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협 내외부적 개혁 외친 박태근 회장 "부끄럽지 않는 회무 목표"

취임 1년 기자간담회 열고 협회 변화와 회원 단합 강조… 자율징계권 등 의료현안에도 주력

"치협은 그간 급격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지금이라도 변화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선 협회 내외부적인 개혁이 시급합니다."

지난해 대한치과의사협회는 보궐선거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 박태근 회장을 수장으로 선출했다. 스스로를 무사만루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등판한 상황이라고 자평한 박 회장은 회원들에게 부끄럽지 않는 회무를 보여주겠다고 자신있게 언급하면서도, 아쉬운점도 많다는 평가를 남겼다. 

지난 22일 대한치과의사협회 박태근 회장은 보건의료계 전문지 간담회를 열고, 지난 임기의 성과와 향후 목표를 밝혔다.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범위 확대 등 진료환경 개선에 앞장 

지난 1년간 박 회장은 보궐선거와 내부 분란으로 위신이 떨어진 치협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 열정적으로 회무에 임했다고 소회했다. 

그는 "지금 치협은 초유의 사태이고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회원이 단합하지 못하는 상황이 아쉽고 이를 봉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처리해야 할 회무들이 너무 많다보니, 지난 1년간 보람 있거나 아쉽다는 생각할 겨를 없이 정신없이 달려왔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박 회장은 치협이 개원의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로 이들의 곳간을 채우는 일에 전력질주 할 것임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개원의가 진료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임도 약속했다. 이는 과도한 행정업무, 구인 구직, 세금 등의 부분에서 문제가 되고 있어, 제도적으로 경감하는 방안을 연구하겠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그 일환으로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범위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만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2개의 치아에 대해서만 본인부담금 30% 조건으로 실시하고 있는 치과 임플란트 건강보험을 4개로 확대해야 한다는 치과계 의견을 반영, 건강보험 적용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박 회장은 "이것은 임플란트 급여 적용 연령대를 낮추고 보장 개수를 늘리는 정책"이라며 "건강 유지를 위해서는 다양한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하는 저작능력, 즉 치아 건강이 중요하다. 또 젊은 나이에 치아를 상실한 경우 이를 빠르게 수복한다면 다른 치아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노인회와 공조, 관련 공청회를 진행하는 등 임플란트 보험적용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치협은 치과의사 회원들의 이익을 위한 단체지만, 협회의 모든 정책은 치과의사 회원 뿐만 아니라 국민에게도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 임플란트 정책은 이런 배경에서 제안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료인 불법행위 대응 위한 자율징계권 확보도 

이와 함께 박 회장은 의료단체의 자율징계권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치협을 비롯한 각 의료단체 중앙회는 윤리위원회를 가지고 있으나, 실질적인 자율징계권이 아닌, 그 전단계인 '자율징계 요구권'을 가지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이에 치협 뿐만 아니라 대한의사협회 등 여러 의료단체에선 회원에 대한 자율징계권이 필요하다고 정부와 국회에 요구하며, 연달아 관련 공청회 및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박 회장은 "현 법률에 의하면 정부는 의료인들을 관리·감독을 해야 하는 의무가 있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정부 역시 변해야 한다고 본다"며 "정부가 의료인들을 관리·감독할 여력이 안되면 치협 등 보건의료단체에게 관리 권한을 줘야 한다"며 "이런 권한을 부여하지 않은 채 계속 늘어난 의료인들의 불법 행위에 대응하지 못하면 궁극적으로 국민의 건강권이 침해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율징계권을 달라는 건 의료단체가 권한을 받아서 칼을 휘두르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의료단체가 스스로 자정하는 워치독이 되겠다는 의미"라며 "의료단체에 자율징계권이 부여되면 그동안 있었던 수많은 잘못된 관행, 비리들이 없어질 거라 본다. 정부는 의료단체에 자율징계권을 신속히 부여해 이 모든 잘못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 대응 위해 소통에 최선 

이날 박 회장은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 관련 대응도 강조했다. 현재 치협은 강경 투쟁보다는 소통을 통한 문제 해결에 방점을 두고 있는 상황. 

박 회장은 "관련 자료가 플랫폼으로 흘러 들어가는 정황이 포착돼 의료민영화의 전초 작전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를 제공하지 않기로 뜻을 모았다"며 "결과적으로는 비급여 가격 공개가 철회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치협 신인철 부회장은 "회원들의 민의로 헌법소원에 참여하면서 이에 집중하기 위해 자료제출을 전면거부했다. 1차로 47명이 거부했고 현재는 회원의 50%가 동참한 상황"이라며"지난해 이미 대부분 회원이 자료를 제출했는데 올해 정부가 수정을 요청한 상황이어서 헌법소원 진행 중인 것을 근거로 거부한 것이다. 이를 복지부도 받아들일 것으로 보이는데 이로 인한 회원 피해 없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 회장은 현재 가장 많이 관심을 받고 있는 재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스스로의 회무를 돌아본 후 회원들에게 부끄럽지 않다면 또한번 출마하겠다는 뜻을 내비췄다. 

회원 참여와 국민과의 소통위한 노력도 

임기 1년 동안 박 회장의 행보를 보면 새 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해 '국민과 함께하는 치과의사, 치과의사와 함께하는 치협'이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내세운 바 있다. 이는 국민 구강건강을 위해 치과의사들이 함께한다는 의미와 함께,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젊은 치과의사 회원들의 협회 가입률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박 회장은 이를 위해 전국 11개 치과대학 중 10곳을 방문, 본과 4학년 학생들을 상대로 치협에 대해 소개하고, 강연회를 통해 개인 치과의원을 경영한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이와함께 치협 'KDA Office 회무시스템' 개선 방안을 마련, 비급여 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한편, 지난 대선에 정책제안서를 여야 선거캠프 및 국회의원에 전달했다.

또한 치과 임플란트 건강보험 확대 정책을 추진했으며, 구인구직사이트 '치과인'을 오픈해 치과계 인력문제 개선에 적극적인 행보도 보였다. 

박 회장은 "협회가 먼저 나서서 회원들에게 손을 내밀고, 한마음 한뜻으로 나갈 때 협회가 힘을 얻을 수 있다"며 "이는 궁극적으로 회원과 국민을 위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재선 출마 여부와 관련해서는 "성과가 없거나 스스로 부끄럽다고 생각된다면 그대로 짐 싸서 고향으로 내려간다는 게 내 소신"이라며 "만약 회장 선거에 출마한다면, 공약은 보궐선거에 출마했을 때의 공약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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