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시장 2026년 46억弗… 국내외 개발 '활발'

[창간 57주년 기획1 / '비만' 잡고 '건강' 찾자] 비만치료제 개발 현황

美 FDA GLP-1 등 10개 허가
노보 노디스크·일리 경쟁 치열
한미·동아·LG·유한·대웅 가세

 

비만이나 과체중은 심장병, 뇌졸중 및 당뇨병을 비롯해 일부 주요 사망 원인과 관련된 심각한 건강 문제로, 특정 유형의 암 위험 증가와도 관련돼 있는 것으로 널리 알려지면서 관련 치료제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항비만 약물 개발은 식욕을 조절하는 분자 메커니즘을 타겟으로 했지만 이들 중 대부분은 심혈관계 부작용, 자살위험 증가 또는 약물 의존 및 남용 가능성 증가 등의 부작용이 문제로 지적됐다.

대표적인 항비만 약물인 펜플루라민은 1996년 FDA 승인을 받았지만 부작용으로 사용이 금지됐고, 시부트라민은 1997년 승인을 받았지만 심혈관 위험의 증가로 철회됐다.

특정 약물이 중독 가능성과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증상으로 단기사용을 권장하고 있는데 반해 '펜터민(phentermine)'은 심혈관계 부작용을 나타내지 않아 장기적 항비만 약물로 처방되고 있다.

그러나 종종 불충분한 효능과 불확실한 안전성을 제공하고 약물에 대한 내성이 큰 것으로 입증돼 장기적인 약물 요법은 극복할 수 없는 과제로 남아있다.

시장조사기관인 Research and Research 자료에 따르면,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1년 32억 달러에서 2026년 46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1년 9월 현재 미국에는 FDA로부터 승인된 10개의 항비만제가 있다. 다만 메트포르민, 조니사마이드 및 기타 GLP-1 RA와 같은 이들 허가된 약물 대부분은 일반적으로 당뇨병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으며 종종 처방의사의 전문적 판단하에 오프라벨(off label)로 비만의 치료를 위해서도 처방되고 있는 상황이다.

2021년 11월 네이처 리뷰 드럭 디스커버리에 게재된 비만치료제 글로벌 임상개발 현황에 따르면, leptin, ghrelin, mitochondrial uncouplers, growth differentiation factor 15(GDF15) 등 4가지 타겟이 비만을 1차 치료목적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incretins, GLP1, amylin은 비만과 관련된 당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FDA는 지난해 6월 4일 비만이나 과체중이 있는 성인의 만성 체중관리를 위한 주사제인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Wegovy, 성분명 세마글루티드)'를 승인했다.

 지난달 27일 국내 승인을 받은 위고비는 주 1회 투여하는 비만치료제로 성인 환자의 체중 감량 및 체중 유지를 포함한 체중관리를 위해 칼로리 저감 식이요법 및 신체 활동 증대의 보조제로서 허가됐다.

위고비는 혈액-뇌 장벽을 더 잘 통과할 수 있어 체중 감량 효능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1 수용체작용제(GLP-1 RA)에 속하며 현재 FDA에서 비만의 장기 치료로 승인한 6가지 약물 중 하나이다.

GLP-1은 췌장에서 인슐린 방출을 증가시키고, 식욕 감소를 일으키는 뇌의 수용체를 표적으로 삼는 등 여러 가지 효과가 있다. 포만감 또는 충만감의 감각을 초래하며, 천연의 GLP-1 호르몬 수치로 가능한 것보다 훨씬 오래 지속된다.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Moun jaro, 성분명 티르제파티드)'는 지난 5월 13일 FDA 허가를 받았다. 위고비가 GLP-1에만 작용한다면, 티르제파타이드는 GLP -1과 또 다른 호르몬인 GIP에 이중 작용
하는 약물이다. 

GIP는 그동안 몸에 별 효과를 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GLP -1과 함께 사용하면 혈당과 체중을 낮추는 데 시너지를 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기업으로는 한미약품이 당뇨 치료제로 개발 중인 GLP-1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가 현재 임상 3상을 마친 상태로 혈당조절 외에 체중감소 효과가 확인됐다. 또한 NASH 신약 후보물질인 '랩스 트리플 아고니스트(LAPS Triple Agonist)', '랩스 듀얼 아고니스트(LAPS Dual Agonist)' 등에서도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 향후 비만으로 적응증 확대가 기대된다.

동아에스티의 미국 자회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는 비만 및 NASH(비알코올성지방간염) 치료제로 개발 중인 'DA-1726'의 글로벌 임상 1상을 올 하반기 착수할 계획이다. DA-1726은 GLP-1 수용체와 글루카곤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해 식욕억제와 인슐린 분비 촉진 및 말초에 기초 대사량을 증
가시켜 궁극적으로 체중 감소를 유도한다.

전임상에서 세마글루타이드 계열 비만치료제는 식욕억제 효과만 있었지만 DA1726은 식욕억제뿐 아니라 기초대사량 증가에 기인한 체중 조절 효과를 확인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유한양행은 지속형 비만 치료제 'YH 34160'에 대한 전임상을 마무리하고 올해 글로벌 1상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YH34160'는 뇌에 존재하는 성장분별인자인 GDF15 수용체와 특이적으로 결합해 식욕을 떨어트려 체중 감량을 유도하는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LG화학은 유전성 비만치료제 'LB54640'를 개발 중이다. 지난해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POM C(프로오피오멜라노코르틴) 결핍증'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에 지정됐다. 1일 1회 먹는 치료제로 올해 미국 임상 2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11월 당뇨 신약으로 허가받은 '엔블로(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에 식욕억제제 성분을 더한 'DWP30 6001'을 연구 중이다. 올 상반기 임상 2상 진입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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