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성 진통제' 문제 해결위한 단초 나왔다

대한통증학회, 국내 의료현실 맞춘 '아편유사제 처방지침' 발표
'처방 행동지침'은 세계 최초 발표… "의사-환자 보호에 앞장'

대한통증학회 이평복 회장 

최근 연예인 마약 혐의에 대한 이슈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어린 청소년들부터 평범한 직장인들까지 마약이 광범위하게 그리고 무서운 속도로 퍼져가고 있다고 연일 언론에서는 보도중이다. 

특히 아무런 죄의식 없이 마약을 마구 처방하는 것처럼 보이는 의사들에 대한 비난과 함께 환자의 치료행위로 처방되는 마약성진통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까지 확산되고 있어 우려기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대한통증학회(회장 이평복)가 마약성진통제의 사회적 문제와 책임에 적극 나서 '의사-환자' 보호에 앞장설 방침이다. 

통증학회는 지난 18일 '2023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열고 마약성진통제의 오남용 방지와 제도보완 등 긍정적 방향을 위한 '아편유사제 처방지침'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마약성진통제는 수술직후의 통증, 암에 의한 통증이나 복합부위통증증후군처럼 극심한 통증을 완화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약물이다. 이 중 아편유사제는 용량을 늘릴수록 진통효과가 더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으며, 위장관을 포한 내부 장기의 손상도 상대적으로 심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말기암환자에 있어 죽음보다 무섭게 느껴지는 극심한 고통을 유일하게 줄여줄 수 있는 약제도 아편유사제이다. 

이렇게 마약성진통제가 암성통증으로 고통받는 암환자 등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약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나 '마녀사냥식'인 마약 절대금지와 같은 비현실적 해결책이 제시되고 있다. 

이에 통증학회는 지난 1년간 아편유사제 처방이 증가 추세에 경각심을 갖고 부작용이나 위험사례를 체크해 통증에 고통받는 환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팀을 운영했다. 

그 결과 '대한통증학회 아편 유사제 처방 지침 2023'을 발표했다. 이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관련 지침을 참고해 국내 의료현실에 맞게 새롭게 구성한 것이다. 

특히 '아편유사제 처방 TEN RULES'라는 지침을 세계 최초로 만들어 외래에서 의사들이 아편유사제를 처방할 때 실제적이고 즉각적으로 참고할 수 있는 행동 지침을 만들었다. 

이평복 회장은 "현재 사회적 분위기는 끔직할 정도의 암성통증으로 고통받는 암환자나 타는듯한 극심한 통증때문에 뜬눈으로 밤을 지세우다 스스로 목숨을 져버리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자들처럼 반드시 처방이 필요한 환자들의 현실과는 냉정히 구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또 "이런 환자들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들 중 한가지가 바로 아편유사제다. 하지만 아편, 마약 등 듣기만해도 꺼림칙하게 느껴지는 단어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론적으로 약물의 용량을 올리는 만큼 그에 비례해서 효과가 늘어난다는 특성과 적절하게 조절하기만 하면 의존적 중독이 쉽게 되지 않는다는 매력적인 특성을 잘 이용하면 극심한 통증으로 눈물을 흘리는 환자들을 위한 중요한 무기가 아닐 수 없다"고 언급했다. 

실제 통증학회는 지난 2018년 대한민국의학한림원과 함께 한국의 아편 유사제 처방 실태를 건강보험데이터를 이용해 연구한 바 있다. 

이 연구를 보면 요즘처럼 언론에서 호들갑을 떨 정도로 사망 사고 가은 위험 사례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거나, 의사들의 처방때문에 중독 환자가 길거리에 마구 넘쳐나고 있다는 증거는 없었다. 

다만, 아편유사제의 처방이 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이에 대한 경각심과 함께 부작용이나 위험사례를 체크해 가야 할 책임은 확인이 됐다고 통증학회는 언급했다.

이 회장은 "이에 우리 학회는 지난 1년간 긴급하게 팀을 꾸려 대응책을 마련해오고 있었다"며 "마약과 관련된 현실태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인식, 이에 대한 구체적이고 세밀한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학회의 결론이었으며 그 첫걸음이 '아편유사제 처방지침 2023'"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지침서를 통해 부작용이나 위험사례를 체크해 의료진이 불필요한 처벌에 노출되는 것은 물론이고 환자들이 피할 수 있는 통증에 필요 이상으로 시달리는 피해를 입지않는 환경을 만들어야 할 책임을 느꼈다"고 말했다. 

아울러 "마취통증의학과 의사들 뿐 아니라 많은 다양한 전문과목과 일반 의사들이 이들을 참조한 아편유사제에 대한 안전하고 적절한 처방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우리사회의 마약 문제 해결에 대한 단초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통증학회는 제76차 2023 학술대회 및 연수교육을 맞아 '마약성진통제(아편유사제)의 안전한 처방 및 관리'를 주제로 패널 토의를 진행했다. 패널 토의에서 '아편유사제 오남용의 실태, 제도상 보완해야 할 점, 향후 오남용과 관련된 의료인 및 환자의 처벌 및 관리방법' 등을 논의했다. 

세부 논의 내용 중 아편유사제 오남용과 관련해서는 △실제 오남용이 심각한지? △의약품 안전 사용 서비스에 문제가 없는지에 대해 진행됐고, 제도 보완과 관련해서는 △아편유사제 처방 전 스크리닝 단계 △약물 처방 단계 △사후관리 △치료 중 마약중독 의심자 관리 등이 주요 논제로 다뤄졌다.

또 처방 가이드라인의 강제성과 오남용 관련 의료진 및 환자에 대한 형사 처벌에 대해서는 △단속 일변도의 관리 부작용 △선의의 피해자 구제 △효율적인 단속 시스템에 대한 논의가 진행 되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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