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엽의 해외여행 감염병 이야기(6)

해외여행 사전 준비<5>

◆해외여행 중 환경 위험 요소 관리
지금까지 해외여행 감염병이나 환경 위험 요소를 예방하기 위한 백신과 예방약을 준비 과정을 다뤘다면, 이번 시간부터는 해외여행 중 만날 수 있는 위험 요소 중 감염병을 매개하거나 건강에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모기·진드기 등의 곤충 물림, 태양(자외선), 동물에 의한 교상, 저온 또는 고온지대 노출, 스쿠버다이빙 중에 생기는 기압 변화 등의 위험 요소 대해서도 다뤄보려고 한다.

<모기·진드기 등의 곤충 물림의 예방>
해외여행 중 걸릴 수 있는 모기매개 감염병에는 말라리아, 황열, 뎅기열, 치쿤구니야열, 일본뇌염,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웨스트나일열 등 여러 가지가 있으며, 진드기 매개 감염증에는 국내에서도 많이 발생하는 쯔쯔가무시증,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라임병, 진드기 매개 뇌염 등이 있다.
 
이 중 백신 접종이나 예방약으로 사전 대비를 할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완벽한 예방이 어렵기 때문에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병을 매개하는 모기와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다.
 
해충의 접근을 차단하는 모기장을 사용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공간과 이동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모기 뿐 아니라 진드기 등의 여러 해충의 접근을 막아주는 모기·진드기 기피제(이하 모기기피제)를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처법이라고 할 수 있다.

모기기피제는 여행지에서 살 수도 있지만 성분명도 알기 어렵고 품질이 떨어지거나 효과가 거의 없는 것들도 매우 많다. 때문에 국내에서 미리 구매해서 가져가는 것이 추천된다.

KMI한국의학연구소 신상엽 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 국제여행의학회 여행의학 인증의)
 

<모기기피제의 올바른 선택법>
모기기피제를 선택할 때 식약처에서 '의약외품'으로 허가받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권장된다.
 
현재 우리나라 식약처의 안전성과 유효성 평가를 통과한 모기기피제 성분은 ▲디에틸톨루아미드(DEET) ▲이카리딘(Icaridin) ▲파라멘탄-3.8-디올(PMD) ▲에틸부틸아세틸아미노프로피오네이트(IR3535) 등 네 가지가 있다.

제품 용기나 포장에 '의약외품'이라는 표시가 있으면 식약처에서 허가받은 제품으로 판단할 수 있으며, 각각의 제품마다 모기기피제 종류, 제형, 허가 나이, 사용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주의사항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디에틸톨루아미드(DEET)는 가장 효과가 강력하고 오랜 기간 검증된 성분이다. 캠핑, 등산 등의 긴 시간 외부 활동을 해야 하는 성인에서 1차적으로 선택을 고려한다.

일반적으로 DEET 농도가 높을수록 효과 지속시간이 길어지지만 신경계 부작용 등의 우려가 있어 6세 미만 영아에서는 승인되지 않았고 12세 미만 어린이는 DEET 성분 함유량 10% 이하 제품 사용을 권장한다.
 
이카리딘(Icaridin)과 에틸부틸아세틸아미노프로피오네이트(IR3535)는 DEET보다 자극이 적고 중대한 부작용이 없어 6개월 이상 유아, 임신부 및 모유 수유 여성에서 1차적으로 선택을 고려한다.

파라멘탄-3.8-디올(PMD)은 국내에서는 4세 이상에서 승인됐다. 드물게 피부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고 눈 자극을 일으킬 수 있어 눈에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6개월 미만의 영아에는 승인된 모기기피제가 없기 때문에 모기장을 사용해야 한다.

<모기기피제의 올바른 사용법>
모기기피제는 피부 노출 부위나 신발, 옷 위에 사용이 가능하지만 상처나 염증 부위, 눈과 입 주위, 햇볕에 탄 피부, 옷에 덮인 피부 부위에는 사용하면 안 된다.

분사형 제품은 약 10-20cm 거리를 두고 피부에 분사한 후 반드시 손으로 골고루 펴 발라줘야 한다. 얼굴에 사용할 때는 직접 분사하지 말고 손에 덜어서 눈과 입 주위를 피해서 바른다.

어린이에게 사용할 때는 어린이가 직접 바르도록 하면 안되고 어른 손에 덜어서 어린이의 얼굴과 손을 제외한 부위에 발라줘야 한다.

땀이 너무 많이 나는 상황에서는 땀을 닦고 다시 발라줘야 한다. 땀에 포함돼 있는 젖산이 모기를 유인하기 때문이다.

자외선차단제와 함께 사용할 때는 자외선차단제를 먼저 바르고 충분히 흡수된 후 모기기피제를 사용해야 한다.

말리리아나 뎅기열 등이 풍토병으로 발생하는 지역을 여행할 때는 모기기피제만으로는 충분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방충, 살충효과를 지닌 퍼메트린(permethrin) 성분이 도포돼 있는 모기장과 옷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KMI한국의학연구소 신상엽 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 국제여행의학회 여행의학 인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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