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와 정밀의학

[보건포럼] 서정선 서울대 명예교수

▲서정선 서울대 명예교수

최근 IT기술은 거의 14년마다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세상은 이제 예측불가능한 속도로 바뀌고 있다. 1981년 내나이 29세 군의관시절 마이크로소프트(MS) PC혁명이 시작되었다. 1995년 43세때 서울의대 교수시절에 PC를 연결시킨 인터넷이 출현했다.

그후 이메일 혁명이 일어나고 검색을 사업화한 구글등 글로벌 인터넷기업이 등장하였다. 2009년 57세로 마크로젠에서 시퀀싱사업을 할 때 애플이 아이폰을 만들어 스마트폰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2023년 내가 71세로 마크로젠 플랫폼사업으로 정밀의학사업을 시작하는 시점에, 대화형 인공지능(AI)인 챗GPT가 등장했다. 

3월 14일 OpenAI사는 GPT4.0을 공개하고 챗GPT가 "풍부한 지식과 문제 해결능력을 무기로  많은부문에서 생산성을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사티아 나델라 MS회장은 대화형 인공지능인 챗GPT가 사회 전부문에서 일하는 방식을 바꾸게 될 것이라고 했다.

MS는 GPT4.0을 기반으로 한 검색엔진 Bing-AI 시스템에 워드,엑셀.파워포인트등 자사 업무용 소프트웨어 MS365을 결합시킨 Co-Pilot 출범시켰다. 결국 코파일러트는 텍스트로 이미지를 생성하기도 하고 채팅으로 사용자와 대화를 하기도 한다. 나델라의 발표를 본 사람들은 다양한 축하메일 작성에서부터 즉석 PPT작성까지 몇가지 시연만으로도 엄청난 충격을 받은 듯 했다. 

작년에 챗GPT3.0이 나왔을 때 검색위주 구글이 회사생존의 적색경보가 켜졌다는 말이 돌았다. 여기에 MS의  발빠른 코파일로트출범은 이분야의 거대기업들에게도 엄청난 충격을 주고 있다. 새로운 BING-AI는 챗GPT의 신뢰성 문제를 많이 해결하고 실제 업무영역에서 막강한 능력을 발휘한다. 많은 사람들은 또 몇년전 알파고와 이세돌의  시합을 기억하면서 AI의 개선된 능력을 실감하고 있다.

정밀의학은 의료의 디지털전환의 궁극적인 산물로서 유전체정보와 전자질병기록 그리고 생활습관기록(Lifelog) 데이터를 빅데이터화 하여 유전체정보만으로도 질병을 예측할 수 있게 하는 미래의학이다. 결국은 기계학습으로 무장한 AI가 모든 정보를 갖고 미래진단과 치료를 하게 하는 것이다.

대화형 인공지능인 챗GPT는 정밀의학에서 필요로 하는 질병예측용 AI는 아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대화형AI의 출현이 미래 정밀의학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챗GPT4.0은 멀티모달 AI로서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입출력에 사용할 수 있다. 이미지를 학습하여 의미를 이해하여 텍스트내용과 결합하여 대답을 만들어준다. MS의 코파일러트를 쓰면 이미지를 생성하고 채팅으로 여러 가지 대화가 가능하다. 

정밀의학이 성공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 수준높은 채팅이다. 엄청난 양의 지놈데이터를 이해하기 위해서 일반인들은 이해될 때까지 물어보고 채팅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에서 의사들조차 유전학 지식의 부족으로 유전정보의 해석을 회피하는 것이 현실이다. 유전자상담원의 숫자도 몇천명수준으로 태부족이다.

만일 챗GPT나 Bing-AI가 일반인들을 위한 지놈정보 채팅과 교육을 담당할 수 있고 간결하게 요약할 수만 있다면 정밀의학 실용화에 큰 장애물이 극복되는 것이다. 현재 챗GPT는 답변의 신뢰성등에서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어도 AI의 발전 속도를 감안하면  빠른 시간안에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의사들이 환자들에게 유전체정보를 해석/제공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문제도 코파일러트를 적용함으로써 해결될 것이다. 정밀의학의 마지막 난제가 대화형 AI등장으로 해결된다면 이것은 전세계 의료인과 환자 모두에게 멋진 선물이 될 것이다.        


보건신문의 전체기사 보기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