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부르는 '마약성진통제'

[기자수첩]

최근 우리 사회 곳곳을 파고드는 마약 문제가 최대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받아 중독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제 대마초 정도는 대중들도 가볍게 생각할뿐더러 클럽에서는 각종 합성 마약과 유사 마약이 판을 치고 있다. 심지어 초·중등생도 온라인을 통해 마약을 구매한다고 한다. 이것은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이나 유럽 등은 더 
심각하다. 

마약성 진통제는 극심한 통증을 없애거나 완화하는 효과를 갖고 있다. 주로 말기암 환자나 수술 후 통증 등 중등도 이상의 '급성' 또는 '만성통증'환자의 통증을 다스리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전문가들도 "아편, 마약 등 듣기만 해도 꺼림칙하게 느껴지는 단어들이지만 그 특성과 적절하게 조절을 잘한다면 극심한 통증으로 눈물 흘리는 환자들을 위한 중요한 무기가 아닐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의료용 마약류 감정건수가 줄어들지 않는데다, 마약을 관리하는 의료시설에의 마약 도난 사례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그 문제가 심각하다.

특히 통증환자에게 합법적으로 쓰이는 마약성진통제 또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마약성진통제가 꼭 필요한 환자들은 중독 취급을 받으며 처방을 받지 못하고 있는 사례들마저 늘어난 상황.

이에 정부는 안전사용기준을 마련하고 위험성이 높은 물질에 대해 '사전알리미'제도를 시행하며 불법 사용을 예방하고 있다. 또 마약류 의료쇼핑 방지 정보망도 운영 중에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로도 마약성진통제 중독자들이 처방이 쉬운 병원을 찾아다니는 현상을 모두 막기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약성진통제가 말기 암 환자에게 꼭 필요한 의약품이기에 실
제 진통제로 사용됐는지 불법으로 사용됐는지 파악하기 어렵고 일부 제도는 의무 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다.

의료인들의 마약류 불법 유통 퇴치 노력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엄청나게 강력한 효과를 가진 약인 만큼 의사의 세심한 처방 하에 사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처방 환자들에 대한 교육 역시 시급하다. 위험성이나 주의사항을 잘 몰라 오남용에 노출된 환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마약을 너무 쉽게 남의 나라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제는 마약류 중독에 대한 각성이 사회 전반적으로 필요하다. 치료와 재활을 위한 국가적 차원의 지원 대책과 마약류 오·남용 방지 예방교육 등이 하루빨리 시행돼야 한다. 

오랜 시간 마약성진통제에 중독되면 그 끝은 결국 자살이 아니면 사망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고 한다. 아픈 환자들을 위한 좋은 의도로 만들어졌던 마약성진통제가 '죽음의 약'으로 가지않도록 경각심을 가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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