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여파와 우유 소비층 감소로 인해 우유 소비량이 해마다 줄고 있지만 프리미엄 우유 시장은 규모가 커지는 추세다. 유업체들은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유기농·무항생제·저지방·저지 우유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데 최근 주목을 끄는 것은 저지 우유다.
저출산과 신종 코로나19 여파로 분유와 우유 소비가 줄어든 가운데 새로운 젖소 품종 '저지'(Jersey)는 친환경과 프리미엄, 새로운 원료라는 측면에서 주목받으며 시장 저변을 넓히고 있다.
저지종은 기본 털색이 갈색으로 영국 저지섬(Jersey Island)에서 기원했다. 영국 왕실 전용 우유를 만들기 위해 특별히 품종을 개량한 종으로, 영국 왕실 목장에서도 사육되고 있다.
우유 생산량은 얼룩 젖소인 홀스타인종(Holstein)보다 적지만 더 적은 양의 먹이를 먹고, 사육에 필요한 물과 필요 면적이 적어 생산능력 면에서 경제적이다. 또 분뇨 발생량과 온실가스 생성량이 적어 보다 친환경적이면서 고온에도 잘 적응하는 특성이 있다.
'저지'의 우수함은 영양학적으로도 나타난다. 원유의 색깔이 황금빛을 띠어 '골든 밀크'(Golden Milk)라고 부르기도 하는 저지종의 우유는 홀스타인종의 것보다 유지방, 단백질 등 유고형분, 미네랄, 중성 올리고당, MCT(중쇄지방산), 미네랄, 비타민 등이 풍부하고, 일반 우유에 비해 모유, 산양유에 많이 존재하는 A2 β-카제인의 함량이 높아 아이의 소화 흡수가 보다 용이하면서도, 변이된 A1 β-카제인 함량은 훨씬 낮다.
'저지 우유'는 우유 단백질과 지방, 고형분 함량이 높아 같은 우유 양으로 모짜렐라 치즈를 만들 경우 홀스타인종보다 3% 정도 더 생산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풍미와 영양가가 뛰어난 고급의 유제품(버터, 치즈, 아이스크림, 요구르트 등)을 생산하는 데 주로 사용되고 있다.
이미 미국, 유럽 등 낙농 선진국에서는 저지종 사육을 점차 늘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국립축산과학원, 서울우유협동조합, 당진낙농축협 등에서 저지종 젖소를 개별적으로 도입‧사육하고 있고, 일반 낙농가의 동결 수정란 수입도 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낙농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저지종 젖소에 대한 활용 연구를 확대 추진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유업계에서는 새로운 종 '저지'의 등장은 위축된 분유, 우유 시장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서울우유, SPC, 아이배냇 등 국내 기업들도 '저지 우유(Jersey Milk)를 활용한 제품들을 선보이며 속속 '저지' 관련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서울우유는 저지 소의 수정란을 가져온 후 수정란을 이식해 저지 소 번식에 성공했다. 서울우유 청정 목장에서 저지 소를 기르며 별도로 집유한 국내 최초의 저지 우유를 지난 2018년 서울우유의 디저트카페인 ‘밀크홀 1937’에서 출시했다.
SPC삼립은 프리미엄 우유 '로얄리치 저지밀크'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저지종' 젖소에서 나온 우유로 일반 우유보다 고소하며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아이배냇은 최근 국내 유일의 '저지 분유' 제품인 '골든 저지 지에프(Golden Jersey GF)'를 선보이며 분유 시장 저변 넓히기에 나섰다. ‘골든 저지 지에프’는 프랑스산 OEM 제품으로, 저지종 원유에 CODEX(국제식품규격위원회) 유아식 규격에 맞춘 균형 잡힌 영양 설계가 더해진 제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업계가 카테고리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저지'는 우수한 품질로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새로운 원료"라며 "저지 시장의 활성화는 업계와 소비자 모두에게 새로운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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