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수술, 복원 가능성 고려해야… 검사 등 확인 과정 필요

서울리더스비뇨의학과의원 정재현 원장 "5년 내 복원시 개통 성공률 90%"

서울리더스비뇨의학과의원 정재현 원장

정관수술은 남성의 영구적인 피임법이다. 콘돔 등 1회성인 피임법을 거치지 않아도 임신을 방지할 수 있다. 다만 영구적인 방법이라는 점에서 자녀 계획을 마친 기혼 남성들이 주로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정관수술에 대해 잘못된 인식도 많기 때문에 정확히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것으로 성 기능의 저하나 정액의 변화 등이 있는데, 결론을 이야기하자면 크게 관련이 없다.

정관수술은 정자가 이동하는 길인 정관을 인위적으로 끊어서 정액 내로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 것이다. 본래 정자는 고환에서 만들어져 부고환, 정관을 거쳐 정낭으로 들어가게 되고, 이것이 전립선액·정낭액 등과 섞여서 정액을 구성한다. 그 상태로 체내에 보관돼 있다가 사정 시 체외로 배출된다. 이때 정자가 다른 곳과 섞이지 못하도록 길목을 끊어주는 것이 정관수술이라고 할 수 있다.

남성의 성 기능은 고환과 관련이 있다. 고환이 정자뿐 아니라 남성 호르몬도 생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똑같은 곳에서 생성된다 하더라도 남성 호르몬은 혈액으로 흡수되기 때문에 배출 경로가 전혀 다르다. 따라서 정관수술을 받더라도 남성 호르몬의 생산이 줄어들거나 성 기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정액은 평균 2.5ml 정도의 양인데 정자가 차지하는 양은 0.02ml로 매우 작기에 외형상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즉 양이나 색 등이 달라지지 않는다. 사정 시 배출되는 액체에는 남성 호르몬이 존재하지 않는다.

정관수술은 신체적인 부담이 높지 않아 시술 직후 바로 움직일 수 있으며 일상적인 활동 역시 가능하다. 다만 무리한 활동이나 운동은 피해야 한다. 샤워는 다음 날부터 할 수 있으며 성 접촉은 5일 후부터 하는 것이 좋다.

시술 후에는 음낭을 들어올릴 수 있도록 몸에 달라붙는 삼각팬티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또 정낭에 보관돼 있는 정자가 존재할 수 있기에 적어도 15~20회는 사정을 해야 피임효과가 확실하다. 2달 뒤 정액검사로 정자 검출이 되는지 알아봐야 하며, 그전까지는 기존 피임법을 유지하면 된다.

서울리더스비뇨의학과의원 정재현 원장은 "콘돔과 다르게 1회성으로 끝나는 방법이 아니기에 수술을 할 때는 자녀 수, 배우자의 동의, 수술 방법, 수술 후 관리, 합병증, 성공률 등을 충분한 시간에 걸쳐 상담을 한 뒤 결정해야 한다"며 "비뇨기계 질환이나 외상, 혈액 응고 이상, 복용 중인 약물 등 수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 등에 대해 사전 검사하고 병력 등 정확한 상태 파악을 거친 후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정관수술을 시행했는데 또다시 가족계획이 생긴다면 정관복원술을 할 수 있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임신 가능성이 저하되기에 복원 계획은 4~5년 미만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 5년 이내에는 개통 성공률이 90%를 넘는다. 주로 차단된 정관끼리 다시 연결하게 되며 부고환 협착, 염증 등이 있을 때에는 부고환에 직접 연결할 수 있다. 이는 수술 시 발견되는 정액, 정자 소견 등을 토대로 결정하게 된다"고 전했다.

연구에 따르면 3년 미만은 개통률 97%, 임신 성공률 76%, 3~8년 사이는 각각 88%, 53%, 9~14년 사이는 각각 79%, 44%, 15년 이상은 각각 71%, 30%의 확률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개통 성공률과 임신 성공률이 서로 다르기에 수술 전 의료인과의 충분히 상담은 필수다.

정재현 원장은 "복원 수술 시 부고환이 협착됐거나 염증이 있는 경우, 정관이 협착된 경우, 한쪽에서 정자가 전체적으로 관찰되지 않는 경우 등 다양한 난관에 봉착할 수 있어 임상경험과 노하우를 갖춘 의료인에게 수술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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