바른 용어를 사용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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