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같은 새로운 질병 극복이 요구되는 시대에는 새로운 첨단 기술을 융합한 제약바이오기업의 연구개발 능력이 더욱더 부각될 수 있는 만큼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위축된 경영활동보다는 수출과 연구개발에 매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코로나시대를 맞아 변화하는 바이오헬스 산업을 분석한 ‘바이오헬스 산업의 넥스트 노멀’이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제약바이오산업은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시대의 팬데믹 위기 상황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의약품 수출실적은 2019년 상반기 대비 61% 증가하면서 국내 모든 산업 총수출 11% 감소와 대조를 이루면서 제약바이오산업이 120년 역사 이래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지난해 3분기까지의 누적 수출실적(45억9900만 달러)만으로 작년 총 수출실적(36억9600만 달러)을 넘어섰으며 5, 8, 9월에는 역사상 처음으로 무역수지 흑자로 전환되면서 우리나라 미래의 먹거리 산업으로서 가능성을 보였다는 것.
이와 같은 분위기에서 2009년과 수출규모를 비교해 보면 지난해 60억불의 수출달성이 예측되고 불과 10여년 만에 수출 증가세가 400~500%로 급성장이 예측되고 있다. 또 글로벌 수준에서 미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신약후보물질을 1조원 이상 금액으로 기술수출을 달성하고 있다. 2015년 한미약품을 중심으로 한 해에 26개 신약후보물질 등이 9조6000억원 수출을 달성했고 지난해에는 14개 후보물질들이 약 10조2000억원의 기술수출을 달성했다.
이외에도 2003년 미국 FDA에서 허가된 ‘팩티브’(항생제, LG화학)이래로 지난해 유럽 EMA, 미국 FDA 등 규제기관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실사 등의 어려움으로 허가가 주춤했으나 전반적으로 2013년 이후 바이오시밀러와 신약 매출 1조원 기업은 2014년 유한양행 1개 기업에서 2015년 유한ㆍ한미 등 2개 기업을 거쳐 지난해에는 10개 기업(녹십자, 셀트리온, 종근당, 광동제약, 셀트리온헬스케어, 삼성바이오로직스, 유한양행, 한미약품, 대웅제약, 한국콜마)으로 늘었다.
기업 매출에서도 타 산업에 비해 코로나19의 위기속에서 미래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기업 평가 사이트 CEO스코어에 의하면 국내 시가총액 500대 기업 중 2020년 잠정실적을 공개한 326개 기업 실적을 조사한 결과, 제약업종 내 42개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7.9%(8511억원) 증가한 11조604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5.1%(225억원) 늘어난 4625억원으로 조사됐다.
작년 초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외적으로 제약·바이오 부분에 있어 벤처투자를 중심으로 투자가 매우 급속도록 냉각됐다. CB insight에 의하면 글로벌 비상장회사의 투자는 770억 달러(2020년 1분기)로 전 분기 대비 16% 감소하였으며 2019년 1분기 대비해서는 12% 감소 했다. 2020년 1분기의 투자 금액 감소는 지난 10년 중 두 번째로 낮은 수치이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아시아 지역의 투자 규모가 전 분기 대비 35% 감소된 수치를 나타냈다.
국내 상황도 예외는 아니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진행되던 투자가 취소된 사례는 전체 71%였고 비상장 회사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20~30%가 감소됐다.
그러나 이와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제약·바이오 부문은 투자에 있어 평년을 유지하며 ICT 등의 분야보다 높은 수치를 보이며 비중을 높였다. 올해 1월 한국벤처캐피탈협회의 보고에 의하면 2020년도에 2130개사에 4조3045억원이 투자되어 전년 동기 1608개사에 4조2777억원 대비 0.6%가 증가한 금액이 신규로 투자됐다. 특히 업종별로 바이오·의료가 27%(vs ICT 2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여 미래의 유망 분야로 코로나 시대에서 투자자들은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같은 분위기는 고용시장에도 영향을 주었다. 통계청 고용동향 조사에서 지난해 11월 취업자 수가 2724만1000명으로 전년보다 27.3% 감소한 것과 달리 주요 제약ㆍ바이오 기업은 연구개발(R&D) 분야를 중심으로 일자리가 확대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은 제약ㆍ바이오 부분의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주목할 수밖에 없었고 이와 연계된 기업들이 국내외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새로운 첨단과학기술의 진화를 가속화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에 좀 더 높은 관심과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AI를 이용한 영상 판독기술이나, 디지털 치료제, 만성 질환 관리서비스 등과 접목을 통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와 인허가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정책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희귀의약품과 연계한 특수의약품 혁신(Specialty Innovation) 등이 대표적이다.
세부적인 기술 분야로 코로나19 백신 기술로 소개되었던 RNA, DNA 기반 유전자 치료제(백신) 등과 항체신약 플랫폼으로 항체를 연결는 ADC기술이나 기존의 합성 신약이 접근하지 못하는 타겟을 공략하기 위한 E3 연결 효소(Ligase)를 이용방법 등이 새로운 기술들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기존에 치료제가 없고 개발 가치가 높은 미토콘드리아, 마이크로바이움을 이용한 기술 등은 새로운 대체 약물개발의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는 판단이다.
한편 보고서는 "코로나19와 같이 국가적인 위기 상황 속에서 신약개발은 국가 안보와 직결된 분야로 특히 치료제의 개발과 질병의 예방을 위해 백신은 세계 무역전쟁 보다도 더 중요하게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분야로 부각되고 있다"며 "정부와 기업은 신약개발의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과 함께 사후적인 접근 보다는 미래지향적인 고려가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신종 바이러스의 대유행 때는 백신 개발의 필요성은 절감하면서도 대유행이 사라지면 정부의 의지가 사라지면서 기업의 연구개발에 대한 동기부여가 사라지는 일들이 매번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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