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흉통 지속… 골든타임 놓치면 사망률 ↑

[질병탐구 / 심근경색]

우리나라 사망원인 2위… 계절 상관없이 발병
콜레스테롤·혈당·혈압 위험인자 관리 철저히

심근경색증은 심장 근육을 먹여 살리는 관상동맥이 갑작스럽게 완전히 막혀 심장 근육이 죽어가는 질환이다. '혈전'이라는 피떡이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을 갑자기 막아서 심장 근육으로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발생한다.

심근경색증이 발생하면 절반 이상은 병원에 도착하기 이전에 사망한다. 병원에 도착해 적절한 치료를 받더라도 사망률이 5~10%에 이르는 무서운 질환이다. 조기진단과 빠른 이송, 응급 치료의 삼박자가 고루 갖춰져야 생존과 삶의 질을 담보할 수 있다.

심근경색은 결코 겨울에만 주의해야 할 질환이 아니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월 평균 급성 심근경색 환자 수는 3165명으로, 여름철에도 6월 3020명, 7월 3093명, 8월(3033명)으로 대동소이했다.

심근경색은 외부적인 환경 요인보다 평소 콜레스테롤 수치 관리, 생활습관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아서다. 또 급성심근경색증은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인데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 장기화 여파로 마스크를 쓰고 활동함에 따라 쉽게 숨이 차고 열이 날 수 있어 심근경색 질환에 대해 더욱이 유의해야한다.

이런 가운데 질병관리청 자료 따르면 심근경색증 조기증상을 인지하고 있는 사람은 전체 국민 중 48.7%(2018년)에 불과했다. 그래서 사망률도 높다.

질병관리청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심장질환으로 사망한 환자가 3만2000명, 우리나라 사망원인 2위를 기록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9년 자료를 보면 94만2000명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과 같은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진료를 받았다.

이미 한 번이라도 심근경색을 경험한 환자는 이런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높다.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이라면 심장 건강을 면밀히 체크해봐야 하는 이유다.

원인

관상동맥의 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면 이를 둘러싸는 섬유성 막(fibrous cap)이 생긴다. 어떤 이유로든 이러한 섬유성 막이 갑작스럽게 파열되면 안쪽에 있던 콜레스테롤이 혈관 내로 노출되고, 이곳에 갑작스럽게 혈액이 뭉쳐서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히게 된다.

동맥경화반이 파열되는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동맥경화반의 불안정화나 혈역학적 원인 등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히는 동맥경화증으로 최초 심근경색증이 발생한 후 20분 내로 치료해 혈액의 흐름이 다시 진행되면, 심근 괴사로까지는 진행은 피할 수가 있다. 그러나 다시 혈관이 개통되더라도 심실의 크기와 모양 두께 등이 바뀌게 되어 차후 합병증의 위험도 배제할 수는 없다.

심근경색 발병위험도가 높아지는 가장 큰 원인은 탈수현상이다. 더위로 땀을 흘리면 몸 속 수분이 적어진다. 이로 인해 혈액은 점도가 높아져 혈관 속에서 혈전을 키워 급성 심근경색의 발병을 일으킬 수 있다.

증상

심근경색증 환자의 50% 이상은 평소에 아무런 증상이 없다. 그래서 평소에 나름대로 예방하거나 건강검진을 하더라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심근경색증이 발생할 경우 빠른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심근경색증이 발생하면 우선 격심한 가슴 통증이 발생한다. 이때 발생하는 통증은 예전에 경험해보지 못했던 것으로, '가슴이 찢어지듯', '벌어지는 듯', '숨이 멎을 것 같은' 통증이 나타난다. 이러한 고통은 30분 이상 지속되므로 환자들은 대개 이때 죽음의 공포를 경험한다. 통증 발생 후 치료까지 최대한 서둘러 심근의 손상과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것이 심근경색증 치료의 주요 목표이다.

진단

심근경색증으로 인한 가슴 통증이 있는 경우 심전도 검사와 혈액 검사를 시행하면 응급실 도착 즉시 진단할 수 있다. 다만 심근경색증의 증상은 전형적이지 않으므로, 이것이 바로 의심되지 않는 경우에는 부가적인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그러면 수 시간 이상 지체될 수도 있다.

심근경색증으로 진단된다면 어느 병원, 어느 의사라도 초를 다투는 치료를 시작한다. 치료 방법은 각 병원이 처한 환경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혈전을 녹이는 약물(혈전용해제) 치료를 우선하기도 하고, 바로 관상동맥을 확장하는 시술로 들어갈 수도 있다. 어느 치료 방법이든지 가장 빠른 시간 안에 막혀 있는 관상동맥을 다시 열어주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히면 2시간 이내에 열어줘야 심근 손상이 발생하지 않으며, 적어도 12시간 이내에 치료해야 큰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다.

경과/합병증

관상동맥 확장 성형술이나 혈전용해제로 치료한 후에는 다시 심근경색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치료가 중요하다. 혈전의 형성을 억제하기 위해 항혈소판제를 사용하고, 심장 근육의 회복에 도움이 되는 약제를 첨가한다. 아울러 당뇨, 고혈압, 흡연, 고콜레스테롤 혈증, 심장병의 가족력, 비만 등 동맥경화증의 위험 인자를 적절히 조절하는 것도 필요하다.

예방

심근경색증은 갑작스럽게 발생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평소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위험인자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요 위험인자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 등이다. 심근경색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첫째 건강검진을 통해 위험인자를 조기 진단한다. 또 심근경색증의 전 단계인 동맥경화증이나 협심증이 있는지 확인하고, 특히 심근경색증 가족력이 있거나 당뇨병, 고혈압, 비만 등 성인병이 있으면 정기적으로 검진해보는 것이 좋다.

둘째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에 도움이 되는 식이요법을 한다. 콜레스테롤이 많은 식품은 적게 섭취하고, 신선한 채소나 과일 등 섬유소가 풍부한 음식을 주로 먹는다.

셋째,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비만이 되지 않도록 관리한다. 무조건 격한 운동보다는 본인에게 맞는 운동을 찾아 약간 숨차고 땀날 정도의 강도로 주 3회 이상 하는 것이 좋다.

넷째, 흡연은 죽상경화혈전증을 유발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이므로 반드시 금연한다. 심근경색증으로 치료받고 회복한 뒤라도 관리를 소홀히 하면 재발 우려가 높다. 따라서 심근경색증으로 치료받은 경험이 있다면 평생 금연해야 한다.

심근경색증은 암 등 다른 중증질환과 달리 신속하게 치료하면 반드시 회복할 수 있지만 초기 대응이 미흡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안타까운 환자들이 많다. 심한 흉통이 발생하면 참지 말고 바로 가까운 병원에 방문해 진료받아야 한다.

또 심근경색 위험인자는 다양하지만, 이중 ‘나쁜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치료가 중요하다. LDL 콜레스테롤은 혈관에 염증 반응을 일으켜 심근경색이나 협심증, 뇌졸중 등 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국내외 학계에서는 LDL 콜레스테롤을 낮출수록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따른 이득이 더 커진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심근경색으로 혈관에 스텐트를 삽입한 환자들에게 LDL 콜레스테롤을 70mg/dL 미만으로 조절하라고 권고한다. 가장 최신 버전인 2019년 유럽심장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LDL 콜레스테롤 권고량은 55mg/dL 미만으로 더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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