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주춤하던 뇌사 장기기증자 다시 상승세 '478명 기증'

20년 전년 대비 뇌사장기기증 28명(6.2%) 늘어

3년여 동안 주춤하던 장기기증이 3년 만에 다시 상승세를 회복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원장 문인성)은 1월 5일 보도자료를 통해 2020년 뇌사장기기증이 전년 대비 6.2% 오른 478명이라고 밝혔다.

뇌사장기기증은 지난 2017년 말경에 기증자 예우 문제 등이 지적되면서 내리막길을 걷다가 지난 2019년에 겨우 감소세를 반전 시켜 450명을 기록했고, 올해는 그보다 28명이 늘어난 478명이 기증하여 COVID 19라는 악재 속에서도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COVID 19라는 힘든 상황 속에서도 뇌사장기기증이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장기기증을 담당하고 있는 KODA 이정림 기증관리본부장은 성장 원인을 “코로나로 인해 생명의 소중함을 더 깨우치게 되었고, 의료진의 헌신적인 노력을 보면서 국민들의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 본부장은 “지난해 많은 인기를 끌었던 ‘낭만닥터 김사부’나 ‘슬기로운 의사생활’ 등의 의학 드라마에서 장기기증을 소재로 다룬 것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지난해 기증하신 478명의 기증자와 그의 가족들의 결심 덕분이고, 이에 대해 특별히 더 감사드린다”며 아직은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2021년도에도 장기기증의 회복세를 점쳤다.

2020년에는 총 478명의 기증자 중 17명이 언론 보도에 동의했고, 이들의 사연이 전국에 알려지면서 국민들이 장기기증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많은 울림을 준 사연은 9살에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7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떠난 제주도 휘파람 소년 故 고홍준 군 사례, 폐 이식을 담당하던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의료진이 친동생이 사고로 뇌사상태가 되자 기증을 한 故손현승 님 사례, 그리고 환자를 치료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 출근길에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져 크리스마스에 기증을 하고 떠난 故 김시균 님의 사례가 국민들의 마음에 큰 울림을 주었던 것으로 보인다.

생명은 누구에게나 하나뿐인 소중한 것이다. 이들이 삶의 끝에서 다른 환자들의 꺼져가는 생명을 살리기 위해 장기를 기증한 것은 그 어떤 것보다 값진 기부이자 수혜자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선물이 될 것이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문인성 원장은 “먼저 올해 기증해주신 478명의 기증자와 그 유가족분들께 감사드린다. 기증자 덕분에 약 2000여명에 가까운 생명이 다시 살 수 있었다”면서 “오래전에 불거진 기증자 예우 문제로 국민들이 큰 실망을 했고, 이것이 기증 하락으로 이어지는 아픈 경험을 했다. 다행히 지금은 정부에서 여러 제도개선을 통해 작년부터 회복세로 들어섰다. 이런 증가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아울러 사후에 할 수 있는 조직기증은 전년도보다 떨어져 102명으로 마감됐다.

한편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기증자와 수혜자들의 편지를 모은“ 초록빛 정원에서 온 편지”라는 제목의 사례집을 출판했다. 책을 받아보길 원하는 사람은 홍보부나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로 받아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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