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등급 조정, 신중한 결정 필요"

이필수 의사협회장-지영미 질병관리청장, 보건의료계 현안 논의

대한의사협회가 질병관리청에 코로나19 감염병 등급 조정과 방역조치 완화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코로나19로부터 일상생활로 회복을 추진해야한다는 점은 동의하나 연일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감염병 등급 하향 시기를 신중하게 고민해야한다는 이유다.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은 최근 질병관리청을 방문해 코로나19 방역상황에 대한 우려사항 및 의료계 현안에 대한 제안사항들을 전달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의협은 최근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코로나19 상황 하에서 감염병 등급 조정과 방역조치 완화는 감염병 진료에 대한 위축과 코로나19 검사 기피를 초래해 방역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건의했다.

이필수 회장에 따르면 바이러스 활동이 비교적 저조한 여름철에 환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 6월부터 다소 완화된 방역 상황인 점을 고려한다면, 코로나19 감염환자 수는 현재 집계되고 있는 확진자 수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또 우세종인 XBB에 대한 국민 면역이 획득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19 등급이 하향조치 된다면, 국민들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즉 개인위생이 소홀해지며 확진자 증가와 고위험군 증가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등급 조정에 대해서는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는 게 이 회장의 주장이다.

이 회장은 "여름휴가와 추석 연휴로 인해 인구 이동량 증가와 맞물려 10월 이후 본격적 겨울 대유행 예측 등 코로나19 환자가 추가로 늘어날 요소들이 다수 있는 상황"이라며 "더욱이 최근 건정심에서 결정된 등급 하향에 따른 수가지원 체계 개편이 최일선에서 코로나19 유행을 막아온 일선 의료기관의 감염병 진료 차질과 환자들의 소극적 진단·검사를 부추길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의료기관 수가 지원종료는 원내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인보호구 착용 등 감염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일선 의료기관들이 감염병 환자를 적극적으로 진료할 동기를 없애는 것"이라며 "이는 곧 감염환자 관리를 어렵게 만들어 의료현장 혼란은 물론 사회 전반에 큰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은 감염병 등급 조정을 의료수가 지원과 연계시켜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감염병 등급 조정이 되더라도 지난 6월에 하향 조정된 코로나19 위기단계를 '경계'로 유지해 의료대응 및 지원체계를 당분간 유지시켜야 한다"고 언급하며 "이에 대해 질병청 뿐만 아니라 관계 부처의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의협은 최근 진단용 방사선 안전관리책임자 보수 교육 주기가 차기년도부터 현행 2년에서 3년의 교육주기로 변경키로 의협과 협의된 만큼, 조속한 행정예고와 더불어 회원들의 참여 및 편의성 증진을 위해 의협을 교육기관으로 추가 지정해줄 것을 건의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 자리에는 질병청에서 지영미 청장, 조은희 감염병정책국장,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 임을기 의료안전예방국장이, 의협에서는 이필수 회장, 박진규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질병청 임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방문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며, "이번에 의협이 제안한 내용들을 충분히 검토하겠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협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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