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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맑은산부인과 천주영 원장

무덥고 습한 여름철에는 질염 등 여성질환이 더욱 쉽게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질염은 여성의 감기라 불릴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생명에 큰 지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조기에 치료하지 않을 경우 만성화 되거나 주변 조직까지 감염돼 골반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질염은 세균이나 칸디다 곰팡이 등에 의해 생기는 질환으로, 약 70~80%가 세균 감염이 원인이다. 여성의 질은 항문과 가까워 해부학적으로 외부 감염에 취약하며 여름철 물놀이를 즐기다가 오염된 물속의 균이 유입돼 염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질염을 예방하려면 지나치게 꽉 끼는 옷을 피하고 통풍이 잘되도록 해 최대한 건조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생리 전후나 성관계 전후 감염되지 않도록 개인위생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연세맑은산부인과 천주영 원장은 "질염이 생기면 평소보다 분비물이 늘어날 수 있으며 분비물의 색이나 점도, 형태, 냄새 등도 변하게 된다. 본래 정상적인 질 분비물은 무색무취에 약간의 점성이 있는 약산성 물질이다. 하지만 질염이 생기면 노란색이나 초록색으로 변하기도 하고 마치 치즈처럼 몽글거리는 형태로 바뀌기도 한다. 생선 비린내와 같은 악취가 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아가 배뇨통 등 통증이 생길 수 있으며 가렵거나 따가운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질염 의심 증상이 나타난다면 정확한 원인을 알아봐야 한다. 질염의 원인은 크게 세균과 곰팡이균으로 나뉘며 각 원인에 따라 항생제나 항진균제 등을 복용하거나 질정을 이용해 치료할 수 있다"고 전했다.

초기 질염은 약 일주일 정도만 치료해도 금방 나을 수 있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염증이 생식기 내부로 번지면서 만성화 되거나 골반염 등 다른 여성 질환을 유발하게 된다. 골반염은 자궁내막, 복강 등에 세균이 번식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10대 후반부터 20~40대 여성까지 가임기 여성에게 광범위하게 발생한다.

골반통과 발열이 나타나며 자궁경부, 난소, 난관의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골반염은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복막염으로 악화될 수 있고 복강 내 유착, 난관 흉터로 인한 불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천주영 원장은 "질염은 여성이라면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질환이며 성관계로 인해 생기는 것만도 아니다"라며 "질염에 대한 잘못된 정보로 선뜻 산부인과를 찾지 못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간단한 약물 치료로 금방 나을 수 있는 질염을 방치하면 여성 건강과 생식 기능에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으므로 신속하게 치료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