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모 시술 과정에서 화상 발생, 법적 책임은?

[병의원 법무컨설팅] 박행남 / 법무법인 부강 대표변호사

1. 최근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피부 미용에 관한 관심이 많다. 일반인이 피부과 등에서 IPL 등 레이저 제모 시술을 받거나, 집에서 왁싱 관련 제품을 구매해 직접 제모하기도 한다. 피부과 등에서 제모 시술 후 화상이 발생하여 의료과실이 문제된 형사 및 민사 사건을 소개한다.

2. [형사책임] 제모 시술 과정에서 화상이 발생하면 업무상과실치상죄로 처벌될 수 있다.. 의사는 제모 시술하기 전에 환자의 피부 상태 등을 체크하고, 적정한 강도와 시간으로 시술하고, 시술 도중 환자가 통증을 호소할 경우 이를 중단하고 통증의 원인을 파악하고, 시술받은 환자의 피부에 손상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하며, 시술 과정에서 사파이어 팁 부분에 체모 등 이물질이 묻어있는지를 수시로 확인하고 청결을 유지해 화상을 방지할 의무가 있으며, 이를 위반하면 업무상과실치상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시술 전 피부 상태나 강도 등을 잘못 조절해 2도 화상이 발생시킨 의사에게 벌금 50만원이(인천지법 2016고정431판결), 제모 시술 중 레이저기기의 사파이어 팁 부분에 체모가 엉겨 붙어 시술 중 양팔 다리 등 수백 곳에 16주간 치료를 요하는 화상을 입힌 피부과 의사에게 벌금 1000만원이 선고된 바 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2014고단22271 판결) 다만 4번째 환자의 인중 부위에 대한 IPL 제모 시술 후 6개월 치료가 필요한 화상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한 1심과 달리, 항소심은 부작용을 고지하고 이전과 동일한 방법으로 시술하고 그 밖에 과실을 특정할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수원지법 2018노2994 판결)

3. [민사책임] 의료소송이 제기된 경우, 레이저 제모 시술 중 화상이 발생하더라도 전형적인 합병증이거나 화상이 피고의 과실로 발생한 것이라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의료과실이 인정되지 않고, 설명이나 동의 과정이 미흡하면 설명의무위반으로 위자료 청구가 인정되는 경우가 많다. 법원도 안면부에 3차례 레이저 제모 시술을 받은 후 생긴 인중 부위 화상이 합병증의 범위 내이고 시술 강도가 일반 표준보다 낮아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고 설명의위반으로 위자료 300만원만 인정했다.(부산지법 2016가단343134 판결) 다만 치료기에 레이저의 조사 강도가 관여하는 부품이 고장 나 시술 시 2도 화상이 발생한 경우 의사는 공작물 책임을 부담한다.

4. [주의사항] 의사가 제모 시술과 관련하여 주의해야 할 점은 아래와 같다. 첫째 간호사나 피부관리사 등 의사가 아닌 자가 의료기기인 IPL 등을 직접 사용하는 경우 무면허의료행위로 처벌된다. 둘째 제모 시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화상 등 부작용 등을 설명하고 동의서를 받지 않으면 설명의무위반으로 위자료를 배상해야 한다. 간단한 시술이라도 동의서 작성이 중요하다. 다만 레이저 제모 치료기의 부품 고장으로 화상이 발생한 경우 치료기기의 하자로 인하여 발생한 위험을 예상할 수 없어 설명의무위반이 아니다..(인천지법 부천지원 2018가합100815 판결) 셋째 환자에게 무료로 레이저 시술을 해 주다가 화상이 발생했더라도 그러한 이유로 책임이 제한되지 않는다.(인천지법 부천지원 2017가단111088 판결) 넷째 진료기록부 작성 시 의사의 서명이나 환자 증상이나 고지 내용에 관한 구체적인 기재가 방어에 도움이 된다. 분쟁 발생 시 원만한 합의가 최선의 방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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