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 코미디언 김병조 씨를 좋아한다

허정 교수의 보건학 60년/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전 보건대학원장)

과거 많은 활동을 했던 코미디언 김병조 씨가 아직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용식 씨와 대담하는 TV 프로를 보았다. 김병조 씨는 40여년 전 꽤 인기 있었던 코미디언이었다. 70세가 넘은 사람들에겐 매우 친근하지만, 정치적인 설화로 연예계를 은퇴한 사람이다.

오랜만에 방송에서 보니 반갑기도 하고, 그동안 세월이 많이 흘렀다는 느낌도 들었다. 설화사건으로 연예계를 떠나 한문 선생을 했다고 한다. 특히 명심보감을 가르쳤다는 얘기도 했다.
명심보감은 조선시대 어린이나 부녀자들의 인격 수양을 위한 한문 교양서로 현대에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다. 그를 다시 보니 새롭고 옛날 생각이 났다. 옛말에 새가 죽기 전에 우는 소리는 슬프고, 사람은 나이 들어 착한 소리를 많이 한다고 한다.

김병조 씨는 코미디언을 그만두고 한문을 가르치면서 여한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시청자의 입장에서 그가 다시 한 번 코미디언으로 노익장을 과시하며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세상사는 느리게 가는 것 같아도 어떻게 보면 참으로 빠르다. 설화사건으로 연예계를 떠난 그에 대한 호감을 아직도 떨칠 수가 없다. 전쟁터에서도 반드시 이기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질 때도 있다. 그렇다고 그 장수가 세상에서 없어지거나 매장되지는 않는다.

좀 다른 얘기지만 5.16쿠데타를 주도했고 우리나라 근대화에 적지 않은 기여를 했지만, 18년이란 긴 세월 동안 독재를 했던 박정희 대통령도 해방 이후 젊은 나이일 때 정치적 소용돌이에 휩싸인 적이 있다. 국방경비대에서 남로당 책을 맡아 사형선고로 목숨을 잃을 뻔한 것이다. 다행히 백승엽 장군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목숨을 보존하고 문관으로 있다가 6.25 전쟁이 나자 장도영씨의 도움으로 복직되고 육군 소령으로 새롭게 출발했다는 얘기를 알고 있다.

인생은 참 드라마와 비슷하다. 박 대통령이 사형선고에도 목숨을 보존해 과거 남로당과의 인연을 끊고 국군으로 돌아와 육군 소장까지 지냈으며, 그 후 쿠데타에 성공해 정권을 잡고 경제발전에 힘썼던 것도 사실이다.
총칼로 정권을 빼앗아 독재정치를 했지만, 대한민국을 후진적인 농업국가에서 선진국형 산업국가로 올라서게 했던 것도 바로 박 대통령이다.

김병조 씨의 설화사건은 박 대통령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단지 일시적인 실수로 설화에 연루돼 연예계를 은퇴한 것은 참 아쉽다.
그가 코미디언으로서 다시 설 수 있기를 바란다. 활기차게 연예계에 복귀해 시청자를 즐겁게 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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