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혈요법(出血療法)의 중요성]
▷지난호에 이어
예를 들어 고무풍선에 바람을 넣고 한쪽에 압박을 가하면 맨 끝쪽으로 공기 압력이 모이게 된다. 이때 살짝만 건드려도 풍선은 터질 것 같은 상태가 된다. 그러나 아무 곳에서나 공기를 빼면 압력이 낮아지게 된다. 사람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뇌압이 너무 높거나 순환이 안돼 급박한 상태(심장 쇠약)가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때 피를 빼면 빼는 것만큼 뇌압이 낮아지고 혈액순환 불량을 개선할 수 있다.
우리의 몸에서 피가 제일 잘 나오는 부위는 손끝 부분이다. 살이 많은 부위는 평상시에도 피가 잘 나오지 않아 부항기를 붙여야 하며, 또 발끝에서도 피가 잘 나오지 않는다. 손끝에서 피를 뺄 경우에 가급적 엄지손가락보다는 중지(中指) 끝에서 피를 빼는 것이 좋다.
인사불성이나 경기, 급체, 뇌출혈증 등은 뇌의 모세혈관에 압력이 높아져 있는 상태인데, 이때 수지침요법의 원리인 두부(頭部)에 해당되는 부분이 곧 중지가 된다. 그러므로 두뇌의 상응부위인 중지에서 출혈시키는 것이 훨씬 효과가 우수하고 빠르며, 양손을 모두 출혈한다.
그리고 엄지 손등에 출혈침을 자주 찌르면 침 자국이 남는다. 손바닥은 상처가 거의 완전하게 회복되나 손등 쪽에는 흔적이 남는다. 엄지손가락에 상처 흔적이 생기면 만성 위장질환을 일으킬 염려가 있기 때문에 엄지손가락 손등에서의 출혈은 몇 번 정도는 좋으나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오지(五指) 중에서 제일 운동량이 많은 손가락은 제1지와 제2지이다. 운동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기능항진이 되거나, 흥분을 유도하게 돼 심승(心勝)·간승(肝勝)이 많아지게 된다. 그러나 제3·4·5지는 운동량이 적은 편에 속한다. 엄지손가락에 상처와 흔적이 있으면 간장병이 유발·발생·악화될 수도 있다.
그러나 중지는 중간적인 입장에 있기 때문에 상처를 내어 흔적이 남아도 편중된 반응이 덜 일어난다. 특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허증(脾虛症)이 많기 때문에 중지에 자극을 주면 비승(脾勝)을 유도해 오히려 두뇌 기능을 더욱 좋게 할 수도 있다.
소위 수족침(手足針)에서는 엄지손가락을 머리로 생각해 엄지손가락에 자극을 줘 머리의 질병을 치료한다고 하나 이는 오히려 병증을 악화시킬 염려가 있다.
엄지손가락을 자주 찔러서 피를 뺄 땐 일종의 '중독현상(中毒現象)'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음식을 먹고 체하거나 소화불량이 일어날 때 약물요법으로 치료되지 않는 환자들도 있다.
이런 환자들은 항상 복중(腹中)이 답답하고 더부룩하며, 기(氣)가 통하지 않는 것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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