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값 인상 ‘밀크 스테이션’ 우려에 정부 제동

우윳값 모니터링…식품업계와 간담회 통해 상황 점검키로

서울우유가 내달부터 우유 가격을 인상하기로 결정하면서 나머지 유업체들도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가 우윳값 인상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유업계에 따르면 낙농업계가 원유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지난 8월부터 원유 가격이 리터당 21원씩 올랐기 때문에 조만간 가격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 등 유업체들은 아직 가격 인상에 나서지 않았지만, 원유 가격이 오르는 등 인상 요인이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인상 폭이나 시기를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우유 가격 인상에 따라 아이스크림, 빵, 치즈, 생크림 등 우유를 원료로 쓰는 제품이 줄줄이 오르는 이른 바 ‘밀크 스테이션’에 대한 우려감도 커졌다.

다만 정부가 물가 인상 우려로 우윳값에 대한 점검에 나서기로 하면서 나머지 유업체들이 당장 가격 인상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기획재정부는 29일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농·축·수산물 등의 오름세가 예상보다 오래 이어지며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최근 원유 가격 인상에 따른 우윳값 변동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 측은 “업계와 소통을 강화해 우윳값 인상 시기를 최대한 분산하고 가격 인상 분위기가 치즈·빵 등 기타 가공식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시장 수급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는 원유 가격은 연내 결정 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격 인상에 편승해 담합 등 과도한 인상 징후를 보일 경우 조사에 착수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추석 전 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인 정부의 입장에 따라 최대한 가격 인상을 미뤄왔지만, 우유 가격 인상에 따라 우유를 사용하는 빵과 과자 등 가공식품 가격의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부는 이에 대해 원자재 가격 상승, 인건비·물류비 증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식품업계를 대상으로는 정기적으로 간담회를 열어 애로 사항을 점검하고 지원을 강화하겠고 밝혔다.

한편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는 '낙농산업발전위원회'를 발족했다. 지난 달 25일 1차 회의를 열었고 위원회를 통해 제도 개선 방안을 올해 말까지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낙농산업이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원유의 가격결정뿐만 아니라 원유거래 체계 등 전반적인 낙농제도의 개선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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