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생활용품업계, '점자 표기' ESG 활동 활발

시각장애인 일상 속 불편함 공감… 포장재·용기에 샘플파우치까지 확대

한글 점자의 날(11월 4일)을 맞아 시각장애인들이 느끼는 일상 속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유통 업계의 다양한 노력이 주목받고 있다.

올해로 제97주년을 맞는 '한글 점자의 날'은 시각장애인의 점자 사용 권리를 신장하고 점자에 대한 국민 관심과 이해를 높이기 위한 기념일이다. 2021년 법정기념일로 지정될 만큼 점자 표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시각 장애인들의 제품 정보 접근성과 이용 편의성을 고려한 점자 표기를 실천하고 있는 기업들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시각장애를 가진 소비자들의 일상 속 불편함에 공감하며 다양한 방식의 점자 표기를 실천하고 있는 뷰티·생활용품 업계의 ESG 활동이 눈에 띈다.

화장품 브랜드 닥터지(Dr.G)와 비비드로우(VIVIDRAW)를 보유하고 있는 고운세상코스메틱은 2012년부터 전 제품 단상자에 점자 표기를 위한 점자 형압을 적용해왔다. 현행 화장품 용기법상 점자 표기는 필수 사항이 아니다. 하지만 고운세상코스메틱은 장애 여부와 무관하게 누구나 원하는 제품을 선택하고 소비자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점자 표기를 확대하고 있다.

닥터지 점자 패키지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고운세상코스메틱은 단상자에 점자 표기를 위한 제품 용기 금형을 별도로 개발했으며, 포장재는 물론 제품 용기와 샘플 파우치에도 점자 표기를 확대 적용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도 화장품, 생활용품 등의 제품에 붙여 사용할 수 있는 점자스티커를 제작해 무상으로 배포한다. 장애, 성별, 연령에 관계없이 모두가 편리하게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누리게 하는 것이 이번 점자 스티커의 제작 배경이다.

아모레퍼시픽이 제작한 점자 스티커는 화장품, 생활용품 중 스킨, 로션, 샴푸, 린스 등 주요 10가지 카테고리를 점자로 표기했다. 이 외에도 알파벳이나 숫자가 양각 처리된 기호를 포함해 점자를 읽지 못하는 사용자도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제작했다.

LG생활건강은 시각장애인 고객을 위해 섬유유연제 등 생활용품 용기에 점자 표시를 도입했다. 섬유유연제 용기는 세탁 세제 용기와 형태가 같거나 유사해서 사물을 촉각으로 식별하는 시각장애인이 착각하고 사용할 우려가 크다. LG생활건강은 섬유유연제 제품 용기 앞면 윗부분에 점자로 '섬유유연제'라는 표시를 넣고, 시각장애인이 섬유유연제와 일반 세제를 오용할 가능성을 줄였다.

애경산업은 최근 한국소비자원과 시각장애인의 생활안전 확보를 위한 '점자 태그(Tag)'를 지원하는 전달식을 진행했다. 이번 점자 태그 지원은 일상 속에서 사용되는 세제, 화장품 등의 다양한 생활가정용품 중 일부 품목의 형태가 비슷해 용기 구분에 어려움을 겪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기획됐다. 점자 태그는 세탁세제·주방세제·샴푸 등을 뜻하는 점자를 한글로 표기해 제품 구분을 도와줄 수 있게 제작됐다.

한국P&G도 흰 지팡이 날을 맞아 한국소비자원과 함께 시각장애인의 생활안전 확보를 위한 '점자 태그'를 제작하고, 2000만원 상당의 자사 생활용품을 기부했다. 이번 점자 태그 기부는 한국소비자원과 생활가정용품 사업자정례협의체 간 협업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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