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꽃 '21대 국감' 변질되질 않길

[기자수첩]

의정활동 중 가장 국회다운 순간을 꼽으라면 아마 국정감사가 아닐까 싶다. 국정감사는 입법과 정부 예산, 그리고 국정통제를 유효 적절하게 행사하기 위해 국회 밖에서 국정 전반을 돌아보는 제도다. 이 때문에 국정감사는 '국회의 꽃'이라고 불러지기도 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이러한 국정감사가 변질되고 있다. '국회의 꽃'이었던 국정감사는 이젠 '부실국감'과 '식물국감'이라는 오명까지 나온 상황.

그런데 올해 국감도 '수박겉핥기' 식 국감이 불가피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다. 대선을 앞둔 국감이다 보니 정부 정책에 대한 감시와 비판 기능 보다는 여야 모두 상대 대선 후보에 대한 검증에 몰두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다.

결국 우려는 현실이 되고 말았다. 지난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가 시작됐지만 여·야의 정쟁 국감으로 변질되고 말았다. 이날 국감에서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의 손바닥 '왕(王)'자가 도마 위에 올랐다. 손을 제대로 씻지 않아 개인방역수칙 위반이라는 여당의원의 지적이 논란의 불을 피운것이다. '왕(王)'자 논란이 일자 야당 소속 복지위원들의 고성이 이어지기도 했다.

보건복지위 뿐만이 아니다. 대법원과 법원행정처 등을 대상으로 진행된 법사위 국정감사에서도 국민의 힘은 '대장동 의혹 특검 요구' 피켓을 내세웠고, 민주당 역시 곽상도 아들과 윤석열 연루설로 반격하면서 국감장을 피켓싸움터로 만들었다.

이러한 정치권의 극한 대립은 자칫 점검해야 할 사안을 놓칠 수도 있어 우려가 된다. 차기 정권을 위한 정치적 싸움이라 해도 본래의 취지는 기억해야 하는데 말이다.

특히나 올해는 유난히 많은 이슈가 있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의료인의 희생과 보상 문제, 한시적 비대면진료 시행에 따른 원격의료 논란 재점화, 공공의대와 병원, 수술실 CCTV 관련법 등 많은 의료 현안이 진행형이다.

또 제약사 10여곳의 의약품 제조소에서 문제가 발생한 GMP 위반 사태도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매년 단골소재인 ‘리베이트’ 문제도 국감에서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국감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정쟁을 최소화하고 민생에 다가가는 국감이 되어주길 바라고 있다. 해결방안이 논의되지 못하고 형식적인 국감을 보여줘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국민들은 국정감사의 결실이 풍성하길 바라질 않는다. 다만 이 같은 정치적 이슈를 공방하기 보다는 국민들이 궁금해하고 원하는 정책 국감을 원하고 있다.

과연 21대 국정감사에서는 국회의원들의 국정활동의 꽃인 국감을 다시 피울 수 있을지, 제대로 된 명분을 찾을 수 있을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대를 모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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