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피임약 타러 오는 남성들, 1일 평균 4건씩 처방

남성처방 연평균 1432건… "대리처방은 법위반 소지 높아"

사후(응급)피임약은 한 번만 먹어도 부작용이 일어나고 여러 번 복용한 사람이 나중에 임신을 하면 자궁 외 임신 같은 문제를 겪을 수도 있어 불법 처방에 대한 대책 마련과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인재근 더불어민주당(서울 도봉갑) 국회의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사후(응급)피임약 총 처방 건수는 68만8726건이며 2019년 20만 46건, 2020년 22만5881건, 2021년 26만2799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중 전문의약품인 사후(응급)피임약을 남성이 처방받은 건수는 2019~2021년 3년간 총 4298건으로 2019년 1529건, 2020년 1377건, 2021년 1329건 발생했다. 연평균 1432건으로 불법 처방이 의심되는 부분이다.

여성이 사용할 목적의 사후(응급)피임약을 남성이 대신 처방받을 경우 이를 처방하는 자는 의료법 제17조1항을 위반한 것이고, 대신 처방받아 여성에게 전달한 남성은 약사법 제44조1항 위반한 것이다.

대리처방은 환자의 의식이 없는 경우, 또는 환자의 거동이 현저히 곤란하고(교정 시설 수용자, 정신질환자, 치매 노인 등) 동일한 질병에 대해서 오랜 기간 같은 처방이 이뤄지는 경우에만 가능하도록 엄격하게 하고 있어 남성들이 처방받는 경우는 법 위반 가능성이 높은 것.

연령별로는, 19세 미만의 미성년자에게 6만4588건(9.4%), 이어서 20대가 36만2942건(52.7%), 30대가 18만1079건(26.3%), 40대가 7만3622건(10.6%) 순이다. 특히 미성년자 처방 건수는 2019년 1만 9122건, 2020년 2만231건, 2021년 2만5235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인재근 의원은 "사후(응급)피임약은 전문의약품으로 '호르몬 폭탄'이라고 불리며 아주 신중하게 복용해야 하는 약"이라고 오남용 위험을 지적했다. 이어 "특히 미성년자에게는 사후(응급)피임약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에 부작용 위험이 더 크다"며 "대리처방, 비대면 진료의 허점 등 정부의 대책 마련과 개선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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