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청소년 음주 감소, 방심은 절대 금물"

이른 나이 음주 시작할수록 물질 남용·중독 위험 커

최근 지난해 청소년의 흡연·음주율이 감소했다는 통계가 발표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일시적인 감소세로 청소년 음주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된 것이 아니므로 방심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0년 청소년 건강행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현재 음주율(최근 30일 동안 1잔 이상 술을 마신 적 있는 사람)은 평균 10.7%로 2005년 조사 이래 가장 낮은 수치로 나타났다. 남학생은 2019년 16.9%에서 2020년 12.1%로 감소했으며, 여학생은 같은 기간 13.0%에서 9.1%로 떨어졌다.

다사랑중앙병원 허성태 원장은 "청소년 음주지표의 개선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와 비대면 수업 확산으로 청소년들이 모이기 힘든 환경이 조성되면서 나타난 일시적인 결과이다"며 "근본적 해결이 아닌 만큼 청소년 음주의 원인이 되는 여러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류 광고는 청소년 음주의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광고에서 음주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한 이미지를 반복·강조해 청소년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때문에 음주를 유발할 위험이 크다. 실제로 대중매체를 통한 주류 광고 노출이 청소년의 음주 가능성을 높이고 이미 음주를 시작한 경우 음주량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해외에서 보고된 바 있다.

허 원장은 "청소년들이 주류 광고에 무분별하게 노출되면 술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준다거나 많은 사람들이 음주를 즐기고 있다는 잘못된 인식이 형성되기 쉽다"며 "결국 어차피 성인이 되면 술을 마시게 될 거라는 생각에 일찍부터 음주를 시작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무엇보다 주류 광고 모델로 대부분 배우, 아이돌과 같은 연예인을 기용하고 있어 청소년의 모방심리를 자극해 음주를 부추길 수 있다. 얼마 전에는 한 주류 광고 모델이 과거 미성년자 신분으로 술집에서 음주를 했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었다.

이에 정부는 주류 광고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를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입법 예고한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옥외 대형 멀티미디어 광고뿐 아니라 전국의 모든 일반 음식점과 유흥 주점 간판에 주류 광고가 전면 금지된다.

또한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 주류 광고를 금지해온 방송 대상을 기존 TV외에 VOD와 IPTV 등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으로 확대한다.

허 원장은 "아직 성장 중인 청소년은 성인에 비해 알코올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며 "이로 인해 이른 나이에 음주를 시작할수록 물질 남용이나 중독이 될 위험이 큰 만큼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술이 주는 즐거움과 해방감은 잠깐이지만 알코올이 끼치는 영향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평생 이어질 수 있다"며 "청소년들 스스로도 술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 부디 단순한 호기심에 음주를 시작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김아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