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종합대책’ 친환경 비전 필요

[데스크칼럼]

섭씨 35도를 오르내리는 유례없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7월(1~27일) 서울의 폭염 일수는 11일을 기록해 이미 평년(8.7일)을 앞질렀다(기상청 집계). 사상 최대의 에어컨 가동률로 전력 사용량도 연일 최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달아오른 도시는 힘을 잃고 늘어졌다.

저소득층의 더위는 더욱 가혹하다. 다닥다닥 붙어 바람 한 점 없는 쪽방촌에서 선풍기 한 대로 폭염을 버틸려면 최소한의 예의도 남의 얘기가 된다. 웃통을 벗은 채 방문까지 열어젖혀야 그나마 숨이라도 쉴 수 있기 때문이다. 남의 시선 따위 안중에 있을 리 없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노인정에 가지 못하는 어르신들도 마찬가지다. 답답한 집안을 피해 거리로 나서지만 불볕더위를 피할 곳을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그나마 지하철역이라도 가깝다면 다행이지만 이도 하루 이틀이다.

뉴스에서는 연일 폭염경보가 뜨고 공사장 인부들이, 택배 노동자가 오늘도 소리 없이 쓰러진다. 더위는 사람들만 힘든 것이 아니다. 돼지, 닭, 오리 등 축산동물 폐사가 늘면서 축산 종사자들의 시름도 깊어만 간다.

언제부턴가 여름이 더 길고 더 뜨거워졌다. 더워도 너무 덥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다. 전 세계 곳곳에서 이상고온 현상이 극성이다. 최근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수은주가 섭씨 50도에 육박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고온건조한 날씨는 산불 위험성도 높인다.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등의 유럽에서도 전례 없는 폭염으로 인한 산불피해가 급증하고 이재민이 속출했다.

이 같은 이상고온 현상은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지구 온난화 탓이다. 결국 인간이 과학의 발전과 편의성을 앞세워 지구를 함부로 사용해 온 결과다. 전 세계 과학자들은 공동선언을 통해 ‘지금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 못한다면 기후변화로 인해 인류는 치명적인 결과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지금처럼 온실가스가 고배출 된다면, 평년보다 5도 높은 이상고온 현상인 ‘기록적인 폭염’이 2021~2050년 최대 7배, 2051~2080년 최대 21배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이미 나와 있다.

기업들은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친환경 경영에 속속 나서고 있지만, 지구가 달아오르는 속도를 완벽하게 제어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이제는 전 지구촌이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다. 기업뿐만 아니라 소비자들도 나서야 한다. 플라스틱과 같은 1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고 자연 친화적인 소비에도 눈을 떠야 한다. 착한 기업과 착한 소비자가 만날 때 지속가능한 지구환경 보호가 가능해진다.

우리 정부의 폭염 대책도 좀 더 전방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단순한 ‘더위 물리치기’가 아닌 보다 근본적인 친환경 종합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는 우리 후손이 살아갈 이 땅의 미래를 위한 장기적인 비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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