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엽의 해외여행 감염병 이야기(4)

해외여행 사전 준비<3>

◆해외여행 전 건강 위험요소 관리
지난 시간에는 해외여행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백신 접종에 대해 살펴봤다. 이번에는 말라리아, 여행자 설사, 고산병, 렙토스피라 등과 같이 백신은 아직 개발돼 있지 않지만 예방약이 있어 대비가 가능한 질환에 대해서 살펴보려고 한다.

<말라리아>
비교적 경미한 증상을 나타내는 삼일열 말라리아가 주로 유행하는 중미, 중동, 터키, 한국 등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만 복용해도 되고 임신 시에도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클로로퀸(chloroquine) 또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hydroxychloroquine)을 사용할 수 있다.

여행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는 프리마퀸(primaquine)이나 타페노퀸(tafenoquine)을 사용할 수도 있으나 복용 금기 사항을 잘 살펴야 한다.

KMI한국의학연구소 신상엽 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 국제여행의학회 여행의학 인증의)

증상이 심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열대열 말라리아가 유행하는 아프리카, 아시아, 중남미의 개발도상국 등에서는 열대열 말라이아 원충이 기본적으로 클로로퀸(chloroquine)에 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메플로퀸(mefloquine), 아토바쿠온-프로구아닐(atovaquone/proguanil), 독시사이클린(doxycycline), 타페노퀸(tafenoquine)을 지역별 내성 특성과 여행자의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선택해 사용해야 한다.

이 가운데 메플로퀸(mefloquine)은 일주일에 한 번만 복용해도 되고 임신 시에도 조심해서 사용할 수 있지만 중증의 신경계 부작용 발생 여부를 미리 확인해야 하며, 아토바쿠온-프로구아닐(atovaquone/proguanil)은 약물을 중단해야 할 정도의 심각한 부작용은 드물지만 매일 복용해야 하며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다.

독시사이클린(doxycycline)은 가격이 저렴하지만 여행 전후 가장 긴 기간을 매일 복용해야 하며 항균범위가 넓고 임신부와 소아에게 사용이 어렵기 때문에 사전 확인이 필요하다. 타페노퀸(tafenoquine)은 복용이 간편하지만 가격이 비싸고 복용 금기 사항을 잘 살펴야 한다.

일부 열대열 말라리아 유행 지역에서는 메플로퀸(mefloquine)에 내성인 열대열 말라리아 원충이 보고되고 있으므로 이를 고려해 약제를 선택한다.

<여행자 설사>
오염되지 않은 물과 음식을 섭취하기 어려운 개발도상국을 여행하는 경우 설사와 동반해 고열, 혈변, 점액변 등의 이질 증상이 나타는 경우가 흔하다. 그런데 의료 수준이 낮거나 의료기관 접근성이 떨어져 적절한 진료를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 단순 설사가 아니라 이질 증상이 나타난 경우는 대부분 병원성 대장균 등에 의한 세균성 장염인 경우가 많은데 이를 여행 시에 흔히 발생하는 단순 설사로 생각하고 지사제만 사용하는 경우 매우 위험할 수 있으므로 이를 대비해 여행 전 항생제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질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아지트로마이신(Azithromycin) 1g 단일 요법이나 500mg 3일 요법이 추천된다.

과거에 많이 사용하던 플루오로퀴놀론(Fluoroquinolones)계열 항생제는 내성균 출연 및 임신부와 소아 사용 제한으로 1차 약제로 권장되지 않는다. 이질 증상이 없는 경미한 설사에 대비해서는 Rifaximin(리팍시민) 또는 Rifamycin(리파마이신정)을 준비한다.

이러한 항생제들은 지사제인 로페라마이드(Loperamide)와 같이 사용하면 빠른 증상 완화를 보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여행 전 같이 준비한다.

/KMI한국의학연구소 신상엽 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 국제여행의학회 여행의학 인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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