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산업 전문가 양성에 대한 필요성 대두

구성욱 연세의료원 대외협력처장(연세대학교 대학원 의료기기산업학과 주임교수)

국내외 동향, 국내 인허가 인력 수요 급증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품목허가(허가‧인증‧신고)된 의료기기는 안전성과 유효성을 재검토하고 효율적인 의료기기 관리를 위해 5년마다 갱신하는 의료기기 갱신제도를 도입했다.

대상은 허가‧인증을 받거나 신고한 전 등급의 의료기기가 해당된다. 유효기간은 2020년 10월 8일 이후 품목허가 제품은 허가일로부터 5년을 부여하고 2020년 10월 8일 이전 품목허가 제품은 식약처장이 2025년~2030년 범위 내에서 별도로 부여하고 있다. 모든 등급의 의료기기가 갱신제도에 적용됨에 따라 의료기기 업체에서는 기존의 품목허가를 5년마다 재발급 받아야 하기에 이를 위한 인허가 전문인력의 수요가 앞으로 급증할 것이 예상된다. 
 
국내 GMP(품질관리시스템)는 최신 국제 기준규격인 ISO 13485:2016을 도입함에 따라 국내 제조업체에서 변경된 품질관리시스템 기준 및 규정을 운영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의료기기 제조업체에서는 사용적합성평가, 소프트웨어 벨리데이션 등의 필수 요구사항을 담당할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으며 기존 인력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최근 디지털의료기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디지털 기반 의료기기사업의 맞춤형 규제지원 강화를 위해 식약처에서는 디지털 헬스규제지원과를 신설했다. 디지털 헬스기기의 기술문서 심사에서부터 임상시험자료 심사, 기준‧규격 설정 등의 업무가 지원되며, 관련 업무의 인력 수요 또한 증가했다.
 
해외 의료기기산업 규제 강화 

선진국은 기준 규격 강화 및 임상자료 요구 등 규제를 통한 시장진입 장벽을 높이고 있으나 국내 기업들의 준비는 부족한 실정이다. 미국은 기존 의료기기 인허가에 있어서 510(k) 심사대상 중 본질적 동등성을 증명하거나 시판 후 평가가 필요한 의료기기에 대해 Class Ⅱ(b)로 분류하며 임상자료를 요구한다.

유럽의 의료기기 제품 인허가는 의료기기 지침인 MDD(Medical Device Directive)/IVDR(In Vitro Diagnostic Directive)에서 의료기기 규정인 MDR(Medical Device Regulation)/IVDR(In Vitro Diagnostic Regulation)로 강화됨에 따라 보다 엄격해진 규제로 관리되고 있다. 일본과 중국에서도 해당 국가의 품목허가를 위해 해당 국가 내의 임상시험 자료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에 국내 의료기기 기업에서도 해외 인증을 위해 관련 컨설팅 및 교육프로그램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의료기기산업 분야의 전문 인력 교육프로그램은 생산 및 GMP 프로그램 위주로 운영되고 있으며, R&D, 기술사업화 및 경영관리 교육과정은 전무하다. 학술 중심의 대학교육과 단기교육(평균 14시간) 프로그램으로는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실무형 인재 양성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의료기기산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사업확대를 위해서는 연구개발, 인허가, 기획 및 경영관리 등 분야에 걸친 의료기기산업 중심의 전문학위과정이 대두된다. 치열한 글로벌 시장 경쟁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교육 훈련 및 직업 강화 프로그램을 통해 우수 인력이 공급돼야 한다.

의료기기 전문 교육 과정

연세대 대학원 의료기기산업학과는 빠르게 발전하는 의료기기산업 발전의 수요에 따라 실무중심의 의료기기산업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2018년 학과를 신설했다. 현재 석사과정 78명, 박사과정 28명, 통합과정 3명으로 총 109명의 대학원생이 재학하고 있으며, 졸업생은 55명을 배출했다(취업률 100%). 지난 4년간 의료기기산업학과 개설 이래로 폭풍 성장을 하고 있으며 안정적인 학과 운영으로 학생들의 요구에 맞는 교육의 기틀을 마련했다.

교원으로는 총 36명의 교수진이 의료기기산업학과에 소속돼 의과대학, 공과대학, 보건대학, 경영대학, 간호대학 등 다양한 교수진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14명은 의료기기산업계 또는 전문기관에 재직 중인, 실무교육이 가능한 전문가를 겸임교수로 구성돼 있다.

의료기기산업학과는 '의료기기규제과학 전공'과 '의료기기 기술사업화 전공'으로 구분해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의료기기 기술사업화 전공은 '의료기기 R&D 및 제품화 트랙'과 '의료기기 창업 및 마케팅 트랙'으로 구성돼 있다. 각 전공별로 전공선택 교과목이 각각 7과목, 11과목, 공통과목으로 5과목이 운영돼 대학원생들에게 분야별로 특화된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의료기기산업학과는 전일제 재학생들에게 6개월 이상의 장기현장실습을 진행하고 이를 학점으로 인정받는 교과목을 함께 운영 중이다. 실무 교육을 이론적으로 교육받는 것뿐만 아니라 유관기관이나 산업체에 장기현장실습을 통해 현장에서 배우고 적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화된 장점이다. 의료기기산업체, 인허가기관, 임상시험 수탁기관 등 장기현장실습에 대한 상호협약을 66개 업체와 맺으며 장기현장실습 대상 기관을 확대하고 있다.

석사과정 전일제 재학생을 대상으로 총 37명이 장기현장실습을 진행했으며 이 중 현장실습 기관으로 취업한 실적도 보유하고 있다. 연세대 대학원 의료기기산업학과는 평균 4.9:1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내며 지속적으로 우수한 인재들이 지원하고 있다.
 
의료산업 최고위자 과정 교육

2020년도부터 의료산업 분야와 관련한 CEO, CTO 등 경영진과 관리자, 유관기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비학위과정 교육프로그램인 '의료산업 최고위자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첨단의료기기 정책, 의료기기 건강보험, 바이오헬스 정부 정책 방향 등 의료산업 전반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강의로 구성되고 강의 후 주요 현안에 대한 토론도 진행한다. 현재까지 1기 23명, 2기 27명, 3기 23명의 의료산업 경영진들이 본 과정을 이수함으로써 경영진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의료기기산업체의 대부분이 수도권에 중심으로 분포돼 있어 지역 의료기기클러스터 재직자를 대상으로 교육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학점인정 Credit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오송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대구경북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등과 학점인정 Credit 프로그램을 공동 운영 중으로, 지역 의료기기전문단지 종사자들에게도 의료기기산업 분야 재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규제과학(RA) 전문가 교육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으로부터 '의료기기 RA전문가 교육기관'으로 지정돼, 의료기기 RA교육과정을 운영한다. 교육 수료 시 수료증 발급 및 RA국가자격 시험 응시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연간 2회 교육이 진행되며, 1학기에는 교과과정으로 대학원 재학생을 대상으로 RA전문가 교육을 진행하고, 2학기에는 재직자들과 미취업자를 대상으로 5일간 집중교육을 통해 시판 전 인허가, 사후관리, 품질관리, 임상시험, 해외인허가제도를 교육하고 있다.
 
연세대는 학위과정, 비학위과정(최고위자 과정, 재직자 교육과정 등)을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의료기기산업전문가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우수한 의료기기산업 전문가 양성을 위해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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