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정부 의대증원 강행 시 설연휴 이후 총파업"

집행부 총사퇴와 동시에 즉각 임총 소집해 비대위 구성도
총파업시 전공의·의대생 우선 보호 등 현실적 방안 마련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대정원 확대를 강행할 경우 의료계는 총파업에 돌입한다. 또 의협 집행부는 총사퇴하고, 즉각적인 임시대의원총회를 소집해 비대위 구성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6일 정부가 2025년도 의대 입학 정원 규모를 발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대한의사협회(회장 이필수)는 오전 10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오후 2시 보건의료 정책을 심의, 의결하는 최종 심의기구인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를 소집해 의대 증원 규모를 확정하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필수 회장은 "시한부 환자의 종말을 지켜보는 의사의 입장으로 이 자리에 섰다. 상황이 점점 의협을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무력감과 참담함을 느낀다. 의협은 그간 진정성을 가지고 열린 자세로 협상에 임했지만 협상 내내 벽을 보고 말한 듯한 기분이었다. 이게 마지막으로 정부에게 전하는 메시지 일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만약 이필수 회장을 비롯한 41대 집행부가 사퇴하고 나면 의협 대의원회 임시대의원총회를 통해 투쟁 비상대책위원회가 다시 구성된다. 비대위 구성을 위한 임총은 설연휴 이후 바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곧 현행 이필수 회장 체제의 범의료계대책특별위원회는 해체하게 되는 셈이다. 또 비대위가 구성되면 곧바로 파업절차도 진행될 계획이다. 

특히 지난 2021년 5월 의협 회장에 취임한 이후 내내 소통과 협상을 철학으로 지켜왔던 이 회장은이 기자회견 내내 '파업'이라는 강력한 단어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의료현안협의체 22차 회의부터 정원 확대와 관련된 숫자 얘기가 나왔다. 밤샘토론을 해서라도 협의체에서 규모를 정하자고 했지만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공문을 보내 숫자를 제시하라고 했다"며 "협상이라는 것은 협상장에서 접점을 찾는 것이 맞다. 공문을 통해 숫자를 밝히라는게 과연 상식적인가"라고 분노를 표했다. 

그러면서 "필수의료 패키지 등 의대증원 문제에 대해 회원들 역시 분노를 심각하게 표출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이번 비대위는 가장 강력한 비대위가 될 것이다. 또 일선 현장에서 국민들이 피해를 보는것은 바라지 않기 때문에 설 연휴가 지난 후 비대위 투쟁이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파업 로드맵과 관련해서도 "설연휴가 끝나고 비대위가 구성되고 나면 본격적인 파업 투쟁이 시작될 것이다. 파업 찬반 투표 결과도 임총 이후 즉시 공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총파업 강행 시 회원, 전공의, 의대생 우선 보호 대책을 마련했다"며 "총파업 절차 돌입에 따라 회원, 전공, 의대생에 대한 법적 문제 발생 시 대한의사협회가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은 오는 3월 제42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의대증원을 강행할 시 재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 회장은 "회원 권익이 중요하지 의협 회장은 중요하지 않다"며 "마지막으로 정부에 부탁을 드린다. 복지부와 의협이 서로 존중하며 의대증원을 협상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다만, 정부가 중간에 타협점이나 협의체를 제안한다면 언제든지 거기에 응할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정부가 다시한번 재고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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