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산 멸균우유의 파상 공세

[기자수첩]

최근 수입 멸균우유 때문에 낙농가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수입 멸균우유의 국내 점유율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빠르게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1L짜리 국산 우유 한 팩 가격이 2600~2700원 하는 상황에서 가격이 반값이고, 유통기한이 훨씬 긴 제품을 찾는 소비자를 탓할 수는 없다. 고물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소비자들은 어떤 특정 브랜드를 선호하기보다 브랜드에는 상관없이 가격을 먼저 염두에 둘 것이다.

시중 마트에서 폴란드 멸균우유의 경우 1L짜리 한 팩을 국산 우유의 반값도 안 되는 1200원 안팎으로 살 수 있다. 고온 가열을 거쳐 미생물을 없애, 최대 6개월 보관할 수 있는 수입산 멸균 우유는 유통기한이 10일인 일반 냉장 우유와 영양소 차이가 크게 없다고 홍보한다.

오는 2026년부터는 유럽·미국산 유유와 치즈에 대해 무관세를 적용된다. 유럽산 수입 유제품 의 관세가 철폐되면 가격은 더 내려가는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일부 언론 매체를 통해 수입산 멸균우유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채널을 통해 독일, 폴란드, 호주산 등 수입산 멸균우유를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서, 일부 소비자들은 수입산 멸균우유에 대한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카페 커뮤니티 상에서 수입산 멸균우유에 대한 근거가 불확실한 내용들이 난무해 팩트 체크가 필요한 시점이다.

실제로 수입산 멸균우유는 유통기한이 대개 1년으로 설정돼 있어, 품질과 안전성에 대한 보장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유통과정도 길어 국내에 들어오기까지 약 한 달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신선우유의 경우, 착유 후 적정온도로 바로 냉각시킨 후 외부에 노출되지 않은 신선한 원유 상태 그대로 2~3일 내 유통되는 시스템이다. 이 때문에 국내 신선우유는 맛과 신선함, 안전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 국내 낙농가들도 국내산 우유가 신선도, 맛, 품질 면에서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료값이 폭등해 국내 낙농업계는 울상이다. 소비자들이 수입 우유만을 찾는다면 국내산 우유의 설 자리는 없어진다. 낙농가 피해는 최소화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정부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유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진 요즘, 소비자들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무분별한 정보를 배포하기 전 수입산 멸균우유에 대한 정확한 검증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국내 우유의 우수성과 품질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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