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싱가포르 뷰티 키워드 '그린 코스메틱'과 '멀티 기능성'

[글로벌 뷰티 트렌드] 크루얼티 프리·하이브리드 인기… 주요 유통채널 나이카·라자다

인도와 싱가포르 화장품 시장에서 최근 떠오르는 주요 키워드는 각각 그린(Green)과 다기능(Multi)으로 나타났다.

인도에서는 고대 힌두교 대체의학인 아유르베다(Ayurveda)의 영향으로 천연 성분을 활용한 제품에 관심이 높은 편이다. 최근에는 친환경,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많은 브랜드들이 그린 코스메틱 콘셉트의 화장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클린·유기농 원료나 성분뿐만 아니라 제품 처방과 용기, 포장 등에서 친환경적 요소를 갖춘 그린 코스메틱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싱가포르에서는 번거롭지 않은(fuss-free) 뷰티 루틴을 지향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복잡한 단계를 줄이면서 높은 효과를 자랑하는 멀티 기능성 화장품의 인기가 높다. 기존 스킨케어 단계를 줄이는 데에 집중한 올인원(All-in-One) 제품과 달리 품목 카테고리의 벽을 넘나들며 특정 기능을 결합한 제품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스킨케어 성분을 함유한 파운데이션, 톤업 효과를 가진 세럼, 클렌저와 자외선 차단제가 결합된 제품과 같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접목한 멀티 콘셉트의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2022년 글로벌 코스메틱 포커스' 5호에서 인도와 싱가포르의 뷰티 트렌드를 집중 점검하고 현지 시장에 진출하려는 국내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에 대해 조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여성들이 피부 건강과 안티에이징에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 항산화, 보습 등 다양한 효과가 있는 비타민E 성분이 인기다.

자외선 차단제 시장에서는 강력한 자외선 차단과 함께 피부에 자극없이 순하면서 스킨케어 효과를 갖춘 제품의 수요가 높다. 모공을 막지않은 논코메도제닉을 적용한 제품도 많이 볼 수 있으며, 미네랄 성분이 피부 표면에서 자외선을 반사시키는 물리적 자외선 차단제도 주목받고 있다.

올해 인도의 메이크업 트렌드는 베이스부터 립, 아이 메이크업까지 지속력이 높은 롱 래스팅 메이크업과 촉촉한 광채가 살아있는 듀이(Dewy) 메이크업이 인기다. 여름 시즌을 맞아 워터 프루프(물에 강한), 스웻 프루프(땀에 강한), 스머지 프루프(번짐 방지)를 아우르는 서머 프루프(Summer proof)에 대한 니즈도 높아지고 있다.

지속 가능성과 윤리적 소비가 중요 가치로 대두되면서 '크루얼티 프리'와 '그린 코스메틱'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크루얼티 프리를 입증하기 위해 국제동물보호단체 PETA의 인증을 받는 사례도 늘고 있다. 그린 코스메틱은 천연성분 활용뿐만 아니라 제품 처방 전반과 포장재 등 다각적으로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인도 시장은 자국 기업에 투자하려는 움직임이 증가했으며 화장품 역시 인도 브랜드들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인도 정부가 자국 제품의 소비와 홍보를 권장하는 일명 'Vocal for Local'을 주장하기 전부터 화장품 시장에는 인도 현지 브랜드들이 급증했다.

