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10주년 의료배상공제조합 "배상의 역할 최고되는 기관으로"

인터뷰/의료배상공제조합 이정근 이사장·김재왕 의장
코로나19 발생년도 제외 평균 10% 성장 달성
고액 손해배상 위한 보상한도 상향 연구도 진행

"급변하고 불안한 의료화경에서 조합원들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는 기관이 바로 공제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10주년을 맞은 의료배상공제조합이 역할과 가치를 되돌아보며 이 같은 소회를 밝혔다. 

의료배상공제조합 임기 막바지를 맞은 이정근 이사장과 김재왕 의장은 최근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과 만나 상품 운영 효율성, 요율 적정성을 재정비하는 등 기초공사를 탄탄히 하는 한편 그간의 성과와 향후 비전을 소개했다. 

지난 2021년 공제조합 이사장으로 선출된 이정근 이사장은 임기 내 가입률 50%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이런 가운데 조합에 따르면 최근 5년 가입건수는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 2020년을 제외, 매년 8.6~9%씩 성장했다.

주력 상품인 의료배상공제의 경우 2019년 1만1812건에서 출발해 지난 3월 1만6849건에 도달했다. 매년 10.4%, 6.8%, 8.8%, 11.2%씩 성장하며 코로나 발생년도 제외 평균 10% 성장을 달성한 셈이다.

가입자 수 증가세 배경으로는 시도·개원의사회 부스 참여와 광고를 통한 홍보, MOU나 광고계약 체결시 조합 가입 홍보설명회 진행, 의료분쟁 예방 연수교육을 통한 필요성 안내 등 노력과 타 손해보험사 대비 저렴한 요율과 전문적 사건처리 등 역량을 꼽았다.

이정근 이사장은 "취임 당시 조합원에게 많은 이익이 갈 수 있도록 30% 성장을 목표로 했는데 이미 달성했다"며 "의사협회 회원이기 때문에 가입하는 조합이 아니라 이익이 가기 때문에 가입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애를 썼다"고 말했다.

이어 "가입자 수 증가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공제조합에서 분기별 DM발송, 각 시도의사회, 개원의사회 부스 참여 및 홈페이지 광고를 통해 비조합원들에게 지속적인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며 "현재 집행부에서 각 시도의사회, 개원의사회에 MOU와 광고계약 체결시 직접 찾아가 조합 가입 홍보설명회를 진행, 조합 가입에 대해 안내하고 가입을 독려하는 활동을 진행해 신규가입자가 증가했다"고 파악했다. 

특히 신규 상품개발보다는 기존 상품 효율적 운영과 요율 적정성 등 내실에 집중했다. 의료배상공제조합은 지난해 7월부터 지난 3월까지 9개월 동안 위맥공제보험연구소와 함께 10년간 현황을 분석하는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연구에서는 먼저 조합원에게 가장 유리한 상품 코드와 요율 마련을 위한 적정성을 검토해 재정비했다.

또 의료분쟁특례법 제정에 따른 의료배상공제 의무 보험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사전 준비와 대응방안을 검토하고, 타 공제조합 재무 운영 벤치마킹을 통해 안정적 운영방안도 검토했다.

이 이사장은 "연구용역을 통해 향후 조합의 자립성, 내부통제역량 강화, 재무 건전성을 확보해 시장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각종 내외부 위험에 종합적으로 대비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해 조합원이 신뢰하는 조합이 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재왕 의장도 "연구용역을 통해 현재 의원과 300병상 미만의 일반병원에만 판매하고 있는 의료배상공제 상품을 종합병원까지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했다"며 "연구내용을 바탕으로 재보험사와 협의, 종합병원 대상 의료배상공제상품에 개발, 도입 가능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하고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고액의 손해배상을 명령하는 판결이 나오면서 조합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보상한도를 상향하는 연구 또한 진행하고 있음을 언급했다. 

