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바이러스학 연구자들이 전염병 치료를 위해 바이러스를 배양하고 기전연구를 위한 도구로 '오가노이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오가노이드(Organoid)는 줄기세포나 장기 기원세포로부터 분리한 세포를 3D 배양법으로 다시 응집 및 재조합해 만든 장기 특이적인 세포집합체. 장기유사체, 유사장기라고도 불리며 모델 장기의 기능을 재현하거나 유사한 구조로 조직화돼 있는 세포다.
폐, 장, 간, 편도선 등 다양한 장기별로 오가노이드는 SARS-CoV-2 바이러스의 병리학적 기전 연구와 후보물질을 확인하는 데 사용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치료제, 백신 후보물질을 스크리닝하고, 다음 유행병을 예측하는 도구로 활용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생명정책연구센터가 펴낸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오가노이드 활용'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휴스턴 베일러 의과대학 연구팀이 내시경검사와 수술 표본 등을 통해 획득한 성인 장 조직에서 오가노이드를 제작, '사람노로바이러스' 배양에 성공했다.
그동안 사람노로바이러스는 생체 내 감염을 재현하고 배양 가능한 체외 시스템이 없어 연구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연구팀은 사람노로바이러스 배양을 위해 담즘과 장세포의 조직과 혈액형 항원 발현이 필수적인 전제조건인 것을 확인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연방대학교 연구팀도 유도만능줄기세포 유래 뇌 오가노이드(brain organoid)와 지카바이러스(ZIKV)의 상호작용을 연구해 지카 바이러스가 소두증(microcephaly)을 유발하는 것을 확인했다.
홍콩대학교 연구팀은 사람 기도 오가노이드(human airway organoid)를 개발하고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시켜, 감염성 평가모델을 제작하는 성과를 보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존에 바이러스 배양을 위해서는 주로 베로 세포(vero cell)나 불멸화된 사람 세포(cancerous human cell line)을 사용했지만 배양 가능한 바이러스가 제한적이며, 설령 감염되었다고 해도 정상적인 항바이러스 반응(antiviral response)가 일어나지 않아 연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발생학, 발달 관련 장애, 암 연구에 주로 사용돼온 오거노이드가 이제는 바이러스를 연구하는데 유용한 도구로 사용 가능할 것이란 기대다.
실제로 코로나19을 극복하기 위해 폐, 장, 간, 편도선 등 다양한 오가노이드를 SARS-COV-2 바이러스에 감염시켜 장기별 상호작용을 확인한 연구결과도 도출됐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 한스클래버 연구팀이 인간 소장 오가노이드(hSIO)에 SARS-CoV-2 바이러스가 감염될 수 있음을 확인한 것.
이는 코로나19 환자가 설사, 구토 등의 소화 문제를 겪는 이유를 보여주었고, 또한 코로나19가 전파될 수 있는 다른 경로를 제시한 것이다.
국내 KAIST 대학 연구팀, 미국 스탠포드 대학 연구팀은 성체 2형 폐포 상피세포(adult human alveolar epithelial type 2)와 기저세포(KRT5+ basal cell)로부터 폐 오가노이드(lung organoid)를 제작해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의 병리학적 기전을 확인했다.
미국 스탠포드대 연구팀은 폐 오가노이드와 특히 보호 물질(protective substance)을 방출하는 클럽 세포(club cell) 역시 코로나19 바이러스(적색)에 둘러싸여 있어 바이러스의 주요 표적인 것을 확인했다.
연구에 따르면 SARS-CoV-2는 폐포 상피세포가 공기와 접촉하는 바깥쪽(external surface)에 발현되는 ACE2 수용체를 매개로 침입했다.
폐의 지속적인 신축(lung stretching)과 보호물질(club cell secretory protein, CCSP)을 방출하는 클럽 세포(club cell) 역시 SARS-CoV-2의 표적이고, 감염된 세포의 선천적 면역반응(innate immune response)를 확인했다.
미국 웨일 코넬 대학교 연구팀은 폐 오가노이드와 장 오가노이드에 1000개의 후보물질을 처리하여 SARS-CoV-2 감염을 억제할 가능성이 있는 약물을 확인하는 성과를 나타냈다.
연구팀은 "다만, 후보물질 스크리닝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균일한 오가노이드를 저비용으로 대량 생성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면서 "면역세포와 혈관세포를 함께 배양하거나, 서로 다른 종류의 오가노이드를 공배양하는 등 in vivo 환경을 더 정확히 묘사할 수 있는 연구방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일본 도쿄의대 연구팀은 간 오가노이드를 통해 혈관 크기에 따라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성이 달라진 결과를, 미국 스탠포드 연구팀은 편도선 오가노이드를 제작 후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을 처리해 SARS-CoV-2 바이러스에 대한 체액성 면역반응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보고서는 "연구에서 폐의 지속적인 신축과 보호물질을 방출하는 클럽 세포 역시 SARS-CoV-2의 표적이며 감염된 세포의 선천적 면역반응이 확인됐다"며 "오가노이드는 바이러스의 치료제, 백신 후보물질을 스크리닝하고, 다음 유행병을 예측하는 도구로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후보물질 스크리닝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균일한 오가노이드를 저비용으로 대량 생성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면서 "더불어 면역세포와 혈관세포를 함께 배양하거나, 서로 다른 종류의 오가노이드를 공배양하는 등 in vivo 환경을 더 정확히 묘사할 수 있는 연구방법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동물 유래 바이러스는 시퀀싱(sequencing)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배양은 제한적이어서 동물 오가노이드는 동물 유래 바이러스를 배양하는 도구로서 기대된다"면서 "사람에게 감염될 가능성이 있는 바이러스들에 대해 예측하거나 후보물질을 확인하는데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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