이들 로컬 브랜드들은 천연성분, 아유르베다 등을 앞세워 인도인의 피부 타입에 맞춘 제품을 선보이며 빠르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연구원은 "지속 가능성, 윤리적 소비는 인도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중요한 가치로 대두되면서 그린 코스메틱, 크루얼티 프리 등이 대세로 자리를 잡았다"며 "한국의 많은 브랜드들도 크루얼티 프리를 표방하고 있어 인도 시장 진출 시 이를 어필할 수 있도록 글로벌 인증을 취득해 웹사이트, 제품 패키징 등에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싱가포르에서는 에스테틱에서 주로 사용되던 앰플이 데일리 스킨케어에 추가되면서 다양한 앰플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 브랜드 제품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일반적인 고농축 앰플뿐만 아니라 마이크로 니들을 접목해 유효 성분을 피부 깊숙이 효과적으로 흡수시킬 수 있도록 고안한 제품이나 톤업 메이크업 효과를 겸비한 하이브리드 앰플도 눈에 띈다. 손상된 피부 장벽 강화를 위해 세라마이드를 주성분으로 하는 현지 브랜드 제품들의 수요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올해 싱가포르의 메이크업 트렌드는 매트한 마무리에 약간의 광채를 더해 매트 글로우 베이스에 입술과 눈가 등에 자연스러운 반짝임을 가미하는 색조 메이크업이 주목받고 있다. 습하고 더운 날씨 때문에 과거에는 보송하고 매트한 메이크업이 유행했지만, 최근에는 윤기를 더해 건강해 보이면서 자연스럽게 광채가 나는 피부로 연출하는 메이크업에 대한 선호가 높아졌다.

K-뷰티 트렌드로 글로시한 립과 글리터 아이 메이크업이 소개되면서 싱가포르 여성들의 관심도 높아졌으며 뷰티 전문가들은 앞으로 글로시한 립 제품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팝, K-드라마 등의 한국 콘텐츠들이 인기를 끌면서 한국 셀럽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높으며, K-뷰티의 인기도 지속되고 있다. 현지 매체들이 한국 셀럽들의 스킨케어 방법과 메이크업 룩, 헤어 스타일 등의 콘텐츠를 다양하게 다루면서 이를 구현할 수 있는 뷰티 제품들도 주목받고 있다.

번거롭지 않은 뷰티 루틴을 지향하는 싱가포르 소비자들 사이에서 복잡한 단계를 줄여주고 높은 효과를 자랑하는 하이브리드 멀티 태스킹 제품들의 수요도 높은 편이다. 다양한 스킨케어 효과를 하나에 담은 제품이나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기능을 겸비한 제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현지 전문가는 싱가포르에서 한국 화장품이 여전히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최근 중국 화장품과 중국 인플루언서들 또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시장에서 한국의 주요 경쟁자는 중국 브랜드들이라는 것.

중국 화장품은 한국과 유사한 셀링 포인트를 어필하고 있지만, K-뷰티는 천연 성분과 더 자연스러운 모습을 추구하고, C-뷰티는 빠른 피부 개선 효과와 사진이 잘 받는 메이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의견이다.

연구원은 "스킨케어와 메이크업에 많은 시간을 들이고 싶어 하지 않는 싱가포르 소비자를 잡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기능·품목 조합에서 벗어나 틀을 깨는 혁신적인 하이브리드 아이디어로 새로운 카테고리와 시장을 창출하는 전략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한편 양국의 주요 유통채널로는 나이카(Nykaa, 인도)와 라자다(Lazada, 싱가포르)가 꼽혔다.

나이카는 인도의 대표적인 뷰티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2022년 미국 타임지에서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기업'에 선정된 주목을 받았다.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모든 제품은 각 브랜드 또는 공인 벤더로부터 직접 제품을 소싱하고, 각 브랜드의 정품 인증서를 공개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또한 2014년을 시작으로 현재 인도 전역에서 운영 중인 70여개 오프라인 매장을 판매하는 제품 특징에 따라 럭스(Luxe), 온 트렌드(On Trend), 키오스크(Kiosk) 등 3가지 타입으로 나누어 매장을 방문하는 소비자들에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라자다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는 동남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월간 이용자수 1억6000만명, 연간 매출액 26조5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유통 채널이다. 지난 5월 싱가포르 내무부에서 발표한 전자상거래시장 거래안전등급에서 아마존(Amazon), 큐텐(Qoo10)과 함께 가장 높은 안전 등급으로 평가받아 시장에서 신뢰도도 높다.

'라자다 6.6 메가 세일'과 같은 판촉 이벤트는 물론,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인 '라즈 라이브(Laz Live)', 보너스 적립 온라인 게임 '라지 스타(Lazzie Star)' 등 부가 서비스를 통해 단순 쇼핑뿐만 아니라 플랫폼 방문 자체에 재미를 부여하고 이러한 경험이 쇼핑으로 이어지도록 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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