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윤리경영에 지속가능성까지 '클린 뷰티' 확장

코트라 '2022 미국 화장품산업 트렌드' 분석… 스키니밀리즘·당일배송 주목

세계 화장품 브랜드들의 각축장인 미국 뷰티시장은 코로나19 이후 포스트 팬데믹 시대를 맞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코트라(KOTRA)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 '2022 미국 화장품 산업 트렌드'에서 미국 뷰티시장에서 최근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新트렌드로 지속가능한 클린뷰티, 스키니멀리즘, 스트레스 셀프케어, 당일배송 등을 꼽았다.

지속가능 '클린 뷰티' 자리매김

수년 전부터 화장품업계에 자리잡기 시작한 '클린 뷰티(Clean Beauty)'의 정의가 더욱 광범위해졌다. 현재 많은 제품들이 클린 혹은 내추럴을 내세워 제품을 광고·홍보하고 있으며, 제품과 브랜드별로 다양한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히 '유해성분 배제'라는 의미로 클린 뷰티를 광고했다면 최근에는 전성분과 더불어 지속가능성, 윤리적 제조, 유통 등 환경과 인권 분야까지 클린의 의미가 확대됐다.

특히 최근 전 산업계에 환경 문제가 대두되면서 뷰티업계에도 지속가능성의 의미를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제품 패키징이다. 업체들은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화장품 용기를 교체하거나 리필 가능한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몇해 전 한국에서 크게 주목받았던 '워터리스 뷰티(waterless beauty)' 트렌드도 미국에서 탄력을 받고 있다. 워터리스 뷰티란 화장품 제조 시 사용하는 물을 줄이거나 성분에 물을 배제하는 등 수자원 의존도를 낮추는 것을 의미한다.

제품에 물을 첨가하지 않으면 제품의 무게를 감소시켜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또 플라스틱이 아닌 친환경적인 대체 포장재를 사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어 기후변화에 관심이 큰 소비자들에게 워터리스 제품은 선호도가 높다. 워터리스 제품은 물을 오일로 대체하거나 파우더 혹은 고체 형태로 유통되고 있다.

세포라가 입점 브랜드에 부여하는 클린+플래닛 포지티브 로고와 클린로고

'스키니밀리즘' 트렌드 순항

코로나19 직후 뷰티 시장에 불어온 스키니멀리즘 트렌드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스키니멀리즘은 스킨(Skin)과 미니멀리즘(Minimalism)의 합성어로 화장품의 가짓수를 줄여 스킨케어와 화장에 들이는 시간과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소비자들은 스킨케어의 단계를 3단계 정도로 축소하고 메이크업 역시 여러가지 제품을 이용해 진하고 두껍게 하는 대신 자연스럽고 가볍게 연출하는 것을 선호한다. 스키니멀리즘, 미니멀리스트 뷰티 트렌드를 반영하듯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니멀리즘을 실현할 수 있는 뷰티 노하우나 제품을 소개하는 콘텐츠들이 지속적으로 생성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민텔은 팬데믹으로 촉발된 대량 실업사태와 경제 불확실성으로 소비자들이 팬데믹 이전보다 뷰티 제품 지출에 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그 요인을 분석했다. 또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한 개념있는 뷰티 소비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점도 미니멀리스트 뷰티의 인기 요인이다. 이밖에 지나치게 많은 제품 사용으로 지쳐있는 피부에게 휴식을 줘 피부를 회복시키자는 취지도 있다.

뷰티업계 미니멀리즘 바람으로 한 가지 제품을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화장품과 스킨케어 단계를 단축시킬 수 있는 제품들이 올해도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트레스 관리=셀프케어' 확산

뷰티 제품을 구입할 때 단순히 피부를 세척·관리하고 화장하는 기능뿐 아니라 그 이상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스트레스 관리는 뷰티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기능 중 하나다. 전염병 확산으로 사람들의 생활에 큰 변화가 생기고 활동 제약도 커지면서 스트레스 레벨도 팬데믹 이전보다 높아져 적절한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한 셀프케어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향기나 CBD 성분을 재료로 한 스킨케어와 보디케어, 오일, 마스크팩, 목욕용품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스트레스 관리 시장은 향후 5년간 현재의 4~5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스트레스가 뷰티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가 확대되고 올해 많은 브랜드에서 관련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뷰티 제품도 당일배송 시대

코로나19 팬데믹은 뷰티 산업의 쇼핑 방식 변화도 빠른 속도로 변화시켰다. 식당 음식처럼 뷰티 제품을 집으로 바로 당일 배송을 받고 가상공간에서 직접 뷰티 제품을 체험해보고 구매하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고퍼프나 패스트AF 같은 식료품 배달 스타트업이 소비자 니즈를 반영, 배달 품목을 뷰티까지 확대시키면서 뷰티 제품의 온라인 주문도 당일 배송의 시대가 열렸다.

패스트AF 측은 프리미엄 에센셜 앱으로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브랜드를 선별해 집 앞까지 배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뷰티·퍼스널 케어 제품은 앱 서비스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카테고리라고 밝혔다. 패스트AF는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식품 배달 서비스인 인스타카트와 협업을 통해 당일 배송을 했던 뷰티 전문 소매체인인 세포라는 최근 자체적으로 당일 배송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에 대해 세포라는 빠르고 편안한 쇼핑 옵션을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당일배송 수요 확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뷰티 전문 소매업체인 얼타 역시 지난해 10월 도어대쉬와 파트너십을 맺고 당일 배송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뷰티 업계는 소매업체의 화장품 당일 배송 서비스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자료: Gartner, Vogue Business(그래픽)

소셜커머스 의존도 상승세

소셜미디어를 통한 전자상거래인 소셜커머스의 의존도의 상승도 눈여겨보아야 할 변화다. 소셜미디어가 지난 수년간 소비자들의 뷰티 쇼핑 방식을 바꾸고 있다.

소비자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브랜드와 또 다른 소비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있다. 뷰티 기업들도 마케팅 예산의 절반 이상을 라이브스트림이나 비디오 제작, 인플루언서 마케팅 등에 할애하고 있다.

라이브스트림을 통한 뷰티 상품의 판매도 성장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현재 라이브스트림을 통해 제품을 구입한 미국 소비자는 10%에 불과하지만 6년 내로 25%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트라 김동그라미 뉴욕무역관은 "코로나19 팬데믹은 미국 뷰티 산업에 큰 변화를 가지고 왔다. 특히 성분 안전성과 지속가능성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며 "미국 시장 진출을 원한다면 이에 대한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뷰티와 웰니스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점 역시 두드러진 미국 시장의 변화"라며 "미국 시장 진출에 앞서 자사 제품이 현지에서 어떠한 유통채널을 통해 판매되는 것이 효과적인지 분석하고, 최신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당일 배송과 라이브 커머스를 통한 제품 판매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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