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뷰티트렌드 ‘친환경’… 가격대 양분화 현상 뚜렷

한국 화장품 중 쿠션 파운데이션·립 틴트 호평

빅데이터를 통해 본 일본 화장품 시장 트렌드

일본 화장품업계의 주요 트렌드로 천연·클린제품과 같은 ‘친환경 뷰티’를 꼽을 수 있다. 뷰티 소비자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화장품 성분에 주의를 기울여 왔다. 동물실험을 거치지 않고 피부와 환경 모두에게 이롭게 제조된 화장품에 대한 수요도 급속히 커졌다. 이에 따라 화장품 제조사들은 피부 미용 외에도 환경보호에 도움이 된다는 가치 전달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본 화장품 시장은 브랜드 간 경쟁도 치열하다. 형태, 가격대 등 그 어느 곳보다 다양한 제품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선택의 폭이 넓은 일본 소비자들은 상황과 목적에 따라 쁘띠프라(저가제품)나 데빠코스(고가제품)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과거 연령과 소득으로 구분되던 저가 화장품과 고가 화장품 소비자 간의 특성은 이미 사라졌다. 일본 화장품 시장의 가격대 양분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고세의 ‘세키세이’와 같은 고가 브랜드는 쁘띠프라인 ‘세키수이’를 편의점에 론칭하는 등 쁘띠프라 시장까지 적극 공략하고 있다.

K-뷰티의 일본 진출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화장품의 일본수출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일 기초화장용 제품류 수출액은 1억1281만달러(한화 1428억원)로 전년 대비 29.1% 증가했고, 메이크업용 제품류는 약 8936만달러(1131억원)로 35.5% 증가했다.

일본은 중국, 미국보다 한국 화장품 수출에 차지하는 비중은 낮지만 전년 대비 수출 비중이 32.7%나 성장해 일본 내 K-뷰티의 인기가 반등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 메이크업 브랜드들의 경우 저렴하고 귀여운 디자인으로 현지 1020 세대에게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2주 동안 일본 온라인 쇼핑몰 큐텐(Qoo10)에서 판매된 인기제품 가운데 한국 화장품은 파운데이션, 시트마스크, 아이새도우, 립, 아이브로우 등 5개 카테고리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특히 화장 시간을 줄여주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쿠션 파운데이션과 립 틴트가 호평을 받았다.

주요 드럭스토어와 버라이어티숍들도 K-뷰티 라인업을 강화하는 추세여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원장 조남권)은 최근 발간한 ‘2020년 글로벌 코스메틱 포커스’ 제1호에서 일본 화장품 시장에 대해 이같이 분석했다.

보고서는 국내 화장품 기업이 일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제품력에 기반한 독특한 특징과 스토리로 무장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일본 시장에서는 인지도가 낮은 중소기업 브랜드라도 독자적인 스토리와 개성 있는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라는 것.

또 일본 화장품시장의 경우 다양한 브랜드와 제품으로 포화되면서 경쟁이 매우 치열해져 브랜드별로 전략적인 가격 정책을 취하고 있다. 높은 가격대를 계속 유지하는 브랜드가 있는 반면, 일부 브랜드는 가격을 매우 낮춰 소비자들을 끌어 모으면서 제품 가격대가 양분화 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소비자들도 기존 연령과 소득에 따라 구매하던 패턴과 다르게 개인의 필요에 따라 고가 제품과 저가 제품을 함께 구매하는 소비 패턴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별 타깃 소비층이나 소비패턴을 면밀하게 분석한 전략적인 가격 정책이 필요하다.

마케팅 분석에서 일본은 사용자 후기 플랫폼이 주목할 요소로 나타났다. 다만 일본 소비자들은 인플루언서의 의견과 후기가 담긴 콘텐츠 보다 일반 소비자의 후기를 더욱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20대를 중심으로 사용 후기 공유 플랫폼인 ‘립스(LIPS)’가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일본 소비자들은 SNS나 유튜브를 통해서 화장품에 대한 정보를 접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검증된 안전한 제품을 선택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앳코스메와 립스코스메와 같은 화장품 후기 사이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일본 화장품 시장에서 입소문 마케팅은 필수며 이 중에서 립스는 SNS의 팔로워 기능을 가미한 입소문 사이트로 10~20대 초반 소비자들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다.

립스는 소비자들의 솔직하고 진정성 있는 양질의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생산되는 것을 장려하기 위해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편의점, 드럭스토어,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쇼핑몰의 제휴 쿠폰을 제공해 후기리뷰가 구매로 이어지도록 마케팅 하고 있다.

연구원은 “일본 화장품 시장이 저가와 고가로 양분돼 있는 만큼, 어떤 카테고리로 진출할지 사전에 결정하고 준비하는 것은 현지시장 안착을 위해 필수”라고 조언했다. 일본 뷰티 전문가도 “일본 내 한국 화장품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탄탄한 제품력을 기반으로 독자적인 브랜드 스토리와 진정성 있는 사용 후기로 제품의 팬층을 형성,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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