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이 되니 말들이 많다. 과거를 들어 그 시시비비를 따지는 사람들도 있다. 특히 5.16 군사정변과 제5공화국의 문제점을 주제로 한 드라마와 영화도 TV에 자주 나오고 있다.
왜 과거를 되돌아보는가? 과거의 허물과 잘못을 또다시 되풀이하는 우(愚)를 범하지 말자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먼 옛날 사마천은 사기를 썼다. 궁형이라는 수치스럽고 살아남기 힘든 형벌을 받았지만 옛날 사람들이 저지른 잘못을 낱낱이 기록에 남겨서 후세에 또다시 그런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조선조 왕실과 지배층 동향을 중심으로 기록된 조선왕조실록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근래 북한도 그렇고 우리나라에서도 왕조실록이 한글로 알기 쉽게 번역됐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역사는 되풀이되는 경우가 많다. 과거 좋지 않았던 폐단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도 이런 기록은 반드시 필요하다. 과거의 경험을 교훈으로 삼고자 역사는 중요시돼왔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보더라도 자랑스러운 얘기도 많지만 부끄러운 일도 많은 건 사실이다.
후대에서 칭송받고 있는 불멸의 이순신 장군도 왕의 명령을 순순히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삼도수군통제사에서 파직되고 고문까지 받았다. 그 후 경상도와 전라도의 수군이 전멸하면서 우리나라 전체가 위태로운 상황이 되자 다시 수군통제사로 복직해 23전 23승이라는 세계사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업적을 남겼다. 선조의 푸대접을 받았던 이순신 장군은 후세에 이르러 충무공으로 추서됐다. 영광스런 역사며 동시에 부끄러운 역사다.
선거를 앞둔 요즘 정치적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상대방의 약점을 파헤치고 네거티브 전략을 펼치는 것은 그렇다 쳐도 지나치게 선정적인 마타도어를 넘어 정적을 아예 제거시키려는 논쟁도 자주 일어나고 있다.
어느 의미에서 역사는 이런 극단적인 갈등과 싸움을 종식시킬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정권도 좋고 권력도 잡아야겠지만 먼 훗날 어떻게 사람들에게 평가될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겠다.
선거철만 되면 상대방과 싸우고 약점을 파헤치며 물고 뜯는 이전투구의 모습과 그런 싸움질을 부추기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사마천이 말한 바와 같이 과거의 허물을 파헤쳐 후세에 교훈을 남기듯 우리도 오늘날의 현실을 먼 훗날 사람들이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생각해봤으면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날에도 옛날과 똑같이 역사를 존중하고 교훈으로 삼는 역사의식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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