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프랜차이즈, 매출원가 하락에도 가격 올려

매출액 상위 5개 브랜 중 BBQ 인상 폭 가장 커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매출원가율의 하락세에도 가격을 최고 2000원 인상해 소비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국내 치킨 업계 상위 5개 프랜차이즈의 재무제표 분석, 주 원재료인 닭고기 가격 분석을 통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상승세로 나타나고 있어 가격을 인상할 근거가 약하다고 분석했다.

교촌치킨과 BHC는 2021년 11월과 12월에 각각 인건비, 수수료와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의 이유로 치킨 가격을 인상했다. BBQ는 가격 동결을 선언했지만 이달 2일부터 재료비,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사이드 메뉴와 음료, 주류를 제외한 모든 메뉴의 가격을 인상해 치킨 가격 2만원 시대를 열었다.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최근 5개년 동안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의 매출액 상위 5개 브랜드(교촌치킨, BHC, BBQ, 처갓집양념치킨, 굽네치킨)의 가맹점 평당 평균 매출액은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이번에 가격 인상을 단행한 BBQ의 경우 2020년, 전년 대비 90.1%라는 가맹점 평당 평균 매출액 증가율로 2배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5개 브랜드 모두 코로나 시기인 2020~2021년 동안 모두 매출액이 증가했다. 매출액 상위 5개 치킨 브랜드 가맹본부와 가맹점 모두 5개년 동안 매출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이들 프랜차이즈 본부의 손익계산서를 보면, 가맹본부의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굽네치킨(8.8%)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업체 가맹본부의 경우 10% 이상 증가했고, 특히 처갓집양념치킨은 17.2%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의 경우에는 BBQ가 5년간 연평균 33.8%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가운데 5개 업체 모두 5개년 연평균 12% 이상씩 증가해 안정적인 손익구조를 보였다. 치킨 프랜차이즈와 도·소매업 손익구조를 비교해 보면, 지난 5년간 치킨 가맹본부의 평균 영업이익률(약 14.2%)이 2020년 도·소매업 평균(약 2.5%)보다 5.7배 높은 것이다. 

인건비나 원부자재 가격 인상이 기업의 손익구조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않고 매출액과 영업이익률이 상승세로 나타나고 있어 가격 인상의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가격 인상 때마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을 가격 인상 근거로 제시하지만 물가감시센터는 주 원재료인 닭고기 가격을 보더라도 이 또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국육계협회의 닭고기 9~10호 시세를 조사한 결과, 닭고기의 연평균 시세는 2015년 3297원에서 2020년 2865원까지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다가 2021년 3343원으로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의 2021년 축산물 유통정보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닭고기 출하 비중은 계열출하가 97.6%, 일반출하는 2.4%에 불과한데, 6개월에서 1년 단위로 닭을 안정적인 가격으로 공급받는 프랜차이즈 본사가 닭고기 가격을 핑계 삼아 가격 인상을 주장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물가감시센터 측은 "치킨 가격 인상 근거의 타당성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치킨 프랜차이즈 본부는 소비자들의 의심을 거둘 수 있도록 가맹점 원부자재 가격공개를 통해 가격 인상의 근거를 투명하고 명확하게 밝히고 이를 통해 가맹점과의 상생 운영을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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