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찬병원, 2년 만에 로봇 인공관절수술 1만례 달성

환자 "수술 후 통증감소, 보행거리 늘어, 의사 "정확도 높아 동료의사에 적극 권유할 것"

힘찬병원이 로봇 인공관절수술 1만례를 달성했다고 12일 밝혔다.

2020년 6월 목동힘찬병원에 처음 로봇수술 시스템을 도입한 지 약 2년만의 성과로 로봇 인공관절수술의 대중화에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도입 한달 만에 1백례, 1년여만에 5천례를 달성해 의료계의 주목을 받아온 힘찬병원은 현재 목동을 비롯, 강북, 강서, 부평, 인천, 부산, 창원 등 7개 지점에 총 11대의 로봇수술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말기 퇴행성관절염 환자에게 최선이자 최후의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는 무릎 인공관절수술은 2020년 한 해만 12만건(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달할 정도로 보편화돼 있다. 기존 인공관절수술로도 환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지만 2~3년전부터 로봇수술이 국내에 본격 도입되면서 힘찬병원의 경우 무릎 인공관절수술 환자 중 80% 이상이 로봇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인공관절 수술의 큰 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증거다.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은 "수술의 정확도와 성공률을 1%라도 더 높이기 위해 기존 인공관절수술에 로봇시스템을 접목하게 됐다"며 "작년 말 기준 누적 14만례에 달하는 무릎 인공관절수술 경험을 가진 숙련된 전문의와 정밀한 계측이 가능한 로봇시스템이 더해져 수술의 완성도를 높였고, 환자들의 만족도도 좋아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특히, 목동힘찬병원에서는 국내에서 단 2개 병원만 시행하고 있는 로봇 부분치환술도 가능하다. 부분치환술은 연골이 닳은 무릎 내측만 부분적으로 치환하기 때문에 자기 관절을 보존하는 장점이 있지만 인대균형을 맞추기 어려운 고난도 수술로 보편적으로 시행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로봇시스템을 활용하면 컴퓨터로 계산된 수치를 활용해 정확하게 인대균형을 맞추고, 통증을 유발하는 관절염 부위를 치환해 통증감소는 물론 수술 후 다음날 바로 보행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단 1%라도 성공률 높여라, 다양한 임상경험과 수술 숙련도는 필수

무릎 인공관절수술은 손상된 연골과 뼈를 절삭하고, 그 자리에 환자에게 가장 맞는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로, 손상부위를 얼마나 정교하게 깎아내고, 인공관절을 얼마나 정확하게 삽입하느냐에 따라 수술결과가 좌우된다.

로봇수술은 수술 전 계획과 수술 중 시뮬레이션을 통해 결과를 미리 예측한다. 3D CT영상으로 구현된 환자의 무릎상태를 분석해 환자에게 맞는 인공관절의 크기, 절삭 범위, 삽입 위치 등을 미리 계산해주는 것이다. 본격적인 수술에 들어가면 집도의는 실제 환자의 무릎을 직접 굽히고 펴보면서 무릎 관절간의 간격, 다리의 축, 인대의 균형을 맞춘다. 이때 기존에는 눈으로 보면서 감으로 했다면, 로봇이 계산해낸 수치를 통해 보다 정확하게 할 수 있게 됐다. 관절 간격과 다리 축이 바르면 휘어진 다리가 일자로 교정되는 것은 물론, 무릎을 굽히고 펴는 관절의 운동 기능을 향상시켜 정상보행을 가능하게 한다. 또 계획된 절삭범위 내에서는 정확하게 절삭하고, 정상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해 출혈을 줄일 수 있다.

실제로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가 로봇수술과 일반수술 환자 각각 50명씩 총 100명(평균 나이 70세)을 대상으로 비교조사한 결과, 출혈량과 다리 교정 각도 등에서 로봇수술이 더 좋은 결과가 나왔다. 수술 후 헤모박(피주머니)을 통해 배출되는 출혈량은 로봇수술(215.2ml)이 일반수술(319.4ml)에 비해 약 32.6%나 적었다. 휘어진 다리의 교정 각도는 로봇수술은 수술 전 10도에서 수술 후 1.8도로, 일반수술은 수술 전 10.3도에서 수술 후 3.3도로 측정돼 로봇수술이 1.2도 더 바르게 교정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수술 평균 10일 후 관절가동범위(무릎을 구부리고 펴는 최대 범위)도 로봇수술이 일반수술에 비해 약 7도 가량 더 컸다.

로봇수술 도입 초기에 가장 큰 단점은 수술시간이었다. 수술 전 입력된 사전정보와 실제 관절상태를 확인하는 작업 때문에 일반수술보다 10~20분 정도 더 소요됐기 때문이다.

목동힘찬병원 이정훈 원장은 "수술시간이 길어지면 환부가 공기에 접촉하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10개월 간격으로 수술시간 변화를 조사해보니 각각 61.1분, 54.3분, 47.5분으로 20개월 만에 14분 가량이 단축됐다. 현재는 일반 일반수술 시간(평균 50분 소요)과 비슷한 수준으로, 1만 건의 로봇수술 임상경험이 쌓이면서 수술시간을 단축시키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통증과 정상보행에 큰 만족…환자도, 의사도 로봇수술 '만족'

이처럼 로봇 인공관절수술로 출혈량이 줄고, 다리 교정각도나 관절가동범위가 커져 환자가 느끼는 만족도 또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가 로봇 인공관절수술 후 1년 이상 경과한 환자 1,127명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통증감소(49%)와 정상보행(27%)에 가장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통용 통증척도(NRS∙Numeric Rating Scale)를 활용해 통증 정도를 조사한 결과, 수술 전 평균 8.3이었던 무릎 통증 수치가 수술 후 평균 1.5로 현저히 낮아졌다. 개인차는 있지만 NRS기준으로 통증이 없는 것을 0, 가장 극심한 통증을 10으로 할 때, 통상 4이하는 일상생활이 가능한 상태를 말한다.

수술 전후 보행가능 시간(거리)를 비교해보니, 수술 전에는 환자의 42.1%가 5분 정도(집주변 약 100m) 보행에 불과한 반면, 수술 후에는 환자의 88%가 20~30분 이상(약 1km) 보행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술 전에는 지팡이나 보행기에 의지해야만 보행을 할 수 있는 환자가 11.1%나 달했지만, 수술 후에는 지팡이나 보행기를 의지해야 하는 경우는 1건도 없었다.

무릎관절염으로 인한 극심한 통증과 보행불편 등은 2차적으로 우울감을 불러올 수 있는데, 수술 전에는 환자의 72%가 우울감이 있었다고 응답한 반면, 수술 후에는 90%가 우울감이 없다고 답했다. 또 수술 환자 10명 중 9명(92.8%)이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주위 지인에게 적극 추천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 밖에도 로봇수술은 환자뿐 아니라 의사들의 만족도 또한 높게 나왔다. 힘찬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2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로봇수술의 장점으로 정확도(32%), 인대균형과 다리축(24%), 수술전 계획(23%), 출혈 적고 빠른 회복(21%)등을 들었다. 조사에 참여한 의사들은 한결같이 "이 모든 요소는 수술의 성공률과 직결된다. 동료의사들에게 로봇수술을 적극 권하고 싶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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