지난 2013년 출범 당시부터 손보사 최고 보상한도 2억원보다 높은 3억원 상품을 운영해왔고, 2020년에는 5억원 한도 상품을 개발해 운영 중이지만 가입율은 낮게 나타났다.

실제 조합원 가입 선호도는 1억원, 5000만원, 3000만원, 2억원 순서로 나타났고, 5억원 상품은 가입율 2%에 그쳤다.

김재왕 의장은 "현재는 보상한도 상향에 대한 조합원들의 요구를 반영해 선제적으로 보상한도 5억원을 개발, 2020년 6월부터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며 "아직도 타 손해보험사는 최고 보상한도를 내과, 성형, 정형외과, 일반외과 등 일부 전문과만 3억원, 대부분의 전문과는 2억 원으로 운영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5억원을 초과하는 보상한도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성이 있어 장기간 연구과제로 진행하고 있다"며 "2020년 보상한도 5억원 신설 후 3년간 운영 결과 가입비율이 약 2% 정도로 미비하고, 나머지 98%의 조합원들은 1억원, 5000만원, 3000만원, 2억원 순서로 가입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향후에는 의료분쟁 예방을 역할을 넓혀나갈 계획임도 전했다. 

이 이사장은 "재보험사와 협의 결과 현재 기준으로 보상한도액을 상향했을 때, 과도한 고액 배상 지급이 발생한다면 조합 전체 손해율에 악결과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경우, 해당 손해를 전체 조합원의 공제료 인상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반대급부가 발생할 수 있어 현재 기준으로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김 의장도 "고액판결에 따른 고액상품의 필요성을 주시하고 있으나 보험계리의 원칙을 지킬 경우 소수의 가입자에게 보험금의 부담이 걸 수 있다는 지저이 있다"며 "고액상품이 배상액의 인플레를 조장할 수 있다는 지적 등 전문가의 이야기를 참고하며 내부적으로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2023년은 의협 의료배상공제조합이 출범한지 10주년인 해이다. 출범 10주년을 맞아 의료배상공제조합은 관련된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이정근 이사장은 "공제조합은 1981년에 출범한 '의협 공제회'가 모태로, 올해로 조합 설립은 10주년을 맞이하지만, 실제 공제사업을 운영한 지는 42년이 되는 해"라며 "공제조합 설립 이후, 매년 10% 내외의 성장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는 점에서 조합 역할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0주년을 맞아 의협 공제회 32년을 포함한 조합 10년사와 판례위주의 의료분쟁사례집을 각각 발간할 예정에 있다. 또 매년 개최해오던 대의원 및 임직원 워크숍을 10주년 행사로 대체, 다음달 25~26일 1박 2일간 의협 지하1층 대강당에서 개최한다. 

25일에는 '의료사고와 책임보험'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이며, 26일에는 기념식을 진행한다는 설명이다.

이 이사장은 "심포지엄은 각 분야별 전문가들을 모시고 주제발표 및 토론을 통해 의료배상책임보험의 의무보험화 등에 대한 합리적인 해법을 모색해보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기념식은 과거 10년간의 역사를 돌이켜 보고, 기념함과 동시에 조합 비전선포와 윤리강령선포 등 향후 조합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공유하고 다짐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제조합은 의료배상공제 10년 이상, 상호공제 20년 이상 무사고 조합원 약 4000여명에게 주유 상품권을 지급할 계획이다.

김 의장은 "6개월여 남은 임기동안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더욱 노력을 다하겠다"며 "앞으로도 조합이 번듯하게 성장해 의료분쟁해결의 종주단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지지와 관심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 이사장은 "내년이면 조합에서 주어진 임기 3년을 모두 채우게 된다. 2년여 기간을 돌이켜 보면, 뿌듯한 점도 많지만 아쉬운 부분이 더 많이 남아 있다"며 "구르는 돌은 이끼가 끼지 않는다. 쉼없이 달려오고 계속 연구개발하고 발전해 국내 최고 배상의 역할을 하는 공제조합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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