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CRO 시장 지각변동

한국바이오협회 "상위 10개 기업이 50% 이상 시장 점유"

코로나19의 장기화가 임상시험 환경에 변화를 불러오면서 관련기업 간의 M&A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여파로 글로벌 CRO(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 임상시험위탁기관) 산업 내에서 대형 M&A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한편, 원격 임상시험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각 나라들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면서 2020년 글로벌 CRO 시장은 2019년 대비 11.2% 성장했다.

글로벌 CRO 시장은 상위 10개 기업이 50% 이상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으며 점차 비중을 확대 중이다. 특히 지난 몇 년간 정체되던 CRO 인수합병이 코로나19 위기를 딛고 올해 들어 상위 기업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글로벌 CRO 7위와 5위였던 Icon과 PRA간에 120억달러 규모의 M&A 발표했으며, 4월에는 바이오분야 글로벌 시약·장비업체인 Thermo Fisher가 174억달러에 글로벌 CRO인 PPD를 인수했다.

올해 7월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CRO 파렉셀(Parexel) 지분을 85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원격 임상시험’ 도입도 글로벌 CRO 산업 내 일어나고 있는 큰 변화 중 하나다.

지금까지의 임상시험은 환자와 연구진이 의료기관에 직접 방문하는 오프라인 방식이 일반적이었으나, 코로나19 상황에서 임상 참여자 모집과 의료기관 방문이 어려워 비대면 임상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각국의 규제기관은 이에 따라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임상시험 수행과 관련한 긴급 지침을 통해 모니터링 요원이 직접 임상시험기관을 방문하지 않고 원격 모니터링을 사용해 최적화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지난 해 모더나의 코로나19 mRNA 백신 임상시험에도 스마트폰으로 임상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도록 구현해 대상자들의 의료기관 방문을 최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가상 임상시험 플랫폼, eRecruitment(온라인 모집) 및 원격 모니터링 솔루션 공급업체와의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국내에서는 원격 임상에 대한 기업들의 요구도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제도적으로 환경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CRO 업계의 임원은 “원격임상이 세계적인 추세다. 국내는 전자동의서를 받은 것은 가능하지만 온라인 임상을 위한 병원과 제약사들의 협조가 부족하고 개인정보보호 등 여러 제약이 존재해 활발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B 기업 관계자는 “임상시험실시기관 지정제가 풀려야 한다. 임상이 현재 대학병원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실시기관의 지정제를 풀어 지역별 다양한 병원이 참여한다면 임상시험을 더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다”며 “필요하다면 코디네이터를 파견해 환자관리 지원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해외 임상지원기업 한국대표는 “한국도 이제는 임상시험 시 전통적인 방법에 머물지 말고 원격 임상을 적극 도입해 팬데믹 상황에서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임상시험을 수행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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