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전쟁 여파에 이어 올해는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 대외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물가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한 해였다.
우유, 설탕, 밀가루 등 가공식품의 원재료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서민 부담이 커지자 정부는 식품업계에 지속적으로 물가안정 협조를 요청했다. 주요 식품기업들에게 가격인상 자제를 요청하는 한편, 업계의 원가 부담을 완화해주는 지원 확대에도 나섰다. 특히 가격이 높거나 수급 불안이 예상되는 식품원료에 대해 할당관세 추가 적용을 적극 검토하고 규제 개선, 수출 활성화 지원 등을 통해 가격 인상 요인을 최소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CJ제일제당, 오뚜기, 농심, 롯데웰푸드, SPC, 동원F&B, 오리온, 삼양, 해태제과, 풀무원, 동서식품, 매일유업, LG생활건강, 대상, 빙그레, 샘표식품 등 국내 주요 기업의 대표들은 정부의 요청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지만, 하반기 들어 계속된 원재료 상승과 인건비 인상에 경영 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에 직면했다.
애초 상반기 중에 제품 판매가격을 올리려던 주요 식품회사들은 정부 요청에 인상 계획을 미뤘지만, 원가 부담이 늘어난 일부 식품기업들은 하반기부터 일부 제품값을 인상하기도 했다.
올해 K-푸드를 비롯해 K-스마트팜, K-라이스벨트 등 해외에서 K-농업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그 중에서도 K-푸드는 단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면서 글로벌 영역에서 확장을 멈추지 않았다.
'한류' 열풍에 힘입어 미국에서는 한국 라면에 이어 한국식 핫도그도 대형 유통채널에 입점하며 성장 중이고 냉동 김밥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치솟았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시리즈는 중국과 미국, 동남아를 넘어 유럽과 중동에서도 인기를 얻으며 연말에 4억불 수출탑도 수상했다.
이외에 냉동 만두, 볶음밥, 치킨, 떡볶이, 아이스크림과 과자까지 한국 식품의 글로벌 점유율이 올라갔다. 미국에서는 한국 음식료품의 매출 성장이 눈에 띄게 높아졌는데 미국의 인구 구조 다변화, K-문화 콘텐츠의 인기, 메인 스트림 유통채널의 입점 확대가 맞물린 결과다.
우리나라 농식품은 전 세계적 경기 둔화로 대외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역대급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농식품 수출은 12월 기준 112억달러를 넘으면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농식품과 지능형농장(스마트팜) 등 전후방산업을 포함한 K-푸드의 수출액이 크게 늘었다. 품목별로 라면, 과자류·음료, 김밥(쌀가공식품) 등 가공식품과 딸기·김치 등 신선농산물이, 전후방산업의 경우 지능형농장(스마트팜) 등이 성장세를 보였다.
주요 식품기업과 중소기업들도 수출 실적을 이어갔고 미국과 유럽, 동남아시아뿐 아니라 중동시장에서도 두각을 보였다. 특히 지난 달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인도네시아와 할랄인증에 관한 상호인정협약을 체결하면서, 우리나라에서 인도네시아로 수출하는 농식품 기업은 인도네시아 할랄인증청의 인증을 받지 않고, 우리나라 민간기관의 인증만으로도 인도네시아 수출이 가능하게 됐다.
대체육 시장에 참여기업 늘며 경쟁 치열
국제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지난 7월 중순 아스파탐을 발암가능물질인 '2B'군으로 분류했다. 아스파탐은 설탕보다 단맛이 200배 강한 인공감미료다. 국제보건기구 의 발표 이후 일부 식품업체는 대체재 마련에 착수했다. 대상과 삼양사의 '알룰로스'가 대표적이다. 대상은 군산에 위치한 전분당 공장에서 알룰로스 전용 생산시설 준공식을 갖고 알룰로스 생산에 돌입했다. 삼양사는 당류 저감화 사업의 핵심 소재 '알룰로스'를 내세워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현재는 브랜드 '넥스위트'를 통해 글로벌 판로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스파탐의 유해성을 지나치게 부각시켰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WHO 합동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가 평가한 아스파탐 권고 섭취량에 도달하려면 체중 60㎏ 기준 성인이 250㎖ 제로콜라를 하루에 55캔 가까이 마셔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조사인 2019년 식품첨가물 기준규격 재평가 최종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국민의 아스파탐 섭취 수준이 일일섭취허용량(ADI) 대비 0.12% 수준이라고 밝혔다.
주요 식품기업들이 대체육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최근 미래 먹거리로 급부상한 '대체육'을 두고 식품업계의 참여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CJ제일제당, 풀무원, 신세계푸드등이 대체육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6조2천억원대 건기식 시장 지속 성장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도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코로나19가 장기간 유행하고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트렌드가 전 연령으로 확산되면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소비자 관심을 높아졌다. 개개인의 웰빙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는 점차 다변화되고 있다.
올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6조2천억원 규모로 추산됐다. 또 올해 국내 가구당 건기식 평균 구매액은 36만원으로 나타났다.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최근 건강에 대한 단순한 관심을 넘어 건강을 중심으로 소비하는 '헬스디깅(health digging)' 트렌드에 힘입어 맞춤형 건강기능식품들이 인기를 끌었다.
올해 가장 많이 판매된 기능성 원료들은 △홍삼 △비타민(종합 및 단일 비타민) △프로바이오틱스 △EPA·DHA 함유 유지(오메가-3) △체지방감소제품 △단백질보충제 △당귀추출물 △콜라겐 △밀크씨슬추출물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홍삼과 비타민을 제외한 기능성 원료 시장의 비중이 2019년부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이전보다 다양화된 개인의 수요에 따라 선택받는 기능성 원료들도 계속 다양화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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