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허투, HER2 양성 위암 사망 위험 41% 감소"

최초이자 유일한 HER2 표적 ADC 국내 출시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라선영 교수

HER2 전이성 위암 치료에 10여 년만에 새로운 표적치료제가 등장해 주목된다.

한국다이이찌산쿄와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2일 더플라자 호텔 메이플룸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진행성∙전이성 위암 치료 환경을 개선한 최초이자 유일한 HER2 표적 ADC 엔허투주(성분명 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연세암병원 종양내과(대한항암요법연구회 위암분과 위원장) 라선영 교수가 참석해 'HER2 양성 진행성∙전이성 위암의 치료제 개발 현황 및 10여 년 만에 새롭게 등장한 HER2 표적 치료제 엔허투의 임상적 의의'에 대해 발표했다.

위암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암 중 하나이며, 암 사망 원인 중 네 번째로 흔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세계적으로 위암 발병률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로, 인구 10만명당 위암 발병률이 미국의 약 10배에 달한다. 위암은 암이 국한(Localized)된 조기 상태에서 진단될 경우 5년 생존율이 97%에 달하지만, 국소(Regional) 진행성의 경우 62.1%, 원격(Distant) 전이 상태의 경우 6.4%로 매우 좋지 않은 예후를 보인다.  

이번 간담회에서 라 교수는 "위암에서 다양한 표적치료제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지만, 그 성과는 임상적으로 미약한 수준이었다. 특히 위암은 복잡한 발병기전, 종양내 이질성(heterogeneity), 환자들 사이에서의 이질성이라는 특성 때문에 표적치료제의 개발이 쉽지 않았다"며 "2010년 전이성 위암에서 트라스투주맙이 1차 치료제로 허가된 이후, 다른 HER2 표적 제제의 연구들은 위암에서 임상적 유의성을 증명하지 못했다"고 HER2 양성 진행성·전이성 위암의 미충족 수요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이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전체 위암 환자 중 약 12-15% 정도를 차지하는 HER2 양성 위암에서  엔허투가 3차 치료제로 허가된 것은, 그간 위암 치료 형태에 대한 큰 전환점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전에 2회 이상의 치료 경험이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위 또는 위식도접합부 선암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2상 연구인 DESTINY-Gastric01에서, 엔허투군의 객관적 반응률(ORR)은 51%로 의사가 선택한 화학요법군(이리노테칸 또는 파클리탁셀, 이하 대조군) 14%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또한 엔허투군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은 12.5개월(95% CI, 9.6-14.3)로, 대조군의 8.4개월(95% CI, 6.9-10.7) 대비 사망 위험을 41% 감소시켰다(HR: 0.59, 95% CI, 0.39-0.88, p=0.01). 그 외,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mPFS)에서도 개선을 보여줬다.

라 교수는 "엔허투는 트라스트주맙 치료 후 진행된 위암에서, 1년이 넘는 전체 생존기간을 증명한 최초이자 유일한 HER2 표적치료제"라며 "바이스탠더 효과(Bystander effect)를 포함한 ADC 기전을 바탕으로 DESTINY-Gastric 01 연구를 통해 전이성∙진행성 HER2 양성 위암 환자들의 오랜 기간의 미충족 의료적 요구를 충족했다"고 밝혔다. 

특히 라 교수는 "보험급여가 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약도 그림의 떡이 될 수밖에 없다"며 "3차 이상의 치료를 받는 HER2 양성 위암 환자의 경우, 환자 수가 희귀암과 다름없을 정도로 소수라는 점을 고려해, 하루빨리 급여가 적용돼 국내 환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엔허투는 지난해 9월, 이전에 항 HER2 치료를 포함해 두 개 이상의 요법을 투여 받은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위 또는 위식도접합부 선암종의 치료를 적응증으로 국내 허가를 받았다. 건강보험 급여 신청을 완료했으며,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검토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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