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의료 디지털화 가속… 원격의료 급부상

[2024 신년기획1/ 헬스케어산업 글로벌 혁신전략] 의료서비스
'암 분야 데이터기반 정밀의료 주목, 법·제도 개선과 합의 필요

코로나19는 전 세계 의료의 디지털화와 원격의료의 발전을 가속화 시켰다. 의료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총 6조 달러 정도가 투입되는 세계 최대 산업이다. 의료기관과 각종 의료 서비스에 대한 국가 지원은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건강보험 적용 범위와 보험 시장 역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헬스케어 패러다임은 치료 중심에서 진단, 예방, 모니터링 중심으로 변화했다. 스마트기기와 센서 기술을 통해 일상에서 손쉽게 자신의 식사량이나 혈압, 운동량 등건강상태를 기록하고 관리하는 '자가 건강 측정(Quantified Self)'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 헬스케어 새로운 서비스 창출 

글로벌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규모는 2015년 8억달러에서 연평균 42%의 빠른 성장을 통해 2021년 66억달러에 달했다. 머신러닝, 딥러닝, 자연어처리, 이미지인식, 음성인식 등의 인공지능 기술이 의료분야에 접목되면서 헬스케어 산업에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시킬 것으로 보인다.

또 헬스케어 비용을 줄이는 방법으로 예방과 진단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정밀의료를 중심으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정밀의료는 환자 개인의 유전체와 단백질을 분석해 맞춤형 치료법을 제시하는 것을 의미, 환자의 독특한 특성을 분석해 더 효과적이고 부작용이 적은 치료법을 제공함으로써 기존의 일괄적 치료방식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정밀의료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암이다. 고령화, 식습관의 변화, 그리고 다른 질병의 치명률 감소로 인한 상대적 위험도 변화 등으로 인해 암 관련 의료비 지출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65세 이상의 암 생존자들의 연간 암 관련 의료비용을 추산한 결과 말기암 환자는 연간 약 105만5천달러를 지출하는 반편, 초기진단 환자는 약 41만8천달러를 지출했다. 이는 암을 조기에 진단할 경우 보건당국과 보험사가 전체적인 의료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디지털시대 스마트병원 기대감 UP

ICT 기반의 초연결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병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디지털시대 의료서비스 혁신을 위한 스마트병원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병원'이란 병원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의료서비스의 효율성, 효과성을 향상시켜, 의료의 적시성, 의료서비스의 질 향상 등 환자경험을 극대화하는 병원으로,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스마트병원 선도모델 개발 지원사업'을 통해 2020년부터 2025년까지 매년 3개 분야씩 총 18개 분야를 지원하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의료진 소진, 병원 폐쇄에 따른 진료 공백 등을 극복하고자 '감염병 대응' 관련 3개 분야, 2021년에는 환자 경험을 향상시키는 병원서비스 혁신을 위한 '환자 체감형' 3개 분야를 지원했다. 2022년에는 '환자 중심 소통'을 위한 '스마트 수술실', '스마트 입원환경', '환자, 보호자 교육'을 지원했다. 

그러나 여전히 정밀의료(DTC 유전자 검사)와 원격의료 등을 둘러싼 팽팽한 줄다리기가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원격의료는 언제 어디서나 환자가 원할 때 진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주목하고 있다.

시장 데이터 조사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전세계 원격의료 시장규모는 2015년 181억달러에서 2021년 412억 달러로 연평균 14.7%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만성질환자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원격진료에 대한 수요는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분야는 원격진료상담 서비스이지만, 향후 노년층의 증가나 당뇨병, 파키슨병 등과 같은 질환의 증가는 원격모니터링 서비스 분야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최근 환자와 병원을 연결해 효율적으로 환자를 모니터링 및 케어하고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엠오디의 스마트케어시스템을 전국 100여개의 병원에서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원격의료로 인한 의료의 질 및 안전성 저하, 의료남용, 의료전달체계 붕괴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기도 하다. 때문에 원격의료의 실현을 위해서는 관련 법·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며, 원격의료의 안전성에 대한 검증과 관련 분야 간의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 등이 선행돼야 한다.

원격의료의 국내 도입과 발전을 위해서는 개념 재정립부터 가치 입증, 데이터 확보에 이르기까지 산적한 문제를 선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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