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국산 백신 보유가 가지는 의미는

국내 제약바이오업체가 개발중인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성공적인 임상 3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첫 국산 백신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25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사가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후보 물질 'GBP510'이 임상 3상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발표에 따르면 3상 실험 결과 면역원성(단백질 의약품이 체내에 유입됐을 때 면역 반응을 유발하는 성질) 측면에서 대조 백신인 '백스제브리아(Vaxzevria)' 대비 GBP510의 우위성이 입증됐다. 백스제브리아는 영국 옥스퍼드대와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다.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의 식약처 허가가 초읽기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이르면 2분기 중 'GBP510'에 대한 품목허가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허가를 받으면 국내에서 상용화되는 첫 코로나19 백신이 된다.

국산 코로나 백신 개발 성공은 외산이 독점하는 백신 패권주의 속에서 이른바 백신주권 확보 측면에서 의미 있는 성과다. 여기에 지난해 한국과 유럽에서 승인된 국내 바이오업체 셀트리온이 개발한 항체치료제 '렉키로나'를 포함하면 우리나라는 미국, 영국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국산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모두 보유한 나라가 된다.

다만 첫 국산 백신 개발 성공이라는 찬사와 기대감 한편에는 우려도 교차하는 분위기다.

코로나19가 팬데믹을 지나 독감 인플루엔자와 같은 엔데믹 시대로 접어들면서 전 세계 백신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점은 시장성과 사업성 측면에선 물음표를 던진다. 변화된 환경에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 때문이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국내 바이오 기업 10곳 이상이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개발 속도가 더뎌지면서 급기야 사업성이 떨어진다며 개발을 포기하는 업체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달 11일 바이오기업 제넥신은 이런 이유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임상1상에 진입한 회사였던 만큼 개발 포기 소식에 업계가 크게 술렁였다.

다른 백신 개발 기업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이들 업체들은 표면적으론 개발을 지속한다는 방침이지만 사업성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천문학적인 임상 비용을 들여 개발을 감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고 현재와 같이 지속 변이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고려하면 자체 백신 보유는 중요하다. 또한 예기치 못한 또 다른 감염병의 출현의 경우에도 축적된 기술로 신속히 대처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국가 차원의 백신 개발을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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