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폭우로 농축산물 피해 심각

[기자수첩]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 집중호우로 인해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농업 분야를 보면  지난 10일 이후 계속된 집중호우로 7월 19일 현재 3만1천여 ha의 농경지가 침수, 낙과 또는 유실‧매몰됐고, 35ha 상당의 시설물이 파손됐으며, 69만3천마리에 달하는 가축이 폐사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는 국내 소비자 식탁 물가에 직결된 농축산물 수급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번 장마는 중남부지역에 집중됐으며, 특히 충남 논산·부여, 전북 익산 등의 시설원예 피해가 컸다. 해당 지역이 주산지인 상추, 멜론 등의 공급 감소로 한동안 가격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장마 이후 폭염이 지속될 경우 고랭지 배추·무의 병해와 가축 질병 확산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처럼 상황이 심각하다보니 현장에서는 피해가 장기화하지 않도록 정부가 특단의 조치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농작물·가축 손실 보전, 농경지·농축산 시설 복구 등 피해 보전·복구 대책을 신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현재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축산물의 수급 영향을 점검하고, 현장 의견을 수렴해 수급 안정 방안을 모색 중이다. 피해 복구에는 상당한 재원과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므로, 농식품부를 중심으로 범부처의 힘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해마다 자연재해로 인한 인명·재산 피해가 상시화되는 만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존 농업 재해대책을 대폭 보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특히 각종 불확실성 속에서 농업인이 안심하고 영농활동에 매진할 수 있도록, 기존 정책 외에 농가경영 안전망 확충을 위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향후 농업생산 기반시설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개·보수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이러한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예산과 입법이 뒷받침돼야 하므로 국회 차원의 관심과 지원도 필요하다. 정부와 국회는 이번과 같은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힘을 모아야 한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강원도 철원군 소재 돼지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진됨에 따라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올해 돼지농장에서 발생한 9건의 아프리카돼지열병 중 철원에서 총 2건이 발생했다. 여름철 집중호우로 오염원이 강우·토사 등에 의해 돼지농장으로 유입될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지자체와 관련기관은 농장 주변 배수로와 시설물 점검, 토사물 유입 시 즉시 제거와 소독을 실시하는 등 농가들이 장마철 방역 수칙을 준수할 수 있도록 교육·홍보하고, 축산농가의 추가 피해가 없도록 소독자원을 총동원해 농장 내외부와 진입로 소독을 통해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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