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냉동 볶음밥 제품에서 명칭만 봐서는 어떤 성분이 포함됐는지 알 수 없는 원재료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온라인 쇼핑몰, 쿠팡, 11번가, 옥션, G마켓, 각 제조사들의 온라인 직영몰 등에서 표시·광고하며 판매하는 10개사의 냉동 김치볶음밥·새우볶음밥 각 10개, 총 20개 제품을 무작위로 선정해 원재료명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조사결과 냉동 볶음밥 10개 제조사의 20개 제품 중 19개 제품이 성분 없는 원재료를 사용하고 있었다. 성분 없는 원재료는 소스, 복합조미식품, 향미증진제, 향미유, 합성향료, 혼합분유, 볶음양념장, 맛내기양념, 야채시즈닝오일, 알가열제품, 두류가공품, 절임식품, 기타가공품 등 13종이다.
성분 없는 원재료를 가장 많이 사용한 냉동 볶음밥 제품은 천일식품의 '새우볶음밥'이었고, 같은 제조사의 '천일냉동김치볶음밥N'이 뒤를 이었다. CJ제일제당 '비비고 새우 볶음밥'은 3위를 차지했다.
성분 없는 원재료명 가운데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한 것은 '소스'와 '복합조미식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 및 식품첨가물공전'은 소스류를 '동・식물성 원료에 향신료, 장류, 당류, 식염, 식초, 식용유지 등을 가하여 가공한 것으로 식품의 조리 전・후에 풍미증진을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복합조미식품은 '식품에 당류, 식염, 향신료, 단백가수분해물, 효모 또는 그 추출물, 식품첨가물 등을 혼합하여 수분함량이 8% 이하가 되도록 분말, 과립 또는 고형상 등으로 가공한 것으로 식품에 특유의 맛과 향을 부여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쉽게 말해, 성분 없는 원재료명을 가진 '소스'와 '복합조미식품'은 식품 특유의 맛과 향을 부여하기 위해 다양한 식품첨가물들을 여러 형태로 조합한 것이라는 뜻이다.
2006년부터 식품을 만드는데 필요한 모든 원료를 표기하도록 '식품표시제'가 강화됐다. 가격, 품질, 성분, 성능, 효력, 제조일자, 유효기간, 사용방법, 영양, 가격 등에 관한 각종 식품정보를 제품의 포장이나 용기에 문자, 숫자, 도형을 사용해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일괄표시제 같은 예외규정도 있다. 일괄표시제는 여러 가지 첨가물을 넣어도 목적이 같다면 용도명만 적으면 되는 제도다. 예를 들어, 필요한 한가지 향을 만들기 위해 최대 2000가지의 화학물질을 조합하더라도 원재료명에는 향료라는 용도명만 적으면 되는 것이다. 소스와 복합조미식품도 마찬가지인 셈이다.
일괄표시제로 인해 소비자는 식품을 구매할 때 원재료로 무엇을 사용했는지, 원재료의 함량은 어떻게 되는지, 발색제, 감미료, 보존료, 유화제 등이 들어 있는지에 대한 정보 없이 제품을 구매할 수밖에 없다. 이는 소비자의 알 권리가 철저히 침해당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정부와 제조사들은 식품 안전성 논란을 해소하고, 소비자들이 믿고 식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예외 없는 식품완전표기제를 실시해 원재료명을 명확히 표시